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구일행(一球一幸). 공 하나하나에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 드넓은 운동장에서 공을 던지고 치고 달리며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는 소년들. 바로 대한유소년야구연맹(회장 이상근) 소속 유소년야구 선수들이 주인공이다. '공부하는 야구, 행복한 야구, 즐기는 야구'를 지향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은 2011년 문을 열고 한국 야구 유망주 육성 산실이 됐다.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 중인 왼손 투수 최승용을 비롯해 여러 프로 선수들을 배출하며 한국 야구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 야구를 넘어 스포츠 전체에 좋은 모범사례가 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 본다. <편집자 주>


[마이데일리 =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 심재희 기자] 일구일행인터뷰 서른다섯 번째 초대 손님은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최고령 감독이다. 현역 시절 실업 팀과 한국프로야구(KBO)리그 대표 안방마님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인물이다. 바로 과천시 유소년야구단 최정기(70) 감독이 주인공이다. 선수와 코치, 그리고 유소년야구단 감독으로서 약 60년 동안 야구 인생을 걷고 있는 최정기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
◆ 60년 야구 외길 인생
최정기 감독은 대전신흥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처음 시작했다. 대전한밭중과 충암고, 동국대를 거쳐 1979년부터 1981년까지 롯데 자이언츠 실업팀에서 뛰었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 멤버로 MBC 청룡 포수로 활약했고, 1986년까지 현역 생활을 했다. 현역 은퇴 후 스카우트 공부를 하면서 야구인으로 계속 시간을 보냈다.
1989년 코치로 변신한 그는 1990년 LG 트윈스 창단과 함께 배터리 코치를 맡았고, 1993년까지 팀에 큰 힘을 보탰다. 계속 LG 쪽에서 근무하다가 1996년 구리시리틀야구단 사령탑에 올라 팀을 전국 최강으로 이끌었다. 2000년에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 연수를 경험했고, 2001년에는 LG 코치를 역임했다.
이후에도 계속 야구 외길 인생을 걷고 있다. 고려대 코치, 경희대 인스트럭터, 동대문상고 코치, 춘천고 감독을 맡았다. 2011년에는 불자야구단 감독 겸 선수로 활동했고, 2013년에는 부천 석왕사가 후원하는 룸비니 어린이 야구단 초대 감독을 지냈다. 이후 성남 창곡중학교 야구부 초대 감독, 서울디자인고 감독을 거쳐 2018년 과천시 유소년야구단 창단과 함께 지휘봉을 잡았다.

◆ 코로나19도 막지 못한 유소년야구 열정
2018년 과천시 유소년야구단 사령탑에 올라 25명 정도의 선수와 함께 출발 선에 섰다. 최 감독은 "실업과 프로, 그리고 아마야구를 경험한 뒤 유소년야구 감독으로 변신했다. 2018년 과천시 유소년야구단 창단 당시 이기는 것보다 재미있게 야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며 "성적보다 다함께 참여하는 게 유소년야구의 매력이다. 선수들과 함께 재미있게 야구를 하다 보니 어느덧 창단한 지 8년이나 지났다"고 웃었다.
창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사회를 덮쳤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 대부분의 구단이 코로나19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19 시절에 대해서 묻자 최 감독은 의외의 대답을 내놓았다. "코로나19로 인해 구단 인원이 조금 줄었던 거 같다. 25명에서 20명 정도가 됐다"며 "저희 구단은 코로나19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비슷한 인원으로 코로나19 시국에도 즐겁게 야구를 계속 했다"고 되돌아봤다.
현재 과천시 유소년야구단 인원은 55명이다. 코로나19에도 멈추지 않고 열심히 달렸고, 인원이 창단 때보다 많이 늘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꾸준히 노력하면서 팀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믿는다. "현재 구단에 속한 55명은 모두 취미반 선수들이다. 물론 취미반에 있다가 소질을 보여 엘리트 선수에 도전하는 아이들도 있다"며 "저희 구단의 기본 가치는 성적보다 다같이 참여하는 데 있다. 그런 부분을 계속 지키면서 아이들이 고르게 잘 발전하는 것 같다"고 짚었다.

◆ 야구를 하면서 얻는 '같이의 가치'
유독 '우리'를 강조한다. 틀린 말이 아니다. 야구라는 종목이 팀을 이뤄 대결하고, 팀으로서 잘 뭉치지 않으면 좋은 경기와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유소년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같이의 가치'다. 선수들이 나보다 우리의 가치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수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 협조와 희생이다. 서로 협조하고, 잘 희생하면서 전진해야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고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과 부모가 동시에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유소년야구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확신한다. "유소년야구를 처음 하는 아이들은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나타내기도 한다. 하지만 팀에 녹아들면서 자연스럽게 협조와 희생의 의미를 알아 간다"며 "아이들은 야구를 하면서 부모의 헌신과 도움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달리진 모습을 확실히 느끼게 된다. 이런 부분이 유소년야구가 지니는 선한 영향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최 감독은 유소년야구 지도자로서 아이들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믿는다. "개인적으로 유소년야구단 지도자들은 아이들의 장점을 잘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렇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이 아이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없게 만들어 주고, 실패를 거울삼아 더 성장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며 "단순히 칭찬만 하는 게 아니다. 아이들 개개인이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잘 파악하고, 함께 호흡하면서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용기 있는' 과천시 유소년야구단
60년 동안 야구 인생을 걸어왔고, 8년 동안 유소년야구단 지휘봉을 잡고 있다. 베테렝 중의 베테랑,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최고령 지도자로서 다른 구단 감독들의 존경을 받는다. 다른 팀들도 크게 주목하는 과천시 유소년야구단 팀 컬러에 대해서 물었다. 곧바로 '용기'라는 단어가 돌아왔다.
최 감독은 "과천시 유소년야구단의 키워드는 용기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아이들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고, 안타 맞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고 주문한다"며 "벼룩은 조건에 따라서 뛰는 높이 달라진다. 1미터 벽에서는 1미터밖에 못 뛰지만, 2미터로 벽을 높여주면 2미터를 뛰게 된다. 야구도 그렇다. 저희 구단은 벽을 낮출 생각이 전혀 없다. 무한한 가능성을 바라보며 전진하고 있다. 매년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우승이라는 성과를 내는 것도 '용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고 주먹을 불꾼 쥐었다.
끝으로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의 헌신과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이상근 회장과 윤이락 사무총장 등 임직원들을 오랫동안 봐 왔다. 어려운 환경을 뚫고 전국유소년야구대회를 꾸준히 개최하며 어린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2011년에 문을 연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어느새 설립한 지 15년이나 됐다. 그동안의 헌신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저희 과천시 유소년야구단도 계속 열심히 전진할 것을 약속한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