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앞둔 현대모비스,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체질 전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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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본사. /현대모비스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현대모비스가 내달 1일 창립 49주년을 맞아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미래 인재 확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하드웨어 중심 부품사를 넘어 소프트웨어(SW)와 전동화 기술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30일 현대모비스가 발간한 ‘지속가능성보고서 2026’에 따르면 R&D 비용은 2023년 1조5925억원에서 2024년 1조7486억원, 2025년 1조8765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도 2023년 2.7%에서 2024년과 2025년 각각 3.1%로 확대됐다. R&D 인력은 같은 기간 7234명에서 7831명으로 늘었으며, 전체 임직원 가운데 R&D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48.6%에 달한다.

미래 인재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모빌리티 SW 부트캠프와 장학 인턴십,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해외 우수 인재 채용도 강화했다. 미래 신산업 분야 채용은 2023년 168명, 2024년 173명에서 2025년 1710명으로 크게 늘었다. 채용 비용도 같은 기간 76억원에서 230억원으로 3배 이상 확대됐으며, 전체 신규 채용 가운데 미래 신산업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26.1%에 달한다.

다만 미래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직률도 함께 상승했다. 전체 이직·퇴직률은 2023년 25.6%에서 2025년 27.8%로 높아졌고, 해외 자회사 이직률은 41.7%를 기록했다. 자발적 이직률도 14.6%에서 17.4%로 상승했다. 특히 30세 미만의 이직률은 18.3%, 자발적 이직률은 11.9%로 집계됐다. 반면 50세 이상 이직률은 1.9%에 그쳤다.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원가 절감 압박 속에서도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비계열사(논캡티브) 대상 핵심 부품 수주 91억7000만달러를 기록하며 당초 목표(74억5000만달러)를 23% 초과 달성했다. 북미에서는 배터리시스템(BSA)과 차세대 휴먼머신인터페이스(HMI)를, 유럽에서는 섀시 모듈과 차량용 사운드 시스템을 잇달아 수주했다.

올해는 수주 목표를 한층 높였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전체 수주 목표를 118억4000만달러로 제시했으며, 이 가운데 논캡티브 수주 목표는 89억7400만달러다. 이는 지난해 논캡티브 수주 목표보다 약 20% 상향한 수준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월 글로벌 부품기업 OP모빌리티와 램프사업부 매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지난달 20일에는 자회사 현대아이에이치엘 노조가 조합원 투표를 통해 매각 합의안(찬성 52.2%)을 가결하면서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미·중국·유럽 등 해외 생산시설과 영업권을 포함한 범퍼사업부 매각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5조5605억원, 영업이익 802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5%, 영업이익은 3.3% 각각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9월 경기도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에서 열린 차량용 반도체포럼에서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환영사를 낭독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업 재편 배경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제시한 ‘피지컬 AI 선도 기업’ 비전이 자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던 내연기관 기반 부품 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와 전동화, 로보틱스 등 미래 신성장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관측된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올해 초 열린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핵심 부품사로서 새로운 아키텍처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고 SDV의 양산과 확대 전개에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인터페이스 설계를 표준화하고, 오픈소스 생태계에 참여해서 글로벌 SDV 표준 확산에 기여하는 등 SDV 전환을 함께 하는 전략적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모비스가 사업 포트폴리오를 미래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R&D 투자 확대와 사업 재편이 중장기적으로 수주 경쟁력과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내달 1일 창립 49주년을 맞는다. 올해는 별도의 기념행사를 열지 않는 대신 내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사사(社史) 편찬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기념사업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내년 창립 60주년을 맞는 현대차그룹이 정몽구 명예회장의 첫 회고록 발간을 추진하는 등 그룹 차원의 역사·비전 정립 작업이 진행되는 것과 궤를 같이하는 행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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