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한화 이글스에 10승 투수가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아시아쿼터 오른손 투수 왕옌청. 그는 10승 투수 반열에 오른 뒤 문동주를 떠올렸다.
왕옌청은 올 시즌에 앞서 한화와 연봉 10만 달러(약 1억 4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당시 한화는 "왕옌청은 대만 국가대표 출신의 좌완 투수로 최고 154㎞ 빠른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한다. 올 시즌 NPB 이스턴리그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며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으며 간결한 딜리버리에서 나오는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인다. 오랜 NPB 경험으로 익힌 빠른 퀵모션도 장점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올해 최고의 아시아쿼터가 됐다. 지난 3월 29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 5⅓이닝 3실점으로 데뷔전서 승리를 챙겼다. 프로 생활 7년 차 중 첫 1군 승리. 왕옌청은 뜨거운 눈물로 자신의 승리를 자축했다. 이후 전반기에만 8승을 챙겼고, 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포함해 후반기 2승을 더하며 10승 반열에 올랐다.

시작부터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 1회 김지찬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루에 몰렸지만, 김성윤을 2루수-유격수-1루수 병살로 처리했다. 다시 류지혁의 포구 실책, 최형우에게 내준 볼넷이 겹쳐 2사 1, 2루에 몰렸다. 흔들리지 않고 전병우를 2루수 땅볼로 정리하고 이닝을 끝냈다.
2회는 삼자범퇴로 마무리. 3회 1사 이후 김지찬과 김성윤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1사 1, 2루에서 구자욱을 헛스윙 삼진, 최형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4회와 5회도 삼자범퇴.
5회를 마친 뒤 투구 수는 79개. 6회에도 왕옌청이 마운드에 올랐다. 1사 이후 구자욱에게 2루타를 내줬다. 왕옌청은 침착하게 최형우를 2루수 땅볼, 전병우를 3루수 직선타로 잡았다.
7회부터 한화 불펜진이 등판, 왕옌청은 이날 임무를 마무리했다. 한화 타선도 5회 3득점 포함 4점을 지원했다. 한화의 4-1 승리.
이날 왕옌청은 6이닝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0승(4패)을 챙겼다. 한화 선수는 물론 아시아쿼터 중 첫 10승 반열이다. 또한 임찬규(LG 트윈스·10승)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로 등극했다.
구속은 최고 151km/h를 마크했다. 포심 24구, 스위퍼 18구, 투심 13구, 포크볼 12구, 커브 6구를 던졌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7.9%(72/106)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을 만난 왕옌청은 "수비와 공격이 다 같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이 승리는 다 같이 얻은 것이다. 정말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데뷔 첫 1군 10승은 어떤 의미일까. 왕옌청은 "그냥 숫자다, 제일 중요한 것은 다음 경기다. 앞으로 어떻게 잘해야 될까 고민하면서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1승의 뜨거운 눈물에 비해 10승 소감은 담담하다. 이유를 묻자 "시즌이 많이 남았다. 남은 시즌을 계속 해 나가야 하니 딱 이 정도 소감"이라고 했다.
6월 5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흔들렸다. 7월 3승 1패 평균자책점 3.38로 반등에 성공했고, 10승까지 달성하게 됐다. 부진 탈출에 비결에 대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야구 선수라면 안 좋을 때가 있다. 어떻게 빨리 극복할 수 있을까 코치님, 팀원들과 이야기를 하며 그런 시기를 겪다 보니 좋은 시기가 온 것 같다"고 밝혔다.
류현진에게 도움을 받았냐고 묻자 "류현진 선배님도 당연히 도움을 주셨다. 모든 팀원이 똑같이 도움을 줬다"라면서 "문동주도 부상 당하기 전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어떤 조언을 받았을까. 왕옌청은 "자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괜찮아' 이 한 마디가 머릿속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어린 나이에 타지 생활이 쉽지 않았을 터. 야구 관련 스트레스도 많았을 것이다. 문동주가 팀에 이탈하기 전 왕옌청을 많이 보듬어준 듯하다.
최근 불볕더위가 화제다. 왕옌청은 "오늘도 그렇게 덥지는 않았다. 제가 던졌을 때는 제일 더웠던 날씨라고 말할 경기도 없었다. 아직 그 더위가 뭔지 찾고 있다"며 대만 사람다운 답변을 남겼다.

한편 왕옌청은 10승이란 쾌거에도 진지한 표정으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취재진이 승리에도 걸 그룹 '트와이스' 나연을 만났을 때보다 덜 웃는 것 같다고 농담을 하자 그제야 껄껄 웃었다. 통역의 말을 듣기 전 '나연'이란 이름만 듣고도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왕옌청은 '트와이스'의 팬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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