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를 둘러싼 장밋빛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증권가는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구조적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코스피 상단 전망치를 잇달아 높이고 있다. 일부 해외 투자은행(IB)에선 코스피 1만 돌파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올해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를 7000~9300선으로 제시했다. 낙관적 시나리오에선 코스피 9900선까지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일본계 투자은행 노무라는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7500~8000선에서 최대 1만1000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증권가가 공격적인 전망을 내놓는 배경에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 기대가 자리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AI 서버 투자 경쟁에 나서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노무라는 범용 메모리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슈퍼사이클 가능성을 근거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59만원,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400만원으로 각각 제시했다. AI 인프라 확대 흐름이 향후 수년간 지속되며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반도체 호황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 메모리 업황이 공급 부족에 따른 단기 사이클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AI 확산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HBM과 범용 메모리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업황 장기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에 노출되며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코스피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과거 경험칙상 매수시 승률이 높았던 8.0배를 밑돌고 있다”며 “현재 코스피 이익 컨센서스가 추가 상향 없이 연말까지 이어진다는 전제 하에 과거 장기 평균 PER인 10.0배를 적용해보면 코스피 1만 포인트 돌파 시나리오도 현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중심의 상승세 이후 업종별 순환매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는 조선·방산·은행 등 경기민감주와 가치주를 비롯해 로봇·바이오·2차전지 등 성장주로 수급이 확산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다만 증시 과열 우려도 남아 있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서 장기화되거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5%를 웃돌 경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I 기대감이 강한 만큼 대외 변수 변화에 따라 차익실현 매물이 빠르게 출회될 수 있다는 경계감도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업, 이란전 종전협상, 유가 급등과 금리 등 시장을 억눌렀던 악재가 호재로 바뀌며 역대급 상승세가 나타났다”며 “다만 원달러 환율과 변동성 지수가 여전히 높은 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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