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모두 모로코 앞에 무릎을 꿇었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다시 운명의 맞대결을 펼쳤다. 스페인은 2022년 16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모로코에 탈락했고, 포르투갈 역시 8강에서 모로코에 0-1로 패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같은 아픔을 경험했던 두 유럽 강호의 재회는 시작 전부터 이번 토너먼트 최고의 빅매치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그리고 경기 내용 역시 예상 그대로였다. 어느 한쪽이 압도하지 못했고, 어느 팀이 승리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승부는 연장으로 향하는 듯했지만 후반 추가시간 터진 미켈 메리노의 극적인 결승골이 모든 것을 갈랐다. 스페인이 포르투갈을 1-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경기 초반부터 두 팀은 서로의 장점을 정면으로 맞부딪쳤다.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중심으로 빠른 전개를 시도했고, 스페인은 라민 야말과 다니 올모, 페드리를 앞세워 특유의 점유율 축구를 펼쳤다.
전반 12분 호날두가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패스를 받아 결정적인 슈팅을 시도했지만 우나이 시몬의 선방에 막혔다. 스페인도 곧바로 야말과 알렉스 바에나, 오야르사발이 연이어 슈팅을 시도하며 맞불을 놓았다. 특히 디오고 코스타 골키퍼는 전반부터 연속 선방을 펼치며 포르투갈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전반은 득점 없이 끝났지만 긴장감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양 팀 모두 중원에서 치열한 압박을 펼쳤고, 작은 실수 하나가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살얼음판 같은 흐름이 계속됐다.
후반에도 경기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포르투갈은 호날두와 주앙 펠릭스, 비티냐를 중심으로 공격을 이어갔고, 스페인은 야말과 페드리, 올모가 끊임없이 공간을 만들었다.
후반 59분 호날두가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났고, 이어 비티냐와 브루노 페르난데스도 연속 슈팅으로 스페인 수비를 흔들었다. 반면 스페인은 야말의 과감한 중거리 슈팅과 올모의 박스 안 슈팅으로 포르투갈 골문을 위협했다.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 가운데 한 명은 포르투갈 골키퍼 디오고 코스타였다. 야말의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비롯해 스페인의 결정적인 기회를 연달아 막아내며 경기 내내 팀을 지탱했다. 후반에도 다섯 차례 이상의 선방을 기록하며 스페인의 파상공세를 막아냈지만 끝내 마지막 한 장면은 막아내지 못했다.
양 팀 감독은 후반 중반 이후 적극적으로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포르투갈은 하파엘 레앙과 디오고 달로트, 프란시스코 콘세이상, 베르나르두 실바를 차례로 투입하며 공격의 속도를 높였고, 스페인 역시 페란 토레스와 파비안 루이스, 미켈 메리노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결국 승부수는 적중했다.
후반 추가시간 1분, 페란 토레스가 수비 뒷공간을 향해 절묘한 스루패스를 연결했고, 교체 투입된 미켈 메리노가 이를 침착하게 왼발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내내 균형을 이루던 승부가 단 한 번의 침투와 결정력으로 갈린 순간이었다.
실점 직후 포르투갈은 마지막 힘을 짜냈다. 베르나르두 실바의 헤더와 주앙 네베스의 세트피스 헤더까지 이어졌지만 모두 골문을 외면했고, 스페인은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귀중한 한 골 차 승리를 지켜냈다.
이번 경기는 승패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모로코라는 같은 벽에 막혔던 두 팀이 다시 세계 무대에서 만나 유럽 축구의 자존심을 걸고 맞붙었다. 결과는 스페인의 승리였지만 경기 내용만큼은 어느 팀이 승자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팽팽했다.
9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진 치열한 공방과 골키퍼들의 선방,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터진 극적인 결승골까지. 이번 이베리아 더비는 이번 월드컵 토너먼트 최고의 명승부 가운데 하나로 오래 기억될 만한 경기였다.
포르투갈은 끝까지 몰아붙였지만 한 끗이 부족했고, 스페인은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앞세워 8강에 진출했다. 스페인은 8강에서 미국-벨기에전 승자와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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