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지난해 은행권 사회공헌 규모가 사상 처음 2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관련 현장조사에서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을 첫 타깃으로 정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은행검사1국은 지난 9일부터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사회공헌활동 및 광고 집행 현황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을 시작으로 신한·KB·하나금융지주와 주요 시중은행으로 점검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특정 금융사의 위법행위를 적발하기 위한 특별검사 성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조사 첫 대상으로 우리금융이 선정됐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우리은행, 순이익 감소에도 사회공헌 증가폭 32.9%로 1위
실제 지난해 우리은행의 사회공헌 집행 규모는 3089억9900만원으로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지는 않았지만 증가 폭은 가장 컸다. 2024년 2325억2700만원에서 1년 만에 3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4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사회공헌 규모는 큰 폭으로 늘었다.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비중 역시 우리은행이 11.85%로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KB국민은행(9.29%), 신한은행(8.81%), 하나은행(8.58%)과 비교해도 차이가 적지 않았다.
업계 안팎에서는 금감원이 단순히 사회공헌 규모 자체보다 집행 내용의 적정성과 분류 기준을 들여다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연예인·대형 공연 활용 캠페인...브랜드 홍보vs사회공헌
이번 조사의 핵심 쟁점은 사회공헌과 광고의 경계다. 일부 금융회사들이 공익 광고나 대규모 문화행사, 지역사회 이벤트 등을 사회공헌 비용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브랜드 홍보 효과가 상당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유명 연예인이나 대형 공연을 활용한 행사, 각종 캠페인 등이 사회공헌 실적으로 집계되는 과정에서 공공성과 상업성이 혼재돼 있다는 문제의식이 적지 않았다.
우리금융 역시 최근 수년간 대형 문화행사와 공익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활동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공헌 실적 산정 과정에서 얼마나 객관적 기준이 적용됐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시각이 나온다.
이 대통령 "금융기관 공공성 강화"....실제 서민금융은 25%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금융기관의 공공성 강화를 언급하며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융당국 역시 은행권이 막대한 이자이익을 거두고 있는 만큼 취약계층 지원과 포용금융 확대를 통해 사회적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하지만 정작 은행권 사회공헌 자금의 상당 부분이 지역행사나 공익사업 명목으로 집행되면서 실제 금융취약계층 지원 효과와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사회공헌활동 규모는 2조156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지역사회·공익 분야가 1조4350억원으로 전체의 66.6%를 차지한 반면 서민금융 분야는 25%인 5389억원에 그쳤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을 시작으로 진행된 이번 금감원 조사를 계기로, 향후 사회공헌 평가의 무게중심이 집행 규모에서 실제 사회적 효과와 공익성 검증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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