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산에 최대 12.5% ‘강제노동 관세’ 붙인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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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3일(현지시간) 무역법 제301조를 근거로 한국을 포함한 60개 경제권에 10~12.5%의 이른바 ‘강제노동 관세’를 부과하는 최종 조치를 발표했다. /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3일(현지시간) 무역법 제301조를 근거로 한국을 포함한 60개 경제권에 10~12.5%의 이른바 ‘강제노동 관세’를 부과하는 최종 조치를 발표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한국산 제품에 최대 12.5%의 이른바 ‘강제노동 관세’(Section 301 tariffs related to forced labor imports)가 확정됐다. 미국이 한시적으로 부과해온 10% 글로벌 관세가 종료되고 새 관세체계가 시행되면서 한국산 제품의 부담은 품목별로 달라지게 됐다.

미국은 한국이 강제노동 생산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집행하지 못했다는 점을 관세 부과 근거로 들었다. 여기에 미 무역법 제301조에 따라 한국 제조업의 과잉생산 여부를 따지는 별도 조사도 진행 중이어서 한미가 합의한 15% 관세 상한이 유지될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 한국산 생산 아닌 수입 차단이 기준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3일(현지시간) 강제노동 생산품의 수입금지 조치를 도입하고 효과적으로 집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국을 포함한 60개 경제권에 10~1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최종 조치를 발표했다. 한국산 제품에는 품목별 최혜국대우(MFN) 관세와 이번 무역법 301조 관세를 합쳐 최대 12.5%가 적용된다. 관세는 미 동부시간 24일 오전 0시1분부터 시행된다.

USTR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초점을 둔 것은 한국산 제품의 생산 과정이 아니다. 해외에서 강제로 동원된 노동력으로 만든 상품이 한국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법과 통관 절차가 한국에 있는지가 판단 기준이었다. USTR은 한국이 관련 수입금지 제도를 두지 않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집행하지도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

미국은 1930년 관세법 제307조에 따라 강제노동으로 전부 또는 일부가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은 강제노동 사용을 의심할 만한 정보가 있으면 인도보류명령(WRO)을 내려 해당 물품의 반출을 보류할 수 있다. 반면 다른 국가가 이런 상품을 받아들이면 낮은 생산비를 앞세운 제품의 국제 유통이 계속돼 미국 기업과 노동자에게 불리한 경쟁 환경을 만든다는 게 USTR의 판단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제무역위원회에서 열린 USTR 공청회에는 이승헌 주미대사관 상무참사관이 한국 정부 대표로 참석했다. 이 참사관은 한국이 K-ESG 가이드라인과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마련하고 다국적기업의 책임경영에 관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지침을 확산해 민간의 공급망 관리를 지원해왔다고 설명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이 강제노동 생산품의 수입금지 조치를 도입·집행하지 못해 미국 상거래에 부담을 줬다고 판단하고, 한국산 제품에 최혜국대우(MFN) 관세를 포함해 최대 12.5%를 적용하기로 했다. / USTR 문서 캡처.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이 강제노동 생산품의 수입금지 조치를 도입·집행하지 못해 미국 상거래에 부담을 줬다고 판단하고, 한국산 제품에 최혜국대우(MFN) 관세를 포함해 최대 12.5%를 적용하기로 했다. / USTR 문서 캡처.

그러면서 미국의 조치가 한국의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한국에 대한 관세 부과는 부적절하고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당시 예고된 12.5%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USTR은 23일 최종 결정에서 한국산 제품에 MFN 관세를 포함해 최대 12.5%를 적용했다.

다만 12.5%가 기존 관세에 그대로 추가되는 것은 아니다. MFN 관세가 0%인 품목에는 301조 관세 12.5%, 5%인 품목에는 7.5%가 붙는다. MFN 관세가 이미 12.5% 이상이면 이번 관세는 부과되지 않는다. 무역확장법 제232조 관세가 적용되는 품목과 부품도 이번 조치에서 제외된다. 자동차·자동차부품과 철강·알루미늄 등이 이에 해당한다.

USTR은 지난 3월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권을 상대로 제조업 분야의 구조적 과잉설비와 과잉생산 조사에도 착수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무역흑자와 전자제품, 자동차·자동차부품, 기계, 철강, 조선 등의 수출을 조사 근거로 제시했다. 조사 결과와 관세 부과 여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청와대는 24일 언론 공지를 통해 “한미 양국은 관세 합의가 준수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는 만큼,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공급과잉 301조’ 등을 포함해 최종적으로 양국 간 합의한 15%가 지켜질 수 있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2일부터 25일까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등 행정부 인사와 통상·투자 현안을 협의한다. 산업부는 김 장관이 출국에 앞서 한미 관세 합의를 차질 없이 이행해 양국 통상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정부는 공급과잉 조사까지 포함해 한국산 제품의 관세 부담이 한미 합의선인 15%를 넘지 않도록 미국 측과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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