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합산매출이 올해 2분기 처음으로 82조원을 돌파했다. 하이브리드(HEV)와 전기차(EV)를 앞세운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확대 결과다. 다만 판매 인센티브 확대, 생산 차질 등의 영향으로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9% 감소했다. 양사는 하반기에는 신차 출시와 생산 정상화를 통해 올해 초 제시했던 연간 실적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24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9조2153억원, 영업이익 2조8509억원을 기록했다. 기아는 매출 33조370억원, 영업이익 2조6285억원을 거뒀다.
이에 따라 양사의 2분기 합산 매출은 82조25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합산 영업이익은 5조4794억원으로 13.9% 감소했다.
외형 성장은 전동화 전략이 견인했다. 현대차는 2분기 HEV 판매가 18만7661대로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고, 전체 판매에서 전동화 차량과 HEV 비중도 각각 26.9%, 18.9%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기아 역시 EV와 HEV 판매 확대에 힘입어 전동화 차량(xEV) 판매가 29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EV 판매는 88.4% 늘어난 11만대, HEV 판매는 61.0% 증가한 17만8000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점유율도 4.0%로 확대되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 인센티브에 흔들린 실적…수익성 회복 총력
반면 수익성은 판매 인센티브 확대, 생산 차질 등의 영향으로 둔화됐다.
현대차는 부품사 화재에 따른 공급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 판매 인센티브 확대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8% 감소했다. 글로벌 도매 판매는 99만1885대로 6.9% 줄었고, 국내 판매도 공급 차질 영향으로 16.4% 감소했다.
이승조 현대차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전날 열린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부품사 화재로 엔진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주요 볼륨 차종과 제네시스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다”며 “차종 믹스 악화와 판매 물량 감소, 인센티브 확대 등이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 전쟁과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2분기 약 400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지만 재료비 절감으로 절반가량을 상쇄했다”며 “하반기에는 원자재 가격 안정세가 이어지면서 부정적 영향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차종 믹스 악화 영향이 약 2000억원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팰리세이드와 제네시스 등 주요 차종의 생산 차질이 믹스 악화로 이어졌고, 가격 인상 효과에도 판매 인센티브 확대 영향이 더 커 순기준 약 4000억원의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다만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에 따른 믹스 개선 효과도 약 4000억원에 달해 일부 상쇄했다고 덧붙였다.
기아 역시 국내와 유럽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와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판매 인센티브를 확대했고, 환율 상승에 따른 판매보증충당금 증가가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다만 회사는 하반기에는 추가적인 인센티브 확대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 전무는 “미국은 차량당 인센티브가 전년 대비 약 400달러, 유럽은 1000달러 이상 증가했다”며 “중국 전기차 업체와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인센티브를 확대했지만, 하반기에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EV 판매 비중이 이미 빠르게 확대됐고 수익성이 높은 하이브리드 판매도 함께 늘고 있어 제품 믹스 변화에 따른 추가적인 수익성 악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2분기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약 3.8% 감소했지만 기아는 셀토스 신차 출시와 유럽 EV 판매 확대, 미국에서 스포티지·카니발·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판매 호조에 힘입어 약 6%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유럽에서는 전동화 전략과 신차 라인업 간 미스매치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부터는 EV 중심 제품 전략이 시장 수요와 맞물리며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며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특정 권역에 의존하지 않고 전 세계에서 고른 판매 성장을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 하반기 승부수는 신차…올해 연간 가이던스 유지
양사는 모두 연초 제시한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유지했다. 현대차는 연간 매출 성장률 1~2%, 영업이익률 6.3~7.3%, 도매 판매 415만8300대를, 기아는 판매 335만대, 매출 122조3000억원, 영업이익 10조2000억원, 영업이익률 8.3%를 각각 목표로 제시했다.
현대차는 하반기 부품 공급 정상화와 생산 확대를 통해 상반기 생산 차질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와 아반떼 풀체인지, 제네시스 신차 출시를 추진하고, 유럽에서는 아이오닉3와 신형 투싼을 앞세워 판매 반등을 노린다.
현대차는 “상반기 유럽 시장에서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공격적인 공세 속에 아이오닉5와 코나 EV 등 제한적인 전기차 라인업으로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아이오닉3를 하반기 출시해 약 2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4분기에는 신형 투싼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아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동화 판매 확대와 신흥시장 성장세를 바탕으로 연간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아는 “하반기에는 전년 대비 약 10% 수준의 판매 성장 여력이 있다”며 “미국에서는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와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하는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효과가 본격화되고, 유럽에서는 EV 풀라인업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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