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연일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여름철에는 땀 배출 증가로 탈수가 생기기 쉽고, 저혈압이나 온열질환 위험도 커져 어지럼증이 새롭게 나타나거나 기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이때문에 어지럼증을 피로나 더위 탓으로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때로는 원인 질환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증상이 단순히 ‘머리가 어지럽다’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균형을 잡기 어렵거나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질 수 있고, 심한 경우 구역질과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어지럼증 진료 환자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어지럼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101만5119명으로, 2018년 90만7665명보다 약 11.8% 늘었다.
어지럼증 증상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이석증,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 등이 있다.
이석증은 귓속 평형기관에 있어야 할 이석, 즉 작은 칼슘 결정이 제자리를 벗어나면서 발생한다. 머리 위치를 바꿀 때 갑자기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메니에르병은 귀 안의 림프액이 과도하게 차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반복적인 어지럼증과 함께 청력저하, 이명, 난청, 귀 먹먹함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전정신경염은 귓속 평형 기능을 담당하는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겨 발생하며, 갑작스럽고 심한 어지럼증이 수 시간에서 수일간 이어질 수 있다.
드물게는 뇌경색, 뇌출혈, 뇌종양 등 중추신경계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갑자기 심한 어지럼증이 나타나면서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 발음이 어눌해지는 경우, 복시(겹쳐 보임), 보행 장애 등이 동반된다면 뇌 질환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이건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러한 증상은 뇌간이나 소뇌 등 중추신경계 이상과 관련될 수 있어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며 “뇌혈관 질환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영구적인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거나 심한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치료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달라진다.
이석증은 제자리를 벗어난 이석을 원래 위치로 되돌리는 이석정복술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메니에르병은 귀 안의 림프액 압력을 줄이기 위해 염분 섭취를 제한하고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전정신경염은 급성기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치료와 함께 균형 기능 회복을 돕는 전정재활운동을 병행하기도 한다.
반면 뇌경색이나 뇌출혈 같은 신경계 질환이 원인이라면 응급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반복되는 어지럼증이 있거나 신경학적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원인 질환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지럼증은 원인이 다양해 일률적인 예방법을 제시하기 어렵다. 다만 탈수나 기립성 저혈압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충분한 수분 섭취와 갑작스러운 자세 변화만 피하더라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땀 배출이 늘어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기 쉬운 만큼 탈수 예방이 중요하다.
이 교수는 “갑자기 일어나기보다 천천히 움직이는 습관이 기립성 어지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고 휴식을 취한 뒤에도 증상이 반복되거나 지속된다면 단순한 피로나 컨디션 저하로 여기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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