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소은 기자 국방부가 학령인구 감소와 미래전 대비를 이유로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하는 ‘국군통합사관학교’ 설립을 추진하면서 정치권 안팎의 찬반 논란이 뜨겁다. 8차례나 무산됐던 통합 논의가 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는지, 예비역 단체와 정치권이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Q&A를 통해 알아봤다.
Q. 정부와 여당이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추진하는 배경은 무엇인가.
A.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상비병력과 학령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위기 때문이다. 불과 14년 뒤인 2040년에는 상비병력이 약 35만~40만명 수준으로 급감한다. 학령인구 역시 지금보다 45% 감소한 약 26만명 수준에 그쳐 민간 대학들이 이미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황이다.
‘합동성 강화’도 핵심 이유다. 2022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군의 합동성 수준은 1~5단계 중 협소 수준인 2단계에 그쳤다. 세 개의 군이 각자의 정체성을 강조하다 보니 소령급 장교들조차 서로 사용하는 언어가 다를 정도다.
국방부 관계자는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력 증강 과정에서 각 군 간 경쟁이 심각하다”며 “국군 정체성을 가지고 공통 교육을 하고 장교 임관 후 병과 교육, 소령·중령 시기 합동 교육으로 완성하게 되는데 처음부터 뿌리를 같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현대 전쟁은 육·해·공 경계를 넘어 AI·사이버·우주 등의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어 ‘미래전 대비’를 위한 융합형 인재 양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회복 이후 한미연합방위체제를 이끌 주역을 길러내야 한다는 것이 당정의 판단이다.
Q. 현재 사관학교 운영 방식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
A. 현재 각 군 사관학교는 입학정원이 약 1,000명 수준으로 일반 대학의 단과대 규모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3개 사관학교 교육 과정의 70%가 동일한데, 교수 채용과 교육을 각각 따로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3개 사관학교를 개별 유지하기 위해 3,000여명에 달하는 행정·지원 인력이 분산 운영되고 있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Q. 새롭게 창설될 사관학교의 위치는 어디인가.
A. 국방부는 이날(16일) 사관학교의 위치로 대전 자운대를 선정했다. 자운대에는 육·해·공군 대학과 합동군사대학 등 군사 교육·훈련기관들이 모여 있어 교육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또한 인근에 카이스트를 비롯한 국방과학연구소 (ADD), 방위사업청 등의 연구 기관이 모여 있어 이번 창설에 최적화된 곳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Q. 군 안팎과 여론의 반대 기류는 어느 정도인가.
A. 창설을 적극 추진하는 당정과 달리 여론은 싸늘하다. 최근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통합 추진에 대해 반대(55%)가 찬성(34%)보다 약 21%P(퍼센트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특히 국가 안보에 민감한 보수 성향 응답자의 경우 무려 73%가 반대 목소리를 냈다. 지난 8일 국회에서는 육·해·공 3군 사관학교 총동문회가 ‘사관학교 통폐합 반대 궐기대회’를 열리기도 했다.
Q. 예비역 단체와 3군 사관학교 총동문회가 반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궐기대회에 참석한 이들은 사관학교가 국군의 역사와 전통, 군종별 전문성을 계승하는 핵심 교육기관인 만큼 충분한 연구와 사회적 공감대 없이 추진되는 통합 정책은 국가 안보와 군 전투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국방부가 지난 6일 발표 예정이었던 ‘국군통합사관학교 기본계획’을 연기한 것을 두고 “그동안 사관학교 통합 정책이 충분한 숙의와 공론화 없이 졸속으로 추진됐음을 국방부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국군통합사관학교 추진 중단 △기본계획 전면 재검토 △ 연구용역 결과 및 정책 추진 근거 공개 △ 각 군의 정체성과 전문성을 보장하는 정책 마련 등의 요구사항이 담긴 결의문을 국회의장실과 국방부에 공식 전달했다.
Q.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주요 비판 쟁점은 무엇인가.
A.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통합을 강군을 향한 국방 개혁이 아닌 약체 군대를 만드는 국방 개악이라고 일갈했다. 미래를 위한 통합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안보 영웅들과 그 과거를 향한 정치 보복”이라고 날을 세웠다.
나 의원은 합동성 강화를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학력이 저하됐다면 초급 장교 대우를 올려주고 제복을 입은 분들에 대한 명예를 높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Q.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자격 논란’이 불거진 배경은 무엇인가.
A. 이번 통합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안 장관이 과거 방위병 시절 7개월간 탈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화두에 올랐다. 이를 두고 나 의원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발했고, 한동훈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장관이 이러면 안 된다. 만일 이런 것을 하려면 탈영 의혹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기사에서 인용한 전국지표조사(NBS)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026년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무선전화면접 100%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6.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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