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지난해 1월 임시주주총회 결의 취소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사외이사 선임 문제 해소와 액면분할 추진 등 당초 소송 목적을 달성한 만큼 소송을 이어갈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다. 다만 해외 계열회사를 활용한 탈법적 상호주 형성과 최대주주 의결권 제한 논란에 대해서는 별도의 민·형사상 책임 추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최근 해당 소송을 취하하겠다는 의사를 법원에 전달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다른 주주들과의 관계에서 사건을 일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소송 절차의 일환으로 지난달 30일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이 내려졌다. 향후 법정 기간 내 당사자들의 이의 제기가 없으면 해당 결정은 확정되며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1월 23일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비롯됐다. 당시 고려아연은 총회 하루 전 해외 계열사인 SMC를 통해 영풍 지분 10% 이상을 취득하게 한 뒤, 상법상 상호주 관계가 형성됐다는 이유로 최대주주인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한 상태에서 주총을 진행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해 3월 7일 박기덕 고려아연 의장이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당 임시주총 결의 효력을 정지하고, 당시 선임된 사외이사들의 직무집행도 정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고려아연이 불복했지만 가처분 결정은 유지됐고, 관련 결의사항은 현재까지 효력이 정지된 상태로 본안소송에서 다뤄져 왔다.
영풍·MBK파트너스가 소 취하를 결정한 배경에는 직무집행이 정지됐던 사외이사들의 전원 사임이 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업무 수행이 제한됐던 사외이사 4인은 최근 모두 사임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이들의 사임으로 위법 논란이 있었던 이사회 구성이 사실상 해소됐고, 거버넌스 정상화를 위한 계기가 마련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당 사외이사 선임 결의 취소를 구할 법적 실익도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유일하게 소송 대상으로 남아 있던 액면분할 및 정관 변경 안건에 대해서도 영풍·MBK파트너스는 취소보다 실행이 주주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해 임시주총에서 액면분할과 관련한 정관 변경 안건을 가결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지난 3월 열린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도 액면분할을 주주제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주가는 주당 100만원을 넘어 일반 투자자의 접근성이 제한되고 주식 유통에도 어려움이 있었다”며 “액면분할을 통해 주가 변동성을 완화하고 안정적인 수급 기반을 마련해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영풍·MBK파트너스는 이번 소 취하가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에 대한 책임 추궁과는 별개라는 점을 강조했다.
해외 계열회사를 동원해 상호주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근거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에 대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박 의장 등 관련 인사들의 민·형사상 책임과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지속적으로 따져 나간다는 방침이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이번 소 취하는 사외이사 문제와 액면분할 안건의 실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며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위법하게 제한한 부분에 대한 법적 책임은 별개의 문제인 만큼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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