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이름값 떼고 맛으로 승부”…팔도·hy ‘아리’ 라면·음료, 뚜껑 열어보니

마이데일리
이마트 수지점에서 고객이 팔도·hy와 BTS가 협업해 선보인 브랜드 아리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팔도·hy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방탄소년단(BTS)이라는 이름을 떼고 봐도 경쟁력이 있을까.”

팔도·hy가 BTS와 손잡고 선보인 글로벌 식품 브랜드 아리(ARIH)가 본격적인 소비자 평가대에 올랐다. 출시 초기에는 BTS 팬덤 효과로 주목받았지만, 실제 맛을 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BTS 굿즈가 아닌 하나의 식품 브랜드로 볼 만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아리가 기존 K-라면과 다른 점은 ‘강한 매운맛’ 경쟁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불닭볶음면, 신라면처럼 매운맛을 전면에 내세우는 대신 김·불고기·떡볶이 등 한국적 요소에 트러플·버터·봉골레 같은 글로벌 식재료를 결합한 K-퓨전 전략을 택했다.

브랜드 콘셉트도 모던 밸런스 푸드다. 자극보다 균형을 앞세워 누들·음료 시장에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제품군은 △모던 누들(봉지·컵) △포스트바이오틱 에너지 드링크 △듀얼 바이오틱 소다 등 3개 라인으로 구성됐다. 각 라인별 7종씩 총 28종을 선보였다.

직접 먹어본 소비자들은 “라면이라기보다 한식 베이스 파스타에 가깝다” “자극적인 한 가지 맛보다 여러 풍미가 겹치는 느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아리 제품 시식 후기.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모던 누들은 레스토랑급 요리를 지향하며 5㎜의 넓은 페투치네 스타일 면을 적용했다. 소스가 잘 배도록 설계해 볶음면과 파스타 중간 형태의 식감을 노렸다. 해외 소비자에게 익숙한 볶음면 형태에 포크 사용 문화까지 고려해 면 길이도 짧게 만들었다.

소비자들은 “조리 직후보다 양념이 면에 충분히 배도록 1~2분 정도 기다린 뒤 먹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맛은 K-푸드 기반에 서양식 재료를 더했다. △고추장 버터 △봉골레 △트러플 불고기 △후추라볶이 △김볶음면 오리지널 △김볶음면 매운맛 △간장 버터 등 7종이다.

◇ “라면보다 요리에 가까운 봉골레”…실제 조개·마늘 씹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제품 중 하나는 봉골레다.

조개와 마늘, 페퍼론치노 풍미를 살려 기존 라면과는 다른 이색 조합을 보여준다. 동결건조 조개와 마늘 플레이크가 실제 씹히고 향미유를 더하면 이탈리아식 오일 파스타에 가까운 맛이 난다.

한 소비자는 “조개와 마늘이 눈에 보이는 라면은 처음”이라며 “김치 없이 먹어도 페퍼론치노의 매운맛이 잡아줘 면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조개 향이 뚜렷한 만큼 해산물 향을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유튜브 등 플랫폼에 올라온 아리 시식 후기 영상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 트러플 불고기 “불고기 재현력 높아”…해외 입맛 겨냥

트러플 불고기는 한국식 불고기 맛을 해외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달콤하면서 짭짤한 불고기 소스에 트러플 향을 더해 익숙함과 이색적인 향을 동시에 노렸다.

소비자는 “불고기 맛이 먼저 오고 트러플 향이 뒤따라왔다”며 “한국식 불고기를 경험하기 어려운 해외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K푸드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러플 향 자체를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에게는 향이 다소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 고추장 버터·간장 버터…‘단짠’ 계열도 강세

고추장 버터는 BTS 라면 중 가장 화제가 된 맛 중 하나다.

고추장의 매콤함에 버터의 고소한 풍미를 더한 퓨전 소스 라면이다. 기존 불닭볶음면의 크리미한 맛을 좋아하는 소비자라면 취향에 맞을 수 있다.

간장 버터는 무난하고 대중적인 맛으로 꼽혔다. 간장과 마늘, 버터 조합이 익숙하고 자극이 덜해 돼지고기나 채소를 추가하는 등 응용하기에도 좋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후추라볶이 역시 달콤하지만 과하지 않은 매콤한 풍미로 재구매 의사가 높았다.

롯데면세점과 hy프레딧에서 판매 중인 아리 라면과 음료. /팔도·hy

◇ “BTS 효과보다 맛의 균형”…에너지 음료도 차별화

함께 출시된 에너지 드링크도 강한 자극보다 ‘균형’을 전면에 내세웠다.

포스트바이오틱 에너지 드링크는 당과 칼로리가 없고, 천연 유래 카페인과 타우린을 함유했다. 강한 탄산감이나 향 대신 과일 음료처럼 부드러운 목 넘김이 특징이다.

듀얼 바이오틱 소다는 한 캔당 3g 식이섬유를 더한 저당 탄산음료다. hy가 독자 개발한 포스트바이오틱스 5종을 원료에 담았고, 사과·파인애플·피치망고 향이 은은하게 어우러져 가볍게 즐기기에 좋다.

업계에서는 아리가 BTS라는 강력한 이름을 등에 업고 출발했지만, 해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팬덤 이후에도 반복 구매를 이끌 ‘맛의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해외 시장의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다. 지난 4월 말 미국 전역 월마트에서 선판매를 시작한 아리는 출시 직후 일부 제품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며 BTS 팬덤 효과를 보여줬다.

월마트는 아리를 ‘한국과 서양의 퓨전 요리’라고 소개하며 “한국의 정통 향신료와 현대적이고 풍미 가득한 서양식 조리법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세련된 맛”이라고 평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이마트와 롯데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에 순차 입점 중이다. 롯데면세점과 메가MGC에서도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BTS의 월드투어 ‘아리랑’ 공연 메인 스폰서로 별도의 부스를 운영하며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팔도·hy

아리는 BTS의 월드투어 ‘아리랑’ 공연 메인 스폰서로도 참여한다. 34개 도시에서 총 85회에 걸쳐 진행되는 공연 현장마다 부스를 운영해 제품과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일부 도시에서는 별도 ‘아리 존’을 마련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팔도·hy 관계자는 “아리는 글로벌 문화가 소비로 전환되는 새로운 방식”이라며 “향후 일본, 멕시코, 캐나다 등 주요 국가로 판매 지역을 단계적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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