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단골손님 ‘숙원공약’] 10년째 반복된 성남 ‘도촌야탑역’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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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숙원사업이 선거철마다 다시 공약으로 소환되는 가운데, 성남 도촌·야탑권 역시 10년 넘게 추가 역사 신설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 사진=김민규 인턴기자
지역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숙원사업이 선거철마다 다시 공약으로 소환되는 가운데, 성남 도촌·야탑권 역시 10년 넘게 추가 역사 신설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 사진=김민규 인턴기자

시사위크=김두완 기자·김민규 인턴기자  선거철이 되면 지역마다 반복해 등장하는 공약들이 있다. 어떤 곳은 ‘지하철 연장’이고, 어떤 곳은 ‘재개발’이나 ‘도로 확장’이다. 수년째 같은 공약이 반복된다는 건 그만큼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라는 뜻이기도 하다. 성남 도촌·야탑권의 ‘도촌야탑역(가칭)’ 신설 논의 역시 그런 사례 가운데 하나다. 도촌야탑역(가칭) 논의는 10년 넘게 선거 때마다 지역 공약으로 거론됐지만 여전히 추진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번 6·3 지방선거 국면에서도 관련 논의가 다시 등장해 주민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 ‘우리 동네 역’ 공약 반복… 주민 불편과 경제성 사이

성남시 도촌동 일대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려면 대체로 버스를 타고 야탑역이나 모란역 등으로 이동해야 한다. 도촌동과 야탑역을 잇는 버스 노선은 있다. 대표적으로 250번은 도촌동행정복지센터에서 출발해 야탑역·종합버스터미널까지 17개 정류장을 지나고, 103번은 도촌동9단지앞에서 출발해 야탑역·종합버스터미널까지 14개 정류장을 거친다. 네이버 지도 길찾기 기준, 도촌동에서 야탑역까지 버스 이동시간은 약 15~20분 수준으로 안내된다. 평일 배차 간격은 250번이 약 10분대, 103번이 약 20~30분 수준이다.

하지만 주민들이 문제로 꼽는 것은 노선 유무보다 출근 시간대 이동시간의 편차다. 출근 시간에는 만원 상태의 버스를 보내고 다음 차량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주민들 설명이다. 버스 한 대를 놓치면 배차 간격만큼 이동시간이 추가로 늘어나는 데다, 도촌사거리 일대 차량 정체까지 겹치며 체감 불편이 커진다는 것이다.

도촌동에 거주하는 정모(25) 씨는 “버스로 도촌동에서 야탑역까지 이동할 때 30분 넘게 걸릴 때도 있다”며 “출근 시간에는 버스가 밀려 그냥 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역까지 연결되는 대체 교통수단이 사실상 버스에 집중돼 있는 만큼 주민들이 느끼는 출퇴근 부담 역시 크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교통 불편을 이유로 주민들 사이에서는 도촌야탑역 신설 요구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도촌야탑역 신설을 요구하는 일부 주민들은 매주 평일 오전 7시 30분부터 9시까지 도촌사거리 일대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취재 당시에도 일부 주민들은 신호 대기 중인 차량을 향해 피켓을 들어 보이며 역 신설 필요성을 알리고 있었다.

도촌사거리 인근에서 한 주민이 ‘도촌야탑역(가칭)’ 신설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주민들은 경기광주권 개발 이후 교통량이 늘면서 도촌·야탑권 교통 불편이 심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 사진=김민규 인턴기자
도촌사거리 인근에서 한 주민이 ‘도촌야탑역(가칭)’ 신설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주민들은 경기광주권 개발 이후 교통량이 늘면서 도촌·야탑권 교통 불편이 심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 사진=김민규 인턴기자

