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윤혁 기자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자신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한 것에 대해 윤리위의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반발하고 나섰다. 조 의원은 윤리위를 ‘장동혁 대표의 사설 아바타 위원회’라고 비난하는 한편, 오히려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내란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장 대표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또 한동훈 무소속 의원으로부터 응원 문자를 받았다는 사실까지 공개하며 장 대표를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 조경태 기자회견 뒤 한동훈 “선배님 힙내십시오”
조경태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리위의 징계 절차 개시를 “무도한 표적 징계”라고 규정하며, 징계의 부당함을 조목조목 따졌다. 윤리위는 지난 27일 회의를 열고 조경태·진종오·권영진 당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의원은 후반기 국회부의장 선출 과정에서 다른 정당 의원들에게 박덕흠 후보를 지지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이른바 '낙선 청탁' 의혹으로 징계 대상에 올랐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낙선 청탁이 자신의 신념과 소신에 따른 합당한 정치적 행동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내란 수괴 탄핵을 반대한 자를 국회부의장으로 선택하지 말아 달라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민주당·개혁신당·진보당 의원들께 호소한 것”이라며 “헌법기관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받아온 6선 의원으로, 당연히 시민 목소리를 담을 책무가 있어야 한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지극히 상식적 정치 행위다. 이것이 징계 받을 일이냐”고 따져 물었다.
조 의원은 윤리위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경욱 윤리위원이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서 ‘당대표는 윤리위원을 못하기 때문에 내가 위원으로 대신 온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한 지적이다. 이에 조 의원은 “윤리위가 공정한 심판 기구이길 포기하고, 장 대표의 ‘사설 징계위원회’로 전락했음을 자백한 꼴”이라며 “재판관(윤리위원)이 곧 당대표의 대리인이라고 자백한 재판이다. 그 결론을 과연 누가 승복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징계 기준의 형평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자신의 낙선 청탁을 ‘경선 불복’으로 규정해 징계한다면, 지난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경선에서 승리한 김문수 후보를 한덕수 후보로 교체하려 했던 60여명의 의원들 역시 같은 기준으로 징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12.3 비상계엄 당시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체포영장 집행을 막았던 45여명의 의원들 역시 해당 행위로 징계 대상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29일 ‘KBS1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한동훈 의원과의 교감 사실도 공개했다. 전날 조 의원의 기자회견 뒤 한 의원이 ‘선배님 힘내십시오’라고 문자를 보내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제가 고마움을 표시한 답장도 했지만 (한 의원은) 어쨌든 12.3 불법 내란 비상계엄을 함께 막았던 동지”라며 “지금은 따로 떨어져 있지만 보수 재건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조 의원은 “왜 숨어서 윤리위를 여냐”며 윤리위의 ‘깜깜이 운영’을 문제 삼기도 했다. 공식적인 당의 사법기구인 만큼 국민과 당원이 납득할 수 있도록 윤리위원 명단과 회의 과정을 공개하는 등 보다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윤리위는 매번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한 뒤 결과만 발표해 왔다. 최근에는 일부 윤리위원이 실명이 언론에 보도된 데 부담을 느껴 사퇴할 정도로 운영 전반이 철저히 비공개로 이뤄져 왔다.
이 같은 문제 제기는 현재 반쪽이 된 윤리위 운영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국민의힘 당헌은 윤리위를 총 9인 이내로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당초 7인 체제였던 윤리위는 지난 22일과 27일 윤리위원 2명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현재 5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럼에도 윤리위는 27일 회의를 열고 조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재적위원 과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이 가능하기에 절차적 요건은 갖췄지만, 조 의원은 5인 체제에서의 의결은 정상적인 구성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당 지도부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28일 기자들과 만나 “꼭 (윤리위원이) 5명이 아니더라도 징계문이 잘 나오면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지 않냐”며 “윤리위가 당원과 국민의 눈높이에서 공정하고 합당한 결과를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징계 결과가 적절하다면 윤리위원 수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박 수석대변인은 윤리위원 추가 임명 계획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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