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스마트TV 특허침해 소송에서 부담해야 할 배상액이 1350억원대로 늘었다. 기존 배심원단이 기산정한 금액에 이자 1380만달러(한화 약 203억원)가 추가되면서다.
28일 미국 텍사스 동부연방지방법원에 따르면 로드니 길스트랩 판사는 특허권자인 어나니머스 미디어 리서치 홀딩스(AMRH)가 청구한 판결 전 이자 지급 요청을 인용,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1심 배상액은 7851만2999달러(약 1153억원)에서 9230만달러(약 1356억원)로 증가했다.
판결 전 이자는 특허침해로 손해가 발생한 시점부터 법원의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배상이 늦어진 기간을 보전하는 금액이다. 징벌적 배상을 추가한 것이 아니라 원고가 제때 배상받지 못한 데 따른 이자를 반영한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는 2020년 7월부터 2026년 3월까지의 이자 약 1380만달러(약 203억원)가 인정됐다.
이번 소송은 AMRH가 지난해 2023년 9월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했다. 사건번호는 ‘2:23-cv-00439’이며, 분쟁 대상은 미국 특허 제10719848호와 제10963911호다. 이들 특허는 스마트TV가 화면에 표시되는 방송과 온라인 영상, 광고 등을 자동으로 식별하는 자동 콘텐츠 인식(ACR) 기술과 관련돼 있다.
ACR은 스마트TV에서 재생되는 콘텐츠를 분석해 시청 행태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수집된 정보는 시청률 측정과 콘텐츠 추천, 맞춤형 광고 등에 활용된다. AMRH는 삼성전자가 자사 특허 기술을 스마트TV에 적용해 미디어 소비 데이터를 수집하고 광고 사업에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텍사스 배심원단은 지난해 9월 삼성전자가 AMRH의 특허 2건을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7851만2999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원고 측에 따르면 배심원단은 5일간의 재판을 거쳐 3시간 이내의 심리 끝에 만장일치로 손해배상액을 결정했다.
미국 특허소송에서는 배심원단이 특허침해 여부와 손해배상액을 판단하면 담당 판사가 이를 검토해 법적 효력을 갖는 최종판결을 내린다. 이번 이자 추가 결정도 배심원단의 기존 손해배상액을 유지한 채 배상 지연 기간에 해당하는 금액을 더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자 추가 자체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지만 배심 평결과 손해배상액을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삼성전자는 재판부에 △배심 평결을 뒤집어 달라는 요청 △특허를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요청 △손해배상액 감액 △손해배상 부분에 대한 새 재판 등을 제기한 상태다. 재판부가 삼성전자의 요청을 받아들이면 배심 평결이나 배상액이 달라질 수 있다.
재판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삼성전자는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 연방순회항소법원은 미국 전역의 연방지방법원에서 내려진 특허 판결을 심리한다. 항소법원 판단 이후에는 미국 연방대법원에 심리를 요청할 수 있지만, 대법원이 사건을 받아들여야 실제 심리가 이뤄진다.
법조계 관계자는 "1심 재판부가 삼성전자의 평결 취소·배상액 감액 요청을 어떻게 판단할지와 이후 항소 여부에 따라 실제 지급액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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