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내달 1일부터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전환되고 체외충격파 치료에 대한 실손보험 보장 기준도 강화된다. 정부는 과잉진료와 실손보험금 누수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의료계는 환자의 치료 선택권과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과도한 규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30일 금융권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7월 1일부터 도수치료를 관리급여 대상으로 전환한다. 관리급여는 과잉 이용 우려가 큰 비급여 의료행위를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관리하는 제도로, 정부가 가격과 진료기준, 이용 횟수 등을 직접 관리할 수 있다.
도수치료 수가는 1회(30분 기준) 4만3850원으로 정해진다. 환자는 진료비의 95%를 부담하고 건강보험이 나머지 5%를 부담한다.
비급여 항목 보장이 제한된 5세대 실손보험을 제외한 기존 1~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약관에 따라 본인부담금 일부를 보장받을 수 있다.
연간 이용 횟수는 원칙적으로 15회(주 2회 이내)로 제한된다. 다만 수술이나 골절 등으로 관절 구축이나 강직이 확인된 경우에는 의학적 판단을 거쳐 최대 24회까지 인정된다. 또 기본 물리치료와 재활치료를 2주 이상, 4회 이상 받았는데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 경우에만 관리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다.
같은 날부터 체외충격파 치료에 대한 실손보험 보장 기준도 한층 강화된다.
금융감독원은 대한의사협회가 마련한 전문의학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체외충격파치료 분쟁조정기준’을 마련해 시행한다. 도수치료 관리급여 시행 이후 의료기관이 체외충격파 치료를 대체 권유하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한 조치다.
새 기준에 따르면 실손보험 인정 대상은 어깨관절 석회성 건염과 회전근개 건병증, 팔꿈치 외·내측상과염, 대전자 통증 증후군, 슬개건염, 아킬레스건염, 족저근막염, 경추·요추부 근막통증증후군 등 특정 질환으로 한정된다.
실손보험 인정 횟수는 연간 최대 12회로 제한된다. 동일 부위는 좌우 여부나 질환명과 관계없이 하나의 치료 부위로 간주하며, 부위별 인정 횟수는 최대 6회(주 1회)다. 한 번의 치료에서 여러 부위를 시술하더라도 보험금은 1개 부위에 대해서만 지급된다.
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나 종양·감염 조직, 임신, 급성 골절·파열, 성장판 인접 부위 등에 시행한 치료는 원칙적으로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중증질환으로 여러 부위에 복합 질환이 발생한 경우에는 치료 필요성을 별도로 심사해 예외적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가 잇달아 비급여 근골격계 치료를 손질하는 배경에는 빠르게 늘어나는 실손보험금 지급 규모가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증식치료 등 근골격계 물리치료에 지급된 실손보험금은 2조6321억원으로 전년(2조3084억원)보다 14% 증가했다. 이는 암 치료 관련 실손보험금(1조5887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비급여 주사제와 근골격계 물리치료가 전체 실손보험금의 35.8%를 차지하면서 실손보험 손해율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의료계는 획일적인 기준 적용으로 환자별 맞춤 진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제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정형외과·재활의학과·신경외과 등 관련 학회·의사회는 최근 집회를 열고 관리급여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환자 상태에 따라 필요한 치료 횟수와 방법이 다른데도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면 적정 진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 상급종합병원은 7월부터 도수치료 운영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기로 했으며, 개원가에서도 도수치료 비중을 줄이고 다른 치료 중심으로 운영 방식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도수치료 감소에 따라 물리치료사의 근무시간 축소와 임금 삭감, 권고사직 등 고용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환자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 재검토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이날 기준 6만2000명 이상이 동의했으며, 일부 의료단체는 시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준비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 등에 대한 실손보험 정보를 공유해 관련 치료의 가격과 이용량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비급여 관리의 실효성을 높이고 국민들이 적정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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