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효자’는 옛말…금융지주 보험사, 실적도 위상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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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산하 보험사 10곳의 올해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1조6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4273억원)보다 25.7% 감소했다. /AI 이미지 편집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금융지주 보험계열사들이 그룹의 역대 최대 실적 행진에서 소외됐다. 은행은 견조한 이자이익을, 증권은 증시 호황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를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보험사는 손해율 상승과 보험금 예실차 악화, 계리가정 변경, 투자손익 감소가 겹치며 대부분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산하 보험사 10곳의 올해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1조6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4273억원)보다 25.7% 감소했다.

반면 금융지주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5대 금융그룹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3조1183억원으로 지난해(11조9541억원)보다 9.7% 증가했다.

비은행 계열사의 존재감도 커졌다. KB금융은 전체 순이익 가운데 비은행 비중이 44%까지 확대됐고, 신한금융도 35%를 기록했다. 하나금융(19%)과 우리금융(22%)도 비은행 기여도가 높아졌다.

비은행 성장의 중심은 증권이었다. 은행이 안정적인 이자이익을 유지하는 동안 증권사는 거래대금 증가와 증시 호황의 수혜를 누렸다. 그러나 보험사는 수익성이 악화되며 존재감이 약해졌다.

실제로 10개 보험사 가운데 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동양생명과 하나생명 두 곳뿐이었다. 이마저도 하나생명의 증가율은 2.8%에 그쳤다.

◇KB, 규모는 최대…‘보험 형제’ 나란히 감익

KB금융 보험계열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KB손해보험 4788억원, KB라이프생명 1506억원 등 총 6294억원으로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았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감익을 피하지 못했다.

KB손보는 보험손익이 12.1% 감소하면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2% 줄었다. 자동차보험 손익도 지난해 상반기 86억원 흑자에서 올해 358억원 손실로 돌아섰고 투자손익도 2.6% 감소했다.

다만 보유 계약서비스마진(CSM)은 10조7216억원으로 16.3% 증가하며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KB라이프 역시 보험손익(-15.9%)과 투자손익(-44.0%)이 동시에 감소했다. 보험금 예실차는 지난해 112억원 이익에서 올해 285억원 손실로 전환됐다. 보유 CSM은 3조7141억원으로 20.3% 늘었지만 순이익은 20.4% 감소했다.

◇신한·하나, 손보 부진에 보험 실적 뒷걸음

신한라이프의 상반기 순이익은 290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5.6% 감소했다. 보험금 예실차 악화로 보험손익이 17.6% 줄어든 영향이다. 유가증권 운용이익 증가로 금융손익이 15.8% 늘며 감소 폭을 일부 만회했다.

신한EZ손해보험은 18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폭이 더 커졌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 보험부문 순이익은 2725억원으로 17.1% 감소했다.

하나생명은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와 CSM 상각이익 증가에 힘입어 순이익이 146억원으로 2.8% 늘었다.

하지만 하나손해보험은 계리가정 선진화 과정에서 약 505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며 71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하나금융 보험부문은 하나생명의 흑자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565억원 적자를 냈다.

/AI 생성 이미지

◇동양생명 버텼지만…ABL생명은 순익 ‘반토막’

우리금융에서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희비가 엇갈렸다. 동양생명은 장기납 종신보험 판매 확대에 힘입어 상반기 순이익이 919억원으로 11.5% 증가했고 보험손익도 약 38% 개선됐다. 다만 신계약 CSM은 2425억원으로 19.9% 감소해 본업 수익성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ABL생명은 계리가정 변경과 투자손익 부진으로 순이익이 167억원에 그쳐 지난해보다 48.0% 감소했다.

다만 우리금융은 동양생명의 완전자회사 편입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 ABL생명과의 통합을 통한 규모의 경제와 비용 절감 효과가 현실화될 경우 보험부문의 수익성 개선 여지는 남아 있다는 평가다.

◇농협생명 순익 77% 급감…투자손익 직격탄

NH농협생명은 상반기 순이익이 351억원으로 77.3% 급감하며 5대 금융지주 보험사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계리가정 변경과 손실계약비용 증가로 보험손익이 41.9% 줄었고, 금리 상승에 따른 보험금융비용 증가로 투자손익도 679억원에서 32억원으로 95.3% 급감했다. 신계약 CSM은 6019억원으로 82.2% 늘었지만 실적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NH농협손해보험도 순이익이 717억원으로 18.1% 감소했다. 보험손익은 개선됐지만 투자손익이 크게 줄면서 본업 회복 효과가 상쇄됐다.

◇CSM 늘어도 순익 감소…이젠 ‘실제 수익성’ 경쟁

대부분 보험사는 순이익이 줄어든 가운데서도 CSM은 꾸준히 늘렸다. KB손보와 KB라이프, 신한라이프의 보유 CSM이 증가했고 NH농협생명은 신계약 CSM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CSM은 앞으로 인식할 예정인 미래이익이다. 보험금 지급이나 계약 해지, 사업비 증가 등으로 예실차가 악화되면 현재의 순이익은 얼마든지 줄어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계리가정 변경과 투자손익 변동성이 겹치면서 보험업계 실적이 일시적으로 위축됐다”며 “하반기에는 일회성 요인이 완화되는 만큼 본업 경쟁력이 얼마나 실적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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