도촌사거리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던 김모(60대·여성) 씨는 “광주권 개발 이후 교통량이 예전보다 훨씬 늘었다”며 “예전에는 출퇴근 시간 정도만 막혔다면 지금은 주말에도 정체가 반복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판교나 분당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도촌·야탑권은 교통 인프라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느낌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중교통뿐 아니라 출근 시간대 차량 흐름 역시 주민들이 체감하는 불편 요소 가운데 하나다. 실제 인턴기자가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오전 7~9시 출근 시간대 도촌동에서 야탑역 방면으로 직접 차량 이동을 해본 결과, 오전 7시 이전에는 10분가량 소요됐지만 오전 8시 전후에는 이동시간이 20분 이상 걸리기도 했다. 특히 경기광주·이천 방면 차량 유입이 집중되는 시간대에는 도촌사거리 일대 교통 정체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다만 모든 주민들이 역 신설에 긍정적인 반응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도촌동 주민 박민철(25) 씨는 “교통이 불편한 건 맞지만 역이 생기면 상권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도촌야탑역(가칭) 논의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수서~광주 복선전철’ 노선에 역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예전에는 ‘도촌역’ 또는 ‘여수·도촌역’ 등으로도 불리기도 했다. 수서~광주 복선전철은 성남·광주권 교통난 해소와 수도권 동남부 철도망 확충 등을 목적으로 추진된 국가철도사업으로, 서울 수서역에서 성남 모란역을 거쳐 경기광주역까지 연결된다. 다만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현재 사업 기본계획에는 도촌·야탑권 정차역이 포함돼 있지 않다.

도촌·야탑권에서는 도촌사거리 일대 교통 혼잡과 철도 접근성 부족을 이유로 중간역 신설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치권에서도 이 같은 지역 요구를 반영해 선거 때마다 관련 공약을 내놨다. 2015년 중원구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시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가 ‘도촌역’ 신설을 공약으로 제시했고, 새정치민주연합 정환석 후보도 ‘광주-도촌-여수-시청-모란-수서’ 노선 지하철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도 추가 역사 신설 논의가 이어져 왔다.

수서~광주 복선전철 사업의 국토교통부 기본계획에는 도촌·야탑권 정차역이 포함돼 있지 않지만, 주민들은 도촌사거리 인근 추가 역사 신설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수서~광주 복선전철 사업의 국토교통부 기본계획에는 도촌·야탑권 정차역이 포함돼 있지 않지만, 주민들은 도촌사거리 인근 추가 역사 신설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도 도촌야탑역 논의는 다시 등장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후보와 신상진 국민의힘 성남시장 후보 모두 교통 공약에 도촌야탑역 신설 추진을 포함시키면서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피로감이 동시에 존재한다. 도촌·야탑권 주민들 사이에서는 “선거 때마다 같은 이야기가 반복된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하지만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경제성과 사업성 문제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도촌야탑역(가칭) 신설을 추진하는 주민 측이 공개한 2020년 국토교통부 설명자료에 따르면 당시 추가 역사, 즉 가칭 ‘여수·도촌역’ 신설안의 경제성(B/C)은 0.89 수준으로 분석됐다. B/C는 비용 대비 편익을 뜻하는 경제성 지표다. 사업 추진에 들어가는 비용보다 기대되는 편익이 얼마나 큰지를 수치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1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는 사업으로 판단한다. 당시 분석 결과인 0.89는 사업 편익이 비용에 다소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국토부는 당시 이용 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는 검토 결과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는 현재 도촌야탑역 관련 사전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상진 성남시청 교통기획과 광역철도팀장은 “관련 법령상 경제성(B/C) 확보가 전제돼야 국토교통부에 역 신설을 정식 건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민들 사이에서 거론되는 과거 경제성 수치와 관련해서는 “해당 수치는 도촌야탑역 자체의 경제성이 아니라 역이 추가됐을 때 수서~광주 복선전철 전체 노선의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라며 “현재 시가 검토하는 것은 역 자체의 경제성”이라고 말했다.

성남시에 따르면 현재 사전타당성조사에서는 주변 개발 계획 반영 여부도 변수로 꼽힌다. 이상진 팀장은 “야탑밸리나 분당 재건축 같은 개발 계획도 향후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경제성 분석에는 인허가 등 일정 절차가 진행된 사업만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경제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성남시 설명이다. 이상진 팀장은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과를 발표하면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며 “주민 요구와 별개로 관련 절차와 기준에 따라 검토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교통 불편 속에서 도촌야탑역(가칭) 논의는 10년 넘게 선거철마다 지역 공약으로 등장해왔다. 다만 주민 체감 불편과 국가철도사업의 경제성 기준 사이 간극이 이어지면서, 실제 사업 추진 여부를 둘러싼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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