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책임론을 키우고 있다. 선관위의 관리 부실은 국정조사로 따져야 한다면서도, 국민의힘이 이를 전면 재선거 주장이나 부정선거론으로 확장하는 데에는 선을 그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드러난 선관위의 총체적 무능과 부실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한 원내대표는 "오는 18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를 의결하고 국조특위가 바로 활동을 시작하도록 하겠다"며 "당내 국민 참정권 수호 TF는 오늘과 내일 2차·3차 회의와 전문가 토론회를 잇따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선관위 책임론을 정면으로 꺼내 들었다. 다만 국민의힘이 선거소청을 전면 재선거 주장과 연결하는 데 대해서는 별개 문제라고 봤다. 선거소청은 선거 효력에 대한 이의 제기 절차다. 소청 제기만으로 재선거가 곧바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5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등 6개 지역 투표소에 대해 선거소청을 제기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심사해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소청 추진을 두고 "표가 모자랐던 곳은 일부 투표소뿐인데 시민 전체의 멀쩡한 표까지 무효로 돌리자는 것"이라며 "그토록 외치던 국민 참정권을 제 손으로 짓밟는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묻지 마 소청'과 음모론 선동을 즉각 철회하라"며 "소청장을 만지작거린 시간에 국정조사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장외 행보도 민주당의 비판 대상이 됐다. 한 원내대표는 장 대표가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을 찾는 것을 두고 "음모론을 무한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 대표가 설 곳이 음모론의 한복판이 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재선거론을 둘러싼 이견이 공개적으로 나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중대한 참정권 침해 사건"이라고 규정하면서도 장 대표의 재선거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지금 당이 해야 할 일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선거제도의 근본적 개혁"이라며 장 대표가 당을 소모적인 재선거 주장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선관위 개혁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규명과 제도 개선 필요성을 밝혔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국민 참정권은 어떠한 이유로도 제한되거나 침해돼서는 안 되는 헌법적 권리"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검경합동수사본부 수사를 통해 이번 사태의 전모를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밝히겠다고 했다. 또 국회 국정조사를 통한 선거관리 제도의 문제 파악과 제도 개선안 마련에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윤 장관은 잠실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 시위와 관련해서는 엄정 대응 방침을 내놨다. 그는 "사적 검문이나 시설 점거 등 우리 사회의 법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국민의힘의 소청 추진을 부정선거론 확산과 연결 지었다. 천 원내수석부대표는 "장동혁 대표에게서 선관위 개혁에 대한 고민은 찾아볼 수 없다"며 "오로지 부정선거 음모론을 합리화하고 부추기는 메시지뿐"이라고 주장했다.
여야 모두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규명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해법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통한 선관위 책임 규명과 제도 개선에 방점을 찍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소청과 특검 필요성을 함께 제기하고 있다.
국정조사 계획서 의결을 앞두고 여야 공방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선관위 관리 부실 책임론에서 출발한 논의가 재선거 소청과 부정선거론 논쟁으로 번지면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지방선거 이후 정국의 주요 쟁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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