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청 '디지털 교육 혁신'…단순한 AI 활용 넘어 배움의 본질로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기가 전국 교실에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AI가 아이들의 진짜 사고력을 빼앗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남교육청이 단순 기기 보급이나 단발성 연수를 넘어 교실 현장의 문제를 학술 연구로 연결하고 연구 성과를 다시 수업 현장에 이식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 눈길을 끌고 있다.

권순기 경남교육감은 인공지능(AI)·디지털 교육지원단 산하 '학술연구분과'를 필두로 국내외 교육 정책과 연구 동향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이를 학교 현장의 수업 개선과 정책 제안으로 확장하는 연구·공유 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

◆교사 14인이 직접 던진 질문…"AI 시대, 진짜 배움은 어디서 오나"

학술연구분과는 현장 연구 역량과 실무 전문성을 두루 갖춘 도내 현장 교사 14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이론 중심의 연구나 외부 연구 용역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교사가 수업 과정에서 직접 직면한 한계와 가능성을 연구 주제로 삼는다.

현재 분과에서 수행 중인 핵심 연구 과제는 총 5가지다. 챗봇 개발 및 사용성 평가는 초·중등 학생의 인지 전략 수립과 AI 사용 과정에 대한 스스로의 성찰을 지원한다

또 생성형 AI 기반 메타학습 수업 모형 개발은 학생 스스로 학습 동기와 정서 상태를 자각하고 인지 과정을 조절하는 교수법 타당화다. 생성형 AI 기반 디자인 싱킹 교수·학습 모형은 사용자 공감과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수업 설계다.

이와 함께 교사 역량 측정 척도 개발은 초·중등 교사의 생성형 AI 활용 수업 설계 역량을 객관적으로 진단한다. 학습자 적정 활용 역량 척도 개발은 학생들의 주도적·책임감 있는 AI 활용 능력을 측정한다.

이 같은 시도는 AI를 '단순한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학생의 사고 체계와 성찰, 교사의 주도적 수업 설계 역량을 학술적으로 입증한다는 점에서 체계적인 교실 혁신 모델로 평가된다.

◆전국 시·도 교육청 비교…'장비 경쟁' 벗어나 '배움의 내실'로 차별화

최근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은 AI 디지털교과서(AIDT) 도입 및 스마트 기기 1인 1대 보급 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별 접근 방식에서는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인다.

서울·경기·인천 (수도권)은 거대한 인프라와 예산을 기반으로 AI 교육 플랫폼 구축 및 EdTech(에듀테크) 기업과의 협업 생태계 조성에 집중해 왔다.

대구·광주 등 광역시권은 선도학교 중심의 AI 윤리 교육 및 디지털 문해력(리터러시) 강화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남교육청 (경남형 모델)은 인프라 보급에 그치지 않고 자체 미래교육 플랫폼 '아이톡톡'과 연계해 '현장 교사 중심의 자발적 연구 역량'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취했다. 교사가 직접 연구 주체로 서서 수업 모형과 평가 척도를 개발하고 이를 도내 전체 교직원과 실시간 공유하는 방식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인프라 구축 속도에 비해 교사들의 수업 적응력이 따라가지 못했던 기존 디지털 교육 정책의 고질적 한계를 교사 주도 연구로 정면 돌파하려는 긍정적 시도"라고 분석했다.

◆'아이(AI) 디지털 온(ON) 경남' 창간…"AI가 주는 착각을 경계하라"

경남교육청은 연구 성과를 현장에 즉시 환류하기 위해 정기 월간 동향지 '아이(AI) 디지털 온(ON) 경남'을 매월 발간한다. 국내외 최신 정책과 현장 적용 사례, 경남 교육정책 연계 방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

특히 이번 2026년 7월 호(이작초 김순님 교사·창원여고 박병준 교사 연구)에서는 '인공지능 시대, 진짜 배움은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AI 활용 증대에 따른 교육적 부작용을 정면으로 다뤘다.

◆7월 호가 제시한 3대 핵심 제언

인지적 오프로딩(Cognitive Offloading) 경계는 교육적 안전장치 없이 AI를 활용할 경우, 학생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을 생략한 채 '내가 공부를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다.

교사의 '교육적 감식안' 필수는 AI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 사이에서 발생하는 틈새와 착오를 파악하고 지도할 수 있는 교사의 전문적 안목이 요구된다.

가이드라인 및 메타인지 교수법 확립은 AI의 적정 활용을 도울 가이드라인과 함께 학습자의 메타인지(자신의 인지 과정을 인지하는 능력)를 증진하는 수업 기법이 병행돼야 한다.

이 동향지는 경남교육청 누리집(창의인재과 자료실) 및 향후 구축될 전용 플랫폼을 통해 보급되며, 교직원 연수, 전문적 학습공동체, 수업 컨설팅 자료로 광범위하게 활용될 예정이다.

◆AI 시대일수록 교사 주도성과 현장 데이터 핵심

교육학 전문가들은 AI 시대 교육의 성공 여부가 '기술'이 아닌 '교사의 해석 능력'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사범대학 교육학과 A교수는 "AI 도구가 고도화될수록 학생들은 사고를 AI에 위탁하려는 인지적 오프로딩 현상을 겪기 쉽다"며 "경남교육청이 교사 14인의 현장 연구를 통해 적정 활용 척도와 메타학습 모델을 선제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전국 시·도 교육청 가운데에서도 교육의 본질을 파고든 매우 우수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지연 창의인재과장은 "인공지능·디지털 교육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학교 현장의 경험이 체계적인 연구와 정책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학술연구분과의 연구 활동과 동향지가 교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경남형 인공지능·디지털 교육 혁신의 방향을 함께 만들어 가는 지식 공유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남교육청은 동향지를 통해 △디지털 웰빙과 학생 자기결정권 △보편적 학습 설계와 디지털 형평성 △과정 중심 평가와 인공지능 피드백 문해력(리터러시) △인공지능 활용 수업 모형과 교사 주도성 △교원 및 학생의 디지털 역량 진단 체계 △지능형 학습 분석과 맞춤형 환류 체계를 주제로 발행한다.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경남교육청 '디지털 교육 혁신'…단순한 AI 활용 넘어 배움의 본질로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