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을 둘러싼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장기화하고 있다. 공정위가 독과점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우려하며 보너스 좌석 공급 확대와 소멸 예정 마일리지 활용 방안 등 구체적인 보완책을 요구하면서 대한항공의 통합 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심사 연장으로 최종 승인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지고 있어 당분간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별도로 운영하는 ‘플랜 B’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대한항공이 제출한 마일리지 통합 수정안에 대해 보완 자료를 요구하고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공정위의 시정조치 이행방안(마일리지 통합안) 심사는 기본 서류 제출 및 심사 기간이 30일, 연장 시 최대 120일까지 가능하다. 다만 공정위의 자료 보완 요청이 있을 경우 심사 기간 산정이 중단되며 기업 측이 자료를 제출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은 법정 심사 기한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심사 소요 기간이 기약 없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공정위가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부분은 ‘소비자 혜택 유지 여부’다. 그동안 소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었지만, 양대 국적 대형항공사(FSC)의 합병으로 시장 경쟁이 줄어들면서 통합 이후 마일리지 혜택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핵심 쟁점은 ‘보너스 좌석 확보’ 여부다. 마일리지의 실질 가치는 결국 ‘내가 원하는 날짜에 마일리지 좌석을 탈 수 있느냐’로 결정되는데 그간 대한항공이 제출한 안이 소비자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게 공정위의 평가다.
실례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편입 마감일이었던 지난해 6월 12일 1차 통합안을 제출했을 당시 공정위는 “기존 아시아나항공이 제공하던 혜택보다 오히려 후퇴했다”며 수정·보완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면서 심사 기준 요구안으로 △아시아나항공 기존 소비자의 불이익 방지 △양사 소비자의 권익 균형 보호 등을 제시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12월 두 번째 수정안을 제출했을 때도 공정위는 이를 다시 반려하며 2차 보완을 명령했다. 공정위는 마일리지를 이용한 보너스 좌석과 좌석 승급 서비스 공급 관리 방안을 대폭 보완하고, 소멸 예정인 마일리지를 소비자가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지난 1월 세 번째 통합안을 제출했다. 탑승으로 적립한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마일리지와 1대 1로 전환하고, 신용카드 등 제휴 마일리지는 아시아나 0.82 대 대한항공 1의 비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핵심이었지만 이 또한 7개월 넘게 공정위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마일리지 통합안 승인이 예상보다 지연됨에 따라 대한항공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대한항공은 최근 정정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공정위 승인이 합병 기일까지 나오지 않을 경우 양사의 마일리지 제도를 당분간 각각 유지·운영해야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불리한 변경이 발생할 경우 하루 최대 약 9억2500만원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도 명시했다.
또 공정위 승인이 지연돼 마일리지 제도를 별도로 운영할 경우 전산 시스템과 인력 등 운영 비용 부담이 지속되고, 마일리지 제도 일원화와 회원 통합에 따른 시너지 실현도 늦어질 수 있다. 아울러 공정위 심사 결과에 따라 마일리지 전환 비율 등이 변경되면 회계 처리와 재무 상태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결국 마일리지 통합의 관건이 대한항공이 매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보너스 좌석 공급 확대와 좌석 승급 기회 확대, 소멸 마일리지 대책을 얼마나 강화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측은 “합병기일 이전 승인을 받아 통합안을 시행할 수 있도록 공정위 심사 절차에 맞춰 성실히 대응하고 있으며, 회원 효익 제고 방안을 공정위와 추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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