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품으려다 난맥상 빠진 우리금융…“비은행 확대·주주가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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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그래픽=정수미 기자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 완전자회사 편입 작업이 막판 암초를 만났다. 소액주주들이 주식교환 비율 산정 방식에 반발하고 나선 데 이어 금융감독원까지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면서다. 표면적으로는 교환가액 논란이지만, 이면에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와 주주가치 제고라는 두 과제가 충돌하는 금융지주의 딜레마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현재 동양생명 인수 막바지 절차인 포괄적 주식교환 수순을 밟고 있다. 우리금융이 보유하고 있는 동양생명 지분은 75.34%로, 잔여 지분까지 확보해 100% 자회사 편입 뒤 상장폐지할 방침이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우리금융이 제출한 포괄적 주식교환 증권신고서에 정정을 요구하면서 인수 작업 막판에 진통을 겪고 있다. 금감원은 주식교환 목적과 특별위원회 운영 과정, 가격 산정 근거 등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주식교환 가격이 다른 것이 난제로 떠올랐다.

◇교환비율 논란…“대주주와 소액주주 가격이 왜 다른가”

논란의 핵심은 주식교환 가격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중국 다자보험이 보유한 동양생명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면서 주당 1만562원을 적용했다. 반면 이번 포괄적 주식교환에서는 동양생명 주식 가치를 8720원으로 내렸다.

소액주주들은 같은 회사 주식임에도 대주주와 일반 주주에게 서로 다른 가격이 적용됐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말 기준 동양생명의 주당순자산가치(BPS)가 9925원이라는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일부 주주들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으며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은 단순 가격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인수 당시와 비교해 동양생명의 자기자본 규모가 감소한 만큼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우리금융은 다자보험 지분 인수 당시 동양생명을 PBR(주가순자산비율) 0.75배 수준으로 평가했지만 이번 포괄적 주식교환에는 0.88배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주당 가격은 낮아졌지만 순자산 감소를 반영한 기업가치 기준으로는 오히려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 비은행 확대와 밸류업의 충돌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인수를 위해 공개매수 대신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을 택했다. 공개매수로 잔여 지분을 확보할 경우 수천억원 규모의 현금이 필요하지만, 주식교환은 신주 발행만으로 거래를 마무리할 수 있어 자본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다.

다만 시장에서는 공개매수 대신 주식교환을 택하면서 자본 부담은 줄였지만 교환비율 논란과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 부담도 변수다. 현재 예정된 신주 발행 규모는 약 869만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1.19% 수준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교환비율 조정이 이뤄질 경우 발행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주당순이익(EPS) 희석은 물론 배당 여력과 보통주자본비율(CET1)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최근 금융지주들이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를 중심으로 밸류업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비은행 확대를 위한 자본 투입과 주주환원 확대 요구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 /그래픽=정수미 기자

◇‘보험 퍼즐’ 완성 앞둔 임종룡표 전략 시험대

이번 사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지분 정리 차원을 넘어 우리금융의 중장기 전략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은행 의존도가 높은 곳으로 꼽혀 왔다.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이 보험 계열사를 통해 비은행 수익원을 확보한 것과 달리 우리금융은 상대적으로 보험 포트폴리오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우리금융이 우리투자증권 출범과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잇달아 추진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특히 동양생명 완전자회사화는 향후 동양생명과 ABL생명 통합, 보험 계열사 재편, 그룹 차원의 자본 효율화 등을 위한 핵심 단계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우리금융의 ‘보험 퍼즐’을 완성하는 마지막 과정으로 보고 있다.

동양생명은 오는 22일 주주간담회를 열고 주주들과 직접 소통에 나설 예정이다. 최근에는 회계법인을 추가 선임해 주식교환 비율 적정성 검증에도 착수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법 개정 이후 일반주주 보호와 주주가치 제고 요구가 한층 강화됐다”며 “우리금융 역시 비은행 강화라는 전략적 목표와 주주 설득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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