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르세라핌은 더 이상 증명에만 머무르지 않았다.무대 위에서 꺼내 답은 독기보다 축제였고, 완벽함보다 함께 뛰는 에너지였다.
르세라핌은 12일 오후 인천 영종구 인스파이어아레나에서 '2026 LE SSERAFIM TOUR 'PUREFLOW IN INCHEON' 3일 차 콘서트를 개최했다. 11~12일까지 이틀간 진행한 이번 공연은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도 함께 진행됐다.
지난 2월 앙코르 공연 이후 약 5개월 만에 돌아온 르세라핌은 그 짧은 시간 사이 또 한 번 달라져 있었다. 특히 이번 공연은 리더 김채원이 목 부상 이후 다시 무대에 오른 자리이자, 르세라핌이 5인 완전체로 자신들의 방향을 다시 보여줘야 하는 무대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르세라핌이 택한 방식은 관객과의 거리 좁히기였다. 공연은 시작전부터 달랐다. 객석 곳곳에는 '크리처'를 형상화한 댄서들이 증장해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오프닝과 동시에 멤버들은 돌출 무대로 이동하면 관객 들과가까이 다가갔다. 콘서트를 보는 공연이 아니라 함께 뛰어드는 축제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분명했다.
카즈하는 "오프라인, 온라인 객석 모두 저희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라고 했고, 김채원은 "콘서트가 금방 끝나는데 망설일 필요가 없다"고 외쳤다. 멤버들이 "후회 없이"라고 호응을 유도하자 공연장은 빠르게 달아올랐다.

세트리스트에서도 이러한 방향성이 느껴졌다. 르세라핌은 'HOT', 'Perfect Night', 'Blue Flame', 'EASY', 'UNFORGIVEN', 'FIRE in the belly', 'FEARLESS', 'Smart' 등 국내외에서 큰 사랑을 받은 곡들을 밴드 버전으로 편곡해 선보였다. 익숙한 히트곡들은 라이브 밴드 사운드를 만나 한층 거칠고 뜨거운 에너지로 되살아났다.
중간중간 이어진 팬들과의 대화도 공연의 흐름을 끊기보다 축제감을 더했다. 정규 2집 타이틀곡 'BOOMPALA'와 수록곡 'Trust Exercise' 등 신곡 무대는 'PUREFLOW'의 서사를 보여주는 축이 됐고, 'BOOMPALA'를 활용한 노래방 콘텐츠는 관객의 참여를 끌어내며 모두가 공연의 일부가 되는 순간을 만들었다.

르세라핌에게 무대는 늘 중요한 화두였다. 앞서 르세라핌은 'EASY', 'CRAZY', 'HOT'으로 이어지는 3부작을 통해 성장의 과정을 보여줬다. 그러나 2024년 코첼라 무대 이후 이들을 향한 시선은 더욱 까다로워졌다. 한동안 라이브 실력 논란의 중심에 섰고, 무대 위 르세라핌을 바라보는 대중의 기준도 높아졌다.
그렇기에 이번 공연은 단순한 투어의 시작이 아니었다. 르세라핌이 어떤 팀인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나아갈지 보여줘야 하는 자리였다. 이들이 내놓은 답은 '더 완벽한 증명'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르세라핌은 피어나와 가까워지고, 함께 뛰고, 함께 노래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무대를 다시 정의했다.
김채원은 "무대 위의 저희도, 저희를 바라보는 피어나도 몰입하길 바라면서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며 "드디어 보여드릴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이날 공연은 멤버들만 빛나는 무대가 아니라, 객석의 에너지까지 하나로 묶어낸 시간에 가까웠다.

멤버들의 소감에서도 이번 공연의 방향성이 드러났다. 홍은채는 정규 앨범 'PUREFLOW'의 서사를 콘서트를 통해 전하고 싶었다며 "진심을 꾹꾹 담아서 공연했다"고 밝혔다. 사쿠라는 "저번 투어가 공연 같은 분위기였다면, 이번 투어는 하나의 영화처럼 만들고 싶었다"며 멤버들 간의 감정선을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허윤진은 투어를 통해 르세라핌이 누구를 위해 노래하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더 분명히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피어나와 함께할 때 느끼는 기쁨과 행복이 르세라핌이 나아가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가장 뭉클한 순간은 카즈하의 말에서 나왔다. 카즈하는 "여러분이 제가 무대에 서는 이유고 존재하는 이유"라며 "피어나 덕분에 더 큰 꿈을 꾸고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를 얻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콘서트를 5명이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저희는 5명일 때 가장 빛난다"고 덧붙였다.
그 말이 끝나자 멤버들은 서로를 끌어안았다. 짧은 포옹이었지만 이날 공연이 단순한 월드투어의 출발점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김채원의 복귀로 다시 완성된 5인 르세라핌은 무대 위에서 자신들이 왜 함께 있어야 하는지를 스스로 증명했다.

르세라핌은 그동안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팀'이라는 정체성을 내세워왔다. 이번 'PUREFLOW'는 그 태도를 한층 더 유연하게 풀어낸 공연이었다. 무조건 강해 보이려 하기보다, 관객과 함께 웃고 뛰며 다시 흘러가는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 이날 공연은 콘서트보다 페스티벌에 가까웠다. 밴드 사운드로 재탄생한 히트곡, 관객 참여형 연출, 다섯 멤버의 감정선, 피어나와 주고받은 에너지가 하나의 흐름을 만들었다.
르세라핌은 '2026 LE SSERAFIM TOUR 'PUREFLOW' IN INCHEON'을 마친 뒤 북미, 유럽, 아시아를 포함한 총 23개 도시 32회 공연으로 글로벌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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