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의 기준이 ‘얼마나 그럴듯하게 답하느냐’에서 ‘얼마나 많은 일을 실제로 끝내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오픈AI ‘챗GPT’, 앤트로픽 ‘클로드’, 구글 ‘제미나이’가 글쓰기와 검색을 넘어 문서 분석, 코딩, 이미지·음성 처리, 외부 프로그램 조작까지 영역을 넓히면서다.
21일 AI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GPT-5.5’, 앤트로픽은 ‘클로드 오푸스 4.8’, 구글은 ‘제미나이 3.5 플래시’ 등을 앞세워 생성형 AI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세 서비스 모두 성능과 기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지만 지향점은 다르다.
◇ 챗GPT는 범용, 클로드는 코딩, 제미나이는 구글 연동
챗GPT의 강점은 넓은 기능이다. 이용자는 한 서비스 안에서 글을 작성하고 웹을 검색하며 파일과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음성으로 대화하거나 이미지를 이해·생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픈AI는 최신 GPT-5.5에 코딩과 연구, 정보 종합, 문서·스프레드시트 작업 능력을 강화했다. 웹 자료를 장시간 조사하는 ‘딥리서치’와 개발 업무를 수행하는 ‘코덱스’도 운영하고 있다.
클로드는 코딩과 전문 업무에 집중하는 전략이 두드러진다. 앤트로픽은 오푸스 4.8의 코딩과 에이전트 업무 수행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개발 도구인 ‘클로드 코드’는 코드 일부를 추천하는 수준을 넘어 전체 코드 구조를 읽고 여러 파일을 수정하며 명령어와 테스트를 실행할 수 있다. 개발자가 자연어로 원하는 기능을 설명하면 AI가 코드를 작성·수정하는 ‘바이브 코딩’ 확산과 맞물려 클로드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제미나이의 차별점은 구글 생태계다. 검색과 지메일, 드라이브, 문서, 스프레드시트, 지도, 유튜브 등 구글이 보유한 서비스와 AI를 연결하기 유리하다. 구글은 지난달 속도와 에이전트 기능을 강화한 제미나이 3.5 플래시를 공개했다. 이용자를 대신해 정해진 업무를 수행하는 ‘제미나이 스파크’도 내놓으며 제미나이를 대화형 AI에서 개인 업무 비서로 확장하고 있다.
세 서비스 가운데 어느 하나가 모든 작업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모델이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데다 질문 방식과 작업 종류, 이용 요금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 질문에 답하던 AI, 직접 일하는 ‘에이전트’로
최근 AI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용어는 ‘AI 에이전트’다. 이용자가 목표를 제시하면 AI가 필요한 단계를 나누고 웹 검색이나 프로그램 등 외부 도구를 활용해 결과를 만드는 시스템이다. 기존 챗봇이 질문에 한 번 답하는 데 그쳤다면 에이전트는 자료를 찾고 비교한 뒤 문서나 코드 등 결과물까지 만드는 방식이다.
오픈AI가 딥리서치와 코덱스를 확대하고, 앤트로픽이 클로드 코드를 키우며, 구글이 제미나이와 검색·업무 프로그램을 결합하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AI 기업 간 경쟁이 모델의 시험 점수를 높이는 단계를 넘어 실제 업무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완수하느냐를 겨루는 방향으로 이동한 셈이다.
AI와 외부 도구를 연결하는 기술도 중요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앤트로픽이 공개한 ‘MCP’다. AI가 데이터베이스와 깃허브, 업무용 메신저 등 외부 프로그램에 연결될 때 사용하는 개방형 규격이다. 기기마다 다른 연결선을 하나의 공통 단자로 통일하는 것과 비슷하다.
AI업계 한 관계자는 “모델 성능이 빠르게 바뀌고 있어 한 차례의 시험 결과만으로 승자를 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앞으로는 모델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이용자의 데이터와 업무 도구를 얼마나 잘 연결하고, 주어진 일을 정확하고 안전하게 끝내느냐가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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