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확대, 원화 약세 압력 키운다…한은 "투자소득 환류가 관건"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해외투자가 빠르게 늘면서 원·달러 환율에 상방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해외에서 벌어들인 투자소득도 국내로 실제 환류되지 않으면 환율 안정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18일 한은이 발표한 '해외투자와 투자소득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지난해 거주자 해외증권투자는 1403억달러로 전년의 670억달러에서 두 배가량 급증한 반면, 해외직접투자는 497억달러에서 412억달러로 줄었다.

실제 지난해 순해외투자 규모는 1028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3%를 기록, 한은은 이같은 증권투자 중심의 해외투자 확대가 외화자산 취득을 위한 환전 수요를 키우면서 원·달러 환율에 상방 압력을 가했다고 분석했다.

계량분석 결과, 해외투자 확대 충격이 평균보다 3% 커질 경우, 환율은 약 0.7%포인트(p)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외자산에서 발생한 이자·배당 등 투자소득 증가 충격(평균 대비 8% 확대)은 외환 공급을 늘려 환율을 약 0.4%p 하락시키는 상쇄 효과를 낸다.

하지만 이 소득이 국내로 들어오지 않고 현지에 유보·재투자되면 환율 안정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직접투자 수익의 국내 환류 여부가 외환시장 수급의 핵심 변수로 부각되는 이유다.

현재 우리나라의 현지 재투자 비중은 평균 40% 수준으로 독일이 28%, 대만이 18%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다. 한은 분석 결과, 이 재투자 비중이 불과 1%p 상승하는 충격만으로도 국내 외환시장 공급이 제약되며 환율은 0.4%p 튀어 올랐다.

신상호 한은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직접투자 수익의 재투자 비중과 관련해 "재투자 비중이 줄어드는 방향은 맞지만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일괄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해외투자가 더 늘어나 현지 투자소득이 크게 증가하더라도 현지 유보 수요에 따라 재투자 비중과 외환시장 유입 규모는 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흐름은 지난 5일 발표된 4월 국제수지에서도 확인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상수지는 282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25억3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세부적으로 보면 투자소득수지가 23억8000만달러 적자인 가운데 배당소득수지 적자 규모가 30억2000만달러로 이자소득수지의 6억4000만달러 흑자를 웃돌았다.

해외투자 확대로 장기적으로는 이자·배당 등 투자소득 기반이 커지더라도, 지난 4월처럼 배당 지급이 집중되거나 자금이 현지에 유보·재투자될 경우 국내 외환시장에 실제 유입되는 외화가 줄어 환율 하락 압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4월 금융계정은 254억6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는 62억4000만달러, 해외증권투자는 82억2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한은은 최근 해외투자가 직접투자보다 증권투자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면서 외환시장을 통한 환전 수요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봤다.

신 과장은 "단순히 투자소득의 전체 통계 수치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배당·유보 성향을 중심으로 외환수급 점검 체계를 정교화해야 한다"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국내 생산성과 투자수익률을 높여 자금이 밖으로만 나가는 해외투자 확대의 구조적 유인 자체를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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