[현장] “부실 축제 솎아내고 킬러 콘텐츠 살려야”…야놀자리서치, ‘한국축제지수’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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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2026 한국 대표 축제 평가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방금숙 기자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몇 명이 왔고 예산을 얼마나 썼는가.” 관성에 갇힌 지자체 축제 평가를 수술하기 위해 야놀자리서치가 방문객의 실제 경험과 만족도를 측정하는 ‘축제 지수’를 내놨다.

11일 야놀자리서치는 서울 종로 서울글로벌센터에서 ‘2026 한국 대표 축제 평가 세미나’를 열고 소셜 빅데이터와 AI 감성분석을 활용한 소비자 중심 평가 지표인 ‘NOL(놀) 한국 축제 지수’를 공개했다.

이 지수는 전국 축제의 인지도와 매력도, 경험 만족도 등을 소비자 관점에서 분석한다. 미국 퍼듀대 CHRIBA 연구소, 경희대 H&T애널리틱스센터와 공동 개발했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은 “방문자 수나 예산 규모 등 공급자 중심 지표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체감하는 경험의 품질을 객관적으로 진단해야 한다”며 “한국 축제 지수는 몇 명이 왔는가가 아니라 ‘왜 찾았고, 무엇이 좋았으며, 다시 찾을 만한가’를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야놀자리서치에 따르면 전국 축제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지역 축제는 2019년 886개에서 2025년 1214개로 37.2%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지역 주민의 축제 참가율은 39.1%에서 27.5%로 하락했다.

경제적 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야놀자리서치가 2024년 45개 주요 문화관광축제를 분석한 결과 관광객 지출액은 370억7000만원으로 총예산 541억3000만원의 68.5%에 그쳤다. 공공 예산이 실제 관광 소비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얼마나 이어졌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6 한국 대표 축제 평가 세미나’ 참석자들이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방금숙 기자

야놀자리서치는 소규모 축제의 잇따른 신설과 사후 검증의 한계를 축제 난립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현행 제도상 1억원 미만 사업은 사전 투자심사 대상에서 제외되고, 3억원 미만 축제는 행정안전부 통합공시 대상에서도 빠진다.

이 같은 제도적 공백 속에서 소규모 축제 비중은 커졌다. 전국의 3억원 미만 축제는 741개로 전체의 61%를 차지했다. 최근 5년 내 시작된 신생 축제에 투입된 예산도 2019년 485억원에서 2025년 1135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축제가 늘면서 결국 콘텐츠 중복도 심화다. 전국적으로 벚꽃을 소재로 한 축제는 53개, 꽃을 소재로 한 축제는 185개에 달한다. 지역마다 비슷한 소재와 프로그램이 반복되면서 축제 간 차별화도 어려워지고 있다.

인지도와 실제 매력도 사이의 격차도 확인됐다. 음악 축제 ‘원더리벳’은 화려한 라인업을 앞세워 인지도 3위에 올랐지만 매력도는 99위에 그쳤다. 사람을 끌어모으는 것과 방문객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의미다.

박성식 놀유니버스 대외전략대표는 “지자체 중심 행정 논리와 세금 집행 위주의 샅바 싸움을 끝내고, 독립된 민간 전문조직 구축과 지속가능한 운영 체계 마련을 통해 목적지형 K-축제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식 놀유니버스 대외전략대표가 ‘2026 한국 대표 축제 평가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방금숙 기자

야놀자리서치는 이번 축제 지수를 정례화하고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향후 지자체와 공공기관, 민간 운영기관이 축제 기획과 정책 수립에 활용할 수 있는 표준 데이터 인프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장수청 원장은 끝으로 “독일 옥토버페스트나 미국 코첼라처럼 세계적인 축제는 특정 지역에 깊이 뿌리내린 고유 자산과 킬러 콘텐츠를 바탕으로 성장했다”며 “한국 축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 세계 관광객이 직접 찾아오게 만드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 이어 ‘2026 한국 대표 축제’ 시상식도 열렸다. 전국 1452개 축제를 분석한 결과 종합 대상은 단 하루 개최에도 높은 인지도를 기록한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차지했다.

‘춘향제’는 야경과 바가지요금 근절 노력 등을 바탕으로 경험 만족도 10점 만점을 받아 매력도 1위, 종합 3위에 올랐으며, 종합 2위인 ‘진해군항제’와 함께 최우수상을 받았다.

우수상은 ‘서울빛초롱축제’(종합 4위), ‘백제문화제’(6위),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8위)에 돌아갔다.

/생성형 AI·방금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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