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cm·208cm 귀화 센터들 어떻게 억제했나, 연속 펌프 페이크 굴욕까지 선사…"기싸움서 안 지고 잡아먹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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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석이 7월 6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경기에서 슛을 하고 있다./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토종 센터의 자존심이다. 35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 세계 무대에서는 쉽지 않은 203cm라는 신장. 하지만 211cm, 208cm 상대 귀화 센터들을 억제하며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바로 장재석의 이야기다.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6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7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B조 6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81-79로 승리했다.

극적으로 예선 2라운드에 진출했다. 경기 전 기준 2승 3패(승점 7점)로 B조 4위에 위치했다. 조별 상위 3위까지 예선 2라운드로 진출하는 상황. 대만이 2승 4패(8점)로 3위를 기록 중이었다. 앞서 한국은 대만에 2연패, 승자승에서 밀리고 있었다. 경우의 수는 오직 한일전 승리뿐이었다. 2점 차 짜릿한 승리로 조별 예선을 뚫어낸 것.

장재석의 활약이 돋보였다. 16분 46초를 뛰며 8득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기록에서 보이지 않는 공헌도가 대단했다. 특유의 노련함으로 골밑을 지켰다.

매치업만 봐도 얼마나 고군분투했을 지 알 수 있다. 지난 3일 대만전은 211cm 브랜든 길벡, 이날 한일전은 208cm 조쉬 호킨슨과 맞붙었다. 둘 모두 귀화 선수다. 나이도 각각 29세, 31세로 장재석보다 어리다. 장재석은 길벡과 맞붙으며 더블 더블(11득점 10리바운드)을 만들었고, 호킨슨과 맞대결에선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특유의 '펌프 페이크(공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수비수를 속이는 동작)'로 명장면을 만들었다. 한국이 60-57로 살얼음판 리드를 밟던 4쿼터. 호킨슨과 와타나베 유타를 앞에 두고 연속 펌프 페이크로 수비를 벗겨낸 뒤 깔끔한 훅슛 득점을 올렸다. 일본의 기세를 꺾은 귀중한 득점.

장재석이 7월 6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경기에서 슛을 하고 있다./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경기 종료 후 장재석은 "아시아 선수 상대로는 꿀릴 게 없는데, 귀화 선수들에겐 신체 조건에서 밀리는 게 있다. 기싸움에서는 안 지려고, 잡아먹으려고 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더라도 기싸움에서는 지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 게 통해서 길벡과 호킨슨 상대로 선전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일전'이기도 하고 중요한 경기라 몸싸움과 신경전이 치열했다. 장재석은 "한일전이라 일부러 한 것도 있다. 동료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최고참으로 무엇인가 보여준다면, 선수들이 더 신나서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4쿼터 연속 훅슛에 대해서 "(변)준형이가 패스를 정말 잘해줬다. (이)우석이도 찬스를 잘 봐줬다. 대만전에 많은 걸 쏟아부어 힘들었는데 팬들의 응원 덕분에 다리가 쭉쭉 나갔다. 팬들이 없었으면 하지 못했을 일"이라고 설명했다.

지면 예선 탈락이라는 압박감에 시달렸을 터. 장재석은 "모두 대만전이 끝난 뒤 자존심이 많이 상했기 때문에 코트에서 에너지를 다 쏟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어릴 때 연습경기를 할 때부터 일본에 패한 적이 없다. 그런 부분을 후배들에게 얘기하기도 했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장재석이 7월 6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경기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약 4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장재석은 "계속 몸 관리를 해왔다. 많은 나이에도 어떻게든 대표팀에 보탬이 됐다는 부분이 뜻깊다"며 "다행이다. 오늘 졌으면 은퇴할 각오로 모든 걸 다 쏟았다"고 껄껄 웃었다.

그러면서 "나는 올해가 대표팀서 뛰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이)원석이랑 대표팀에 들어오지 않은 (김보배, 하윤기 등 센터) 선수들도 있다. 그 선수들이 더 성장해서 많은 성과를 얻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신체 조건에서 밀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기싸움이라도 밀리면 안 된다. 후배들이 쫄지 말고 잘했으면 한다"고 조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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