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서울 서소문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 사고의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사고 전 이미 구조물의 위험 신호가 감지됐음에도 관계 당국의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소문고가차도는 2019년 정밀안전진단에서 사용 제한이 필요한 ‘D등급’ 판정을 받은 노후 구조물이다. 준공 후 60년 가까이 도심 물류의 핵심축 역할을 해온 이 고가는 2021년 바닥판 탈락, 2024년 보 콘크리트 탈락 및 내부 강선 파손 등 지속적인 훼손을 겪어왔다. 시는 그간 보수와 중차량 통행 제한 등의 임시 조치를 취했으나 구조적 한계로 철거를 결정했다.
문제는 사고 당일 현장의 대응이다. 오전 2시30분께 상판 일부가 2.9㎝ 내려앉는 붕괴 전조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즉각적인 전면 통제나 구조물 보강 조치는 없었다. 특히 서울시 담당자가 침하 사실을 보고받은 시각은 4시간30분이 지난 오전 7시였던 것으로 파악돼 늑장 보고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더욱이 이후 별도의 보강 없이 오후 2시 점검 인력 9명이 하부에 진입했다가 30분 만에 구조물이 붕괴하며 3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침하 징후가 확인된 D등급 노후 시설임에도 시방서에 명시된 버팀대조차 설치하지 않은 채 인력을 투입한 것은 명백한 안전 관리 부실이라고 지적한다.
수사 당국은 본격적인 책임 규명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날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로부터 안전관리계획서와 입찰·발주 계약서 등 관련 자료를 임의 제출 형식으로 확보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정밀 감식을 진행했으며,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철거 공사 규정과 안전 수칙이 실제 현장에서 준수됐는지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사고 구간의 잔해를 정리하고 철거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는 향후 40시간 동안 집중 작업을 통해 공중 비계 철거와 바닥판 파쇄를 진행하고, 철로 복구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코레일과 협의해 복구 작업을 조속히 진행하고 있으나, 이번 사고로 인해 서울~행신 간 KTX 운행 중단 등 시민 불편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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