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달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하루 연차 파업(로그아웃 데이)'을 단행, 성과보상 체계의 투명성을 요구했던 카카오뱅크 노동조합이 이번에는 경영진의 이사 보수한도 상향과 이를 승인한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3일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카카오지회) 입장문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전년도 실제 집행액(49억3700만원)이 한도에 육박했다는 이유로 이사 보수한도를 기존 50억원에서 80억원으로 60%(30억원) 증액하는 안건을 가결, 노조는 이에 찬성표를 던진 국민연금공단의 판단 과정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결과를 함께 공개했다.

노조 측은 "카카오뱅크 주가가 상장 직후 최고가 대비 60~70% 이상 급락해 일반 주주들이 장기 손실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진 보수한도를 대폭 늘린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들이 스톡옵션 행사로 수백억원대의 이익을 실현해 '주식매수권(스톡옵션) 먹튀'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보수 여력을 추가 확대했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노조 측은 국민연금이 네이버, HS효성첨단소재, KB금융지주 등 다른 상장사의 이사보수한도 안건에는 '보수 수준의 적정성'이나 '기업가치 훼손' 등을 이유로 반대의결권을 행사해온 점을 들어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노조가 국민연금을 상대로 의결권 행사 근거 자료를 정보공개청구한 결과, 국민연금은 대부분의 내부 검토문서를 영업상 비밀 등을 이유로 비공개 처리했을 뿐만 아니라 '카카오뱅크 안건을 다른 상장사와 비교·검토한 자료'에 대해서는 "관련 정보가 존재하지 않는다(부존재)"고 회신했다.
노조 측는 "국민연금이 비교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면 잣대의 일관성을 설명할 수 없고, 검토를 하고도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면 수탁자 책임을 저버린 것"이라며 "카카오뱅크는 설명을 외면했고 국민연금은 검증을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 카카오뱅크 측 "보수한도는 상한선일 뿐…원만한 해결 노력 중"
이같은 노조 측의 주장에 대해 카카오뱅크 사측은 "이사 보수한도는 지급 가능 총액의 상한선일 뿐 실제 지급 예정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실제 집행액이 기존 한도에 달했던 점과 향후 이사회 구성 변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한도를 현실화한 것"이라며 "이번 조정을 개별 임원의 보상 수준을 높이거나 한도 전액을 집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고조된 노사 갈등 상황에 대해서는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며, 회사는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노조 측은 사측의 해명에 즉각 재반박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 측이 '지난해 집행액이 한도에 달했다'고 설명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전액을 집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하는 것은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국민연금 관계자는 카카오지회의 발표 및 기자의 확인 요청에 대해 "현재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에 공시된 의결권 행사 내역 외에는 별도로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사항이 없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 금융 공공성 vs IT 성과주의…인건비 구조 부담 커지나
앞서 카카오뱅크 노사는 성과급 지급 기준·보상 체계 개편을 두고 극심한 갈등을 겪어왔다.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조합원 단체 연차를 사용하는 '로그아웃 데이' 파업을 결의하고 경영진을 향해 성과 보상 투명화를 요구했지만 사측과의 교섭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며 갈등이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사 보수한도 논란과 지난 성과급 파업 등 연이은 갈등이 카카오뱅크 특유의 노사 구조와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시중은행 대부분이 금융노조 체계 아래 산별교섭을 진행하는 것과 달리,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공동체 노조(IT 노조)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IT기업 특유의 파격적인 성과 보상 문화가 전통적인 은행업으로 이식되면서 은행업이 지닌 '금융의 공공성'과 IT업계의 '성과주의'가 격렬하게 충돌하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아가 노사 협상 결과에 따라 인건비가 구조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만큼 향후 일회성 투자이익보다는 여신 성장과 수수료 사업 확대, 플랫폼 수익성 개선 등 본업의 실적으로 성장성을 증명해야 하는 부담도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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