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니스, 재밀봉 캔으로 ‘제2의 테트라팩’ 노린다… 문제는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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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니스는 10일 서울 성동구 성수에 위치한 이그니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은 박찬호 이그니스 CEO. / 이그니스
이그니스는 10일 서울 성동구 성수에 위치한 이그니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은 박찬호 이그니스 CEO. / 이그니스

시사위크|성수=김지영 기자  “한번 바뀌면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바뀌는 때가 오거든요. 그동안 케파(생산량)를 확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이 부분은 충분히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그니스가 패키징 기술 라이선스 기반의 글로벌 전략을 발표했다. 10일 서울 성동구 성수에 위치한 이그니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찬호 이그니스 CEO는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찬호 CEO와 함께 윤세영 CSO와 조주영 CFO가 참여했다.

◇ “테트라팩처럼, 캔 패키징 표준화할 것”

이그니스는 2022년 인수한 독일 자회사 ‘엑솔루션’이 보유한 재밀봉 마개(이하 XO 리드) 제조기술을 기반으로 주요 브랜드사 대상 라이센스를 통해 로열티를 받는 모델을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제조 설비를 확충해 생산량을 확대하고, XO리드를 캔음료 시장의 표준 패키징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박찬호 CEO는 “1975년 스테이온텝(SOT)이 캔 패키징의 표준이 된 이후, 캔 내부 코팅 기술부터 용량 등 많은 부분이 진화했으나 마개는 바뀌지 않았다”고 짚었다. SOT는 현재 청량음료 등에 널리 사용되는 방식으로, 한 번 열면 밀봉이 불가능하다. 반면, XO리드는 플라스틱 소재의 마개를 부착해 재밀봉이 가능한 형태다. 탄산이 새지 않아 대용량 설계 또한 가능하다.

박 CEO는 “기존에도 우유 패키징의 표준이었던 사면체(삼각뿔 형태의 포장)를 테트라팩(내부 알루미늄층과 종이층을 결합한 형태의 멸균팩)이 대체한 바 있다”며 XO리드를 캔 패키징의 표준으로 만들어 향후 3년 내 매출 800억원을 이룰 것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 표준화 이루려면?… 원가 절감이 관건

현재 SOT의 단가가 30원 후반에서 50원 수준인 반면, XO리드는 100원 내외다. 사진은 클룹에 도입된 XO리드. / 이그니스
현재 SOT의 단가가 30원 후반에서 50원 수준인 반면, XO리드는 100원 내외다. 사진은 클룹에 도입된 XO리드. / 이그니스

문제는 비용이다. 이그니스 측 역시 ‘원가 절감’이 표준화를 위한 핵심 과제라고 보고 있다. 현재 SOT의 단가가 30원 후반에서 50원 수준인 반면, XO리드는 100원 내외다. 제조사로서는 도입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그니스측의 자사 음료수 브랜드 클룹을 비롯해 몬스터에너지, 마운틴듀, 미국 판매량 1위 주류 브랜드 하잇눈(High Noon), 세계 맥주 1위인 AB인베브(Anheuser-Busch InBev)의 캐나다 자회사인 뉴트럴(NÜTRL) 등이 도입했다고 밝혔다. 또한 음료 캔 포장재 분야 세계 3위 기업인 ‘아르다 메탈 패키징(이하 AMP)’과의 파트너십을 체결해 AMP의 주요 음료 브랜드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 협력을 체결한 회사들은 에너지드링크, 주류 등 비교적 단가가 높은 제품이다. 박 CEO는 “비용이 싼 탄산음료에 XO리드가 도입될 때 진짜 표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그니스 측은 원가 절감을 위해 3곳에 흩어져있던 생산거점을 독일 뮌헨 바이에른주에 위치한 B&D 센터 한 곳으로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공장 완공시 일부 외주 공정을 내재화가 가능하게 돼 원가 절감이 가능하고, 생산 능력은 1.2억개에서 6억개로 증가한다. 공장은 올해 12월 완공 후 2027년 4월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이그니스 측은 2028년 초에는 원가가 현재의 40% 수준으로 줄어들어 표준화에 더욱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강력해지는 환경 규제, 캔 수요 커질 것”

이그니스 측은 2030년 유럽의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제(PPWR) 시행이 본격화할 경우 캔의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PPWR은 2030년부터 재활용률이 70% 미만인 포장재의 EU 역내 유통을 사실상 제한하고, 일회용 플라스틱 음료병에는 재생원료 함량을 최소 30% 이상 포함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 때문에 페트는 재생원료 확보 부담과 원가 상승으로 판매 여건이 어려워질 수 있는 반면, 알루미늄 캔은 규제 충족이 상대적으로 수월해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그니스는 자사의 재밀봉 캔뚜껑 ‘XO 리드’가 이미 재활용성 81% 인증을 받아 이 기준을 충족한 상태라고 밝혔다. 

박 CEO는 분리배출 용이성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 형태로도 재활용에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캔 재활용 공정에서 알루미늄을 파쇄·선별할 때 플라스틱이 95% 이상 분리되며, 캔 표면의 코팅(페인팅)을 제거하는 열처리 과정에서 남은 플라스틱도 함께 소각·제거되기 때문에 기존 방식과 동일하게 분리배출해도 재활용에 지장이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2014년 푸드테크기업으로 시작한 이그니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브랜드를 개발·운영하는 ‘브랜드 디벨로퍼’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현재 4개의 사업부 △가정간편식(HMR) △헬스케어 △음료 △뷰티와 핵심 브랜드 6개(랩노쉬·한끼통살·그로서리서울·브레이·엑쎄라피)를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올해 매출 3,000억원을 목표로, 상장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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