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내년에 주전 유격수 시킵니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2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위와 같이 분명하게 밝혔다. 김도영은 26일 고척 키움전을 마치고 지난주부터 유격수 자리에서 펑고를 받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유격수 프로젝트’의 시작이다.

KIA는 박찬호(두산 베어스)가 나간 뒤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심도 깊은 논의를 해왔다. 우선 아시아쿼터 제리드 데일로 국내 유격수 요원들의 성장시간을 벌고자 했다.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은 장기적으로 김도영이 주전 유격수를 맡아야 한다고 여겼고, 지난 2월 아마미오시마 스프링캠프에서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나 김도영에게 곧바로 유격수 훈련을 시킬 수 없었다. 우선 지난해 햄스트링을 세 차례나 다치면서 30경기밖에 못 뛰었다. 더구나 실전 복귀 무대가 KBO리그가 아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었다. 어차피 국가대표서 유격수를 할 일이 없는데, 무리하게 스프링캠프에서 유격수 훈련을 시킬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시즌에 돌입했고, 데일이 예상외로 공수에서 기대이하의 모습을 보여주자 이범호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박민, 김규성, 정현창에게 우선 기회를 적극적으로 주되, 내년엔 김도영을 본격적으로 주전 유격수로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구단도 시라카와 케이쇼 영입에 나서면서 이범호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도영이 27일 고척 키움전까지 KIA가 치른 50경기를 전부 건강하게 소화했기 때문에 내린 결단이기도 하다. 이제 김도영은 부상 트라우마에선 거의 벗어났다. 벤치에선 여전히 도루를 자제 시키는 등 조심하지만, 이범호 감독은 내년을 위해 조금씩 유격수 훈련도 병행시키기 시작했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김도영의 유격수 수비 훈련은 큰 관전포인트다.
김도영이 유격수를 맡으면 KIA의 역사는 물론, 한국야구의 역사까지 꿈틀거릴 수 있다. 강정호 밖에 하지 못한 40홈런 유격수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가 김도영이다. 고교 시절까지 유격수를 봤기 때문에 유격수의 기능 소화는 문제없다. 프로 타자들의 타구 처리에만 익숙해지면 된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의 유격수 변신이 성공적일 것이라고 믿는다.
이범호 감독은 “조금씩 시키고 있다. 느낌도 괜찮다고 하고, 유격수와 3루수는 움직임의 차이가 엄청 크다. 마무리훈련을 하고 스프링캠프에 준비를 하고 들어가야 좋지 않을까 싶다. 우선 지켜보면서, 최대한 늦게 유격수로 보내는 게 본인에게 낫지 않나 싶다”라고 했다.
충분히 여유를 갖고 준비하고, 박민, 김규성, 정현창의 존재감도 있다. 김도영이 천천히, 조심스럽게 유격수 전환을 시도할만한 환경이 갖춰졌다. 이범호 감독은 “도영이도 유격수로 가면 흔들릴 것이다. 내년을 위해서 고민해야 한다. 체력적으로 괜찮은지, 다리가 괜찮은지 체크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은 “내년엔 (유격수)시킵니다. 두 포지션 왔다 갔다 하면 손해다. 차근차근 준비해서 내년엔 주전 유격수를 시킬 생각을 갖고 있다. 해보고 잘 되면 초반부터 시킨다. 실수도 나오고 변화도 생길 수 있는데 그런 부분까지 생각하고 있다. 유격수로 만들기 위해 버텨줘야 하는 것들도 있다. 시간은 필요하다”라고 했다.

김도영의 유격수 전환이 혹여 실패로 돌아가면 3루수로 계속 뛰면 된다. 만약에 유격수 전환이 성공한다면? 김도영이 훗날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 몸값이 확 튀어 오를 수 있다. 김도영의 천재성을 감안할 때 한국야구 역사가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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