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과거 사행성 논란으로 자취를 감췄던 리니지의 대표 미니게임 '슬라임 경주장'이 최근 '리니지 클래식'을 통해 돌아왔다가 또다시 갑작스럽게 운영을 중단했다. 게임 내 재화인 '아데나'를 활용한 베팅 구조, 그리고 예고 없는 기습 삭제를 둘러싸고 이용자 단체의 성명이 이어지는 등 논란이 퍼졌지만, 이번 사태의 본질은 콘텐츠 그 자체보다 '게임사와 이용자 간의 소통 방식'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100아데나의 미니게임, 다시 멈춰 서기까지의 경위
논란의 시작은 지난달 23일, 한 리니지 전문 크리에이터의 라이브 방송이었다. 방송을 통해 슬라임 경주장의 이용 장면과 함께 경기 결과에 따라 아데나가 오가는 정황이 공개됐다. 현금 가치와 밀접하게 연관된 게임 내 재화가 우연성 기반 콘텐츠에서 베팅·배당 형태로 쓰이는 모습, 그리고 아이템과 아데나의 시세를 현금으로 환산하는 발언 등이 노출되면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사행성 우려가 확산됐다.
엔씨의 대응은 빨랐다. 방송 이튿날인 지난달 24일 업데이트를 통해 즉시 슬라임 경기장 운영을 중단했다. 공지에는 "무더운 날씨로 슬라임 컨디션이 저하됐다"는 게임 내 설정을 곁들였다. 이후 "해당 콘텐츠는 회사의 직접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유료 상품이 아니며, 일부 유튜버가 악용하는 상황을 인지해 운영을 중단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궁금증은 해소되지 않았다. 2003년 원작에서 이미 사행성 문제로 삭제된 전력이 있는 콘텐츠를 다시 도입한 배경은 무엇인지, 회사가 언급한 '악용'의 구체적 기준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부적으로 어떠한 정책적 검토를 거쳐 삭제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공식적이고 구체적인 설명이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 '악용' 단어 뒤에 숨은 기준…협회가 던진 진짜 화두
이에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지난 9일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며 엔씨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는 현금 가치와 연결될 수 있는 아데나가 베팅 구조에 활용된 점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엔씨에 ▲슬라임 경주장 도입 및 삭제 경위에 대한 공식 설명 ▲사행성 우려에 대한 자체 조사 및 입장 발표 ▲유사 베팅·확률성 미니게임 콘텐츠 전수 점검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협회가 문제 삼은 핵심은 금액의 크기가 아니었다. 과거 논란이 됐던 콘텐츠를 재도입하고 삭제하는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정책적 배경과 기준을 투명하게 안내하지 않고 단편적인 공지만으로 대처한 '운영 태도'를 지적한 것이다.
△ 트랙은 멈췄지만…신뢰 회복은 진정성 있는 소통부터
콘텐츠의 신설과 폐지 자체는 게임사의 권한이지만, 그 결정이 이용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가'에 대한 투명한 설명이 필수적이다. 특히 엔씨가 설명했듯 해당 콘텐츠가 수익 창출용이 아니었다면, 이용자들이 기대한 것 역시 법적 공방이 아닌 게임사의 진정성 있는 소통과 명확한 운영 원칙의 공유였다.
이번 논란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지, 소통의 반면교사가 될지는 앞으로의 대응에 달렸다. 엔씨가 투명한 설명과 대화에 나선다면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쌓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트랙은 멈췄지만,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이번 논란의 매듭을 지혜롭게 풀어가야 할 때다.
△ 이철우 협회장, "엔씨 '게임법 위반'에 대한 질책·행정지도 필요"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은 본지와의 취재를 통해, "엔씨가 슬라임을 삭제한 것은 해당 유튜버의 관련 발언 등을 어느 정도 시인하고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종결된 사안이지만 사행성 행위가 이뤄지는 걸 인지했으면서 방치한 것은 게임법 28조 제2의 2호 위반"이라고 짚었다.
이어 협회장은 "엔씨가 추가적 대응을 하고 있지 않아 일단 지켜보고 있지만, 게임법 위반에 대한 질책과 예방을 위한 행정지도는 필요하다"면서, "이후 절차는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대한 청원이나 불법 게임물 신고로 갈 확률이 높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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