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만난 ‘토이 스토리 5’… 변하지 않는 관계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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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토이 스토리 5’가 돌아온다.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토이 스토리 5’가 돌아온다.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장난감들이 맞닥뜨린 가장 큰 위기는 더 이상 새로운 장난감이 아니었다. 영화 ‘토이 스토리 5’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현실을 비추는 동시에 시대가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관계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8일 영화 ‘토이 스토리 5’ 화상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공동 연출을 맡은 맥케나 해리스 감독과 목소리 연기를 소화한 배우 톰 행크스·팀 알렌·조안 쿠삭·그레타 리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토이 스토리 5’는 보니의 새 친구가 된 스마트 태블릿 ‘릴리패드’의 등장으로 전에 없던 위기를 맞은 제시·우디·버즈 등 장난감들이 다시 힘을 합쳐 예측 불가능한 여정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니모를 찾아서’ ‘월-E’ 등을 연출한 앤드류 스탠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엘리멘탈’ 프로듀서 출신 감독 맥케나 해리스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 우디 역의 톰 행크스, 버즈 역의 팀 알렌, 제시 역의 조안 쿠삭이 다시 목소리 연기에 참여했고, 한국계 배우 그레타 리가 새 캐릭터 릴리패드를 연기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디지털 시대에 어른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장난감보다 더 익숙해진 디지털 기기 를 다룬다는 점이다. 이날 맥케나 해리스 감독은 “가장 크게 진전된 부분은 오늘날의 어린이들이 어떤 현실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직접적으로 다루게 된 것”이라며 “요즘 아이들은 장난감과 노는 시간보다 아이패드와 다양한 디바이스, 스크린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설명했다.

극 중 보니는 스마트 태블릿 릴리패드를 접한 뒤 이전과는 다른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에 장난감들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위기와 마주한다. 맥케나 해리스 감독은 “이런 종류의 어려움은 장난감들이 앞선 영화들에서 마주했던 어떤 어려움보다도 더 큰 어려움”이라며 “그 때문에 제시(보니 장난감들의 리더) 역시 큰 걱정을 하게 된다”고 짚었다.

다시 한 번 모두의 공감대를 자극할 ‘토이 스토리 5’.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다시 한번 모두의 공감대를 자극할 ‘토이 스토리 5’.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다만 영화는 기술을 일방적인 악역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맥케나 해리스 감독은 이번 작품이 단순히 장난감과 기술의 대결 구도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계는 나쁘고 놀이가 무조건 좋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쉽겠느냐”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어 “릴리패드 역시 보니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진 캐릭터”라며 “기술과 장난감의 입장을 균형 있게 만들어가는 데 많은 집중을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부모들의 고민도 반영됐다. 맥케나 해리스 감독은 “함께 작업한 많은 제작진이 부모”라며 “아이들이 점점 더 어린 나이에 장난감을 떠나 스크린을 더 좋아하게 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실제 부모들이 겪는 고민과 경험들을 작품에 녹여냈다”고 돌아봤다.

작품의 핵심 키워드는 ‘연결(Connection)’이다. 맥케나 해리스 감독은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놀이는 인간 모두가 가진 본능이라고 생각한다”며 “인간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고, 바로 그 지점이 이번 작품의 키워드”라고 밝혔다. 또 “장난감이든 무엇이든 아이들은 상상력을 발휘하며 놀이를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할, 시리즈의 중심에는 제시가 있다. 맥케나 해리스 감독은 “앤드류 스탠튼 감독이 처음부터 제시가 보니의 방을 이끄는 리더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우디가 앤디의 방을 이끄는 모습은 많이 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른 방식으로 가고 싶었다. 보니의 방을 이끄는 새로운 리더로서 우디와는 또 다른 에너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보니가 성장 과정에서 겪는 여러 어려움, 어린 소녀들이 자라면서 겪는 고민들과 관련해 제시는 매우 훌륭한 리더”라고 강조했다. 맥케나 해리스 감독은 “제시는 보니를 돌봐주는 존재인 동시에 친구이자, 보니가 온전히 믿을 수 있는 존재로 그려진다”며 “제시는 우정과 연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동시에 그것을 위해 자신의 진정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믿는 캐릭터”라고 제시의 의미를 짚었다.

목소리 연기로 작품에 참여한 (왼쪽부터) 톰 행크스·팀 알렌·조안 쿠삭·그레타 리.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목소리 연기로 작품에 참여한 (왼쪽부터) 톰 행크스·팀 알렌·조안 쿠삭·그레타 리.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우들은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시리즈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시 역의 조안 쿠삭은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라고 말했고, 버즈 역의 팀 알렌은 “작은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만나 친구가 됐고 이제는 가족이 됐다”고 했다. 톰 행크스 역시 “1편 이후에도 계속해서 또 하나의 토이 스토리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해 왔다”며 “다시 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안 쿠삭은 이번 작품이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제시의 여정에 공감하는 사람은 부모가 될 수도 있고 아이가 될 수도 있다”며 “아이들이 자라면서 부모는 아이들을 조금씩 내려놓아야 하고, 아이들 역시 기술과 스마트 기기에 둘러싸인 현실 속에서 살아간다. 그런 이야기들이 영화 안에 담겨 있다”고 이야기했다.

30년 가까이 우디를 연기해 온 톰 행크스는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디는 모든 장난감을 통틀어 가장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라며 “30년 동안 함께해 온 만큼 이번에 돌아오면서 그 어떤 캐릭터보다도 큰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다”고 밝혔다.

팀 알렌은 버즈의 새로운 모습을 예고했다. 그는 “관객들이 만나게 될 버즈들은 실제로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라며 “녹음 과정에서 다양한 시도와 애드리브를 했다”고 공개했다. 이어 “버즈가 감정을 느끼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시리즈에 새롭게 합류한 그레타 리는 릴리패드를 연기하며 기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감독들이 릴리패드의 인간적인 면에 집중해 달라고 이야기해 줬다”며 “아들을 키우는 부모로서 기술과 스마트 기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왔는데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제 삶도 돌아보게 됐다”고 고백했다. 

작품 속 한 장면을 언급하며 오늘날 현실에 대한 생각도 공유했다. 그는 “장난감들이 높은 곳에 올라가 동네를 내려다보는 장면이 있는데 마치 좀비 아포칼립스를 보는 것 같았다”며 “거리에는 아이들이 없고 모두가 각자의 공간에서 화면만 바라보고 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기술과 기기는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의 현실”이라며 “이런 주제들을 캐릭터를 통해 탐구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톰 행크스는 한국 팬들을 향해 “관객들이 ‘5’라는 숫자는 잊고 봤으면 좋겠다”며 “우리는 그저 하나의 ‘토이 스토리’다. 지금까지 이어져 온 하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이 스토리 5’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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