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사태 목격자' 심수봉, '정신병원 감금+방송 출연 정지' 모진 고초 [데이앤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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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에는 평소 미디어 노출을 잘 하지 않던 심수봉이 게스트로 출연해 자신의 근황과 숨겨진 비화를 공개했다./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마이데일리 = 서기찬 기자] 가수 심수봉이 10·26 사태 이후 오랜 시간 깊은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아픔을 덤덤히 털어놨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에는 평소 미디어 노출을 잘 하지 않던 심수봉이 게스트로 출연해 자신의 근황과 숨겨진 비화를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 심수봉은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피살된 10·26 사건의 현장을 직접 목격한 이후 겪어야 했던 극심한 후유증을 고백했다.

심수봉은 "그날 대통령이 연회 장소에 저를 불렀고 노래하려면 반주해야 하니까 늘 하듯이 기타를 들고 갔다"라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러나 평화로웠던 연회장은 순식간에 비극으로 바뀌었다. 그는 "총격이 시작됐고 그 이후 기타를 쳐다보기 싫어서 한 번도 기타를 잡아본 적이 없었다"라고 고백해 당시의 충격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짐작게 했다.

실제로 심수봉은 10·26 사태를 현장에서 목격한 유일한 연예인으로, 사건 직후 정신병원에 감금되거나 방송 출연 정지를 당하는 등 모진 고초를 겪은 바 있다.

가수 심수봉이 10·26 사태 이후 오랜 시간 깊은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아픔을 덤덤히 털어놨다./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그는 "전 음악이 없었으면 벌써 사라졌을 거다. 아직까지도 말 안 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누구에게든 피해를 주는 걸 싫어한다. 그렇지만 인생에 지나면 다 그런 것들이 언젠가는 알려질 수 있으니까"라며 깊은 속내를 전했다.

그날의 비극 이후 4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기타를 잡지 못했던 심수봉은 최근에서야 비로소 다시 기타를 손에 쥐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정말 최근"이라며 "조금씩 극복이 되고 회복이 되는 느낌"이라고 전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이어 스튜디오에서 직접 기타를 연주하며 '내 님은 사랑은'을 라이브로 선보였고, 이를 들은 김주하는 "토크하기 싫다. 음악만 듣고 싶다"며 깊은 울림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상처를 어느 정도 극복해 가고 있는 심수봉이지만, 1980년대에 대해서는 여전히 "제 인생에서 가장 많이 울었던 시절"이라고 돌이켜보았다.

"10·26 사건 후유증에 이어 방송 금지까지 있었다"는 그는 4년 간의 방송 활동 금지 처분으로 긴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이에 김주하가 "피해자일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안타까워하자, 심수봉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방송 금지곡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방송 금지 이후 복귀 곡이었던 '무궁화'가 대중을 선동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금지곡 지정이 되었던 일화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공연에서 가장 많은 박수갈채를 받는 곡이 '무궁화'라며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를 모두 공감하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또한 자신이 만든 '순자의 가을'이라는 곡 역시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 영부인의 이름과 같다는 황당한 이유로 규제를 받았다며, "그분이 알려지지도 않았을 때 만든 곡"인데 이후 '올 가을엔 사랑을 할 거야'로 제목을 바꿔야 했던 씁쓸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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