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빠져나온 첫 韓 유조선, 남은 25척은 언제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 있던 한국 선박 가운데 HMM(011200) 유조선 1척이 처음으로 해협을 빠져나오면서, 남은 선박들의 이동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막혀 있던 통항 협의가 실제 선박 이동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신호다. 하지만 중동 해역의 군사적 긴장과 이란의 해상 통제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해운업계는 신중한 분위기다.

21일 해운업계와 외교당국 등에 따르면 HMM이 운용하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위너호'는 이란 측과의 협의를 거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이 선박은 쿠웨이트산 원유를 싣고 울산항으로 향하던 중 전쟁 여파로 카타르 인근 해역에 머물러 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선박에 실린 원유 규모가 200만배럴이라고 설명했다.

유니버설 위너호는 중동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첫 한국 선박이다. 해당 선박이 이동하면서 해협 안쪽에 남은 한국 관련 선박은 25척으로 줄었다. HMM은 정부 지원으로 유조선 1척이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며, 남은 한국 선박들도 조속히 이동하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통항은 지난 4일 HMM 나무호 피격 이후 이뤄졌다. 정부 합동 조사 결과 나무호 사고는 미상 비행체의 타격에 따른 군사적 공격으로 파악됐고, 이후 정부와 선사들은 호르무즈 해협에 머물던 한국 선박의 안전 확보와 이동 방안을 놓고 이란 측과 협의를 이어왔다.


유니버설 위너호의 통항은 제한적 협의가 실제로 작동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이번에 빠져나온 선박이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원유 수송은 국내 에너지 수급과 직결된다. 선원 안전 문제와 함께 정부가 협의 과정에서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해운업계에서는 유니버설 위너호가 먼저 이동한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나무호와 같은 HMM 소속 선박이라는 점, 국내 정유사 원유 수급과 연결된 선박이라는 점, 유조선 특성상 에너지 안보 차원의 명분이 분명했다는 점 등이 거론된다. 다만 이란 측이 해당 선박의 통항을 허용한 구체적 배경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사례를 곧바로 연쇄 통항의 출발점으로 보기는 어렵다.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맞물린 해역이다. 해협 통과는 선박 운항 판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선원 안전, 보험, 화물 계약, 외교 협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함께 얽힌다. 특히 나무호 피격 이후 한국 선박의 이동은 상업 운항보다 안전 확보와 외교 조율의 성격이 커졌다.

남은 선박의 종류도 다양하다. HMM을 비롯해 팬오션, 장금상선, SK해운 등이 운용하는 선박들이 해협 안쪽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유조선뿐 아니라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등 일반 화물선도 포함돼 있다. 선박별 화물 성격과 목적지, 승선 인원, 계약 상황이 달라 통항 순서와 조건도 달라질 수 있다.

유니버설 위너호가 빠져나왔지만 해운업계의 부담이 바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해협에 선박이 묶이면 운항 일정이 밀리고, 화물 인도 일정과 용선 계약에도 영향을 준다. 중동 해역 위험이 커질수록 전쟁보험료와 운항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중동 리스크는 해상 운임에도 반영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한국형 컨테이너 운임지수(KCCI)는 전주보다 167포인트 오른 2361을 기록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같은 기간 187포인트 오른 2141로 집계됐다. 운임 상승에는 중동발 비용 증가, 우회 운항, 항만 차질, 연료비 부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남은 선박의 안전 통항을 위해 이란 측과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협의 속도와 범위는 현지 정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란의 통제 수위, 미국의 군사 압박, 나무호 피격 조사 결과, 선박별 화물 특성이 모두 변수로 남아 있다.

유니버설 위너호의 통과는 막혀 있던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첫 틈을 냈다. 하지만 한 척의 이동이 해운 물류 정상화를 뜻하지는 않는다. 남은 선박들이 어떤 순서와 조건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 이 과정에서 선원 안전과 국내 수급 차질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다음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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