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기자의 ‘드라이빙’] 로터스 스포츠카 에미라, 불편하지만 재밌는 차

시사위크
로터스 마지막 내연기관 스포츠카 에미라는 독특한 외관이 눈길을 끄는 스포츠카다. / 로터스코리아
로터스 마지막 내연기관 스포츠카 에미라는 독특한 외관이 눈길을 끄는 스포츠카다. / 로터스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오승현 인턴기자  로터스의 마지막 내연기관 스포츠카 에미라는 스포츠카 본래의 특성을 가장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모델이다. 특히 낮게 깔린 차체와 단단한 서스펜션은 불편한 요소로 느껴질 수 있지만, 매력적인 엔진음과 기대 이상의 연료효율(연비)은 스포츠카의 불편함을 상쇄시키는 요소로 평가된다.

로터스는 지난달 15일 소규모 미디어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시승행사에서는 스포츠카 모델인 에미라를 선택해 시승했다. 시승코스는 서울 강남에 위치한 로터스 전시장에서 가평을 오가는 구간으로 구성됐다. 도심 주행부터 고속 주행 느낌을 체험하기에 적합했다.

로터스 에미라는 독특하면서도 우아한 외관 디자인을 갖춰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실내 인테리어는 빠르게 달리는 스포츠카의 성격을 잘 반영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심플함을 강조했다.

로터스 에미라는 고카트 필링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스포츠카다. / 로터스코리아
로터스 에미라는 고카트 필링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스포츠카다. / 로터스코리아

먼저 외관에서 눈길을 끄는 요소는 보닛 형상이다. 일반적인 차량들은 보닛이 밋밋하거나 굵은 캐릭터라인을 그어 입체감을 강조하지만, 로터스 에미라는 보닛의 중앙부를 잘록하게 설계하면서 보닛 좌우 부분은 움푹 들어간 독특한 모양으로 설계했다. 보닛은 열리지 않는다. 대신 프런트 범퍼에서부터 보닛 상단으로 공기가 흐를 수 있도록 뚫려있다. 이는 주행 간 맞는 바람을 범퍼와 라디에이터그릴로 들이마셔 보닛으로 뿜어내는 구조로 설계한 것이다.

이러한 에어덕트는 측후방, 뒷바퀴 앞쪽에도 설치됐다. 로터스 스포츠카는 대부분이 미드십으로 만들어졌으며, 에미라 역시 캐빈룸 후방에 엔진을 탑재한 미드십 스포츠카다. 이러한 만큼 주행 간 엔진 냉각이 중요한데, 측후방에 설계된 공기흡입구는 주행 간 공기흐름을 자연스럽게 하면서 동시에 엔진과 타이어, 브레이크의 냉각을 고려한 설계로 보인다.

차체는 짧고 넓다. 앞뒤 길이는 국산 준중형 세단보다 짧은 약 4.4m(4,415㎜), 좌우 폭은 약 1.9m(1,895㎜) 정도로 국산 준대형 세단과 비슷한 수준이다. 사이드미러를 포함한 너비는 약 2.1m(2,092㎜)에 달한다. 짧고 넓은 만큼 고속주행 안정감이 뛰어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로터스 에미라 실내에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2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 사진=오승현 인턴기자
로터스 에미라 실내에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2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 사진=오승현 인턴기자

실내는 단조롭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2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공조기는 다이얼과 물리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게 설계했다. 오디오 볼륨을 조절도 다이얼을 돌려 할 수 있고, 비상등도 물리 버튼으로 적용되는 등 직관성이 뛰어난 설계가 돋보인다. 또한 빠르게 달리는 게 목적인 스포츠카인 만큼 주행 간 다른 것에는 신경 쓰지 말고 주행에만 집중하라는 것으로 보인다.

편의사양으로는 무선 안드로이드오토 및 애플카플레이를 지원하는 점과 전동 조절 시트 및 운전석 메모리 시트 기능이 탑재된 정도다. 또 오디오는 옵션으로 KEF 스피커를 선택할 수 있다. KEF는 1961년 영국 켄트에서 설립된 오디오 브랜드로, 1992년 홍콩 골드피크테크놀로지그룹(GP그룹)에 인수됐다. 현재는 GP어쿠스틱스 산하 브랜드로 운영되지만, 핵심 연구개발과 정체성은 여전히 영국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로터스 에미라 조작버튼은 대부분 물리 버튼과 다이얼 방식이 적용됐다. 스포츠카인 만큼 직관성을 고려한 인테리어로 보인다. / 사진=오승현 인턴기자
로터스 에미라 조작버튼은 대부분 물리 버튼과 다이얼 방식이 적용됐다. 스포츠카인 만큼 직관성을 고려한 인테리어로 보인다. / 사진=오승현 인턴기자
로터스 에미라 컵홀더는 스포츠카인 만큼 세단이나 SUV에 비해 작은 사이즈로 설계됐다. / 사진=오승현 인턴기자
로터스 에미라 컵홀더는 스포츠카인 만큼 세단이나 SUV에 비해 작은 사이즈로 설계됐다. / 사진=오승현 인턴기자

수납공간은 시트 후방과 기어노브 아래 공간, 컵홀더 2구, 콘솔박스 정도로 구성됐다. 시트 후방에는 가방 2∼3개 정도 보관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어노브 아래 공간에는 지갑이나 작은 접이식 우산 등을 보관하기에 적합하다. 컵홀더는 사이즈가 다소 작아 500㎖ 생수병보다 부피가 큰 텀블러는 수납이 어려워 보인다. 콘솔박스도 공간이 넓지는 않다.

트렁크 공간은 스포츠카 치고는 널찍하다. 백팩을 눕혀 수납하면 4개까지는 넣을 수 있고, 그 위에 돗자리나 접이식 캠핑용 의자까지는 얹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인승 스포츠카임에도 로터스 에미라의 트렁크 공간은 여유롭게 구성됐다. / 사진=오승현 인턴기자
2인승 스포츠카임에도 로터스 에미라의 트렁크 공간은 여유롭게 구성됐다. / 사진=오승현 인턴기자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면 에미라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 시승 모델은 2.0ℓ 메르세데스-AMG 터보차저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다. 속도를 높이려 가속페달을 밟으면 캐빈룸 후방에 탑재된 엔진의 터보차저가 열리면서 공기를 빨아들이고 내뱉는 소리는 이 차의 매력 포인트다.

또 고속도로에서 80∼100㎞/h의 속도로 주행할 때 엔진음과 배기음은 웅장하고 파워풀하면서도 부드러워 가속페달을 더 깊게 밟고 싶어지는 요소다.

2인승 미드십 엔진 스포츠카인 만큼 편안한 차량은 아니다. 시트 포지션은 제주도나 놀이공원에 있는 카트만큼 낮아 바닥에 붙어 달리는 느낌이며, 주행 간에 노면의 요철과 굴곡, 그리고 차체 진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진짜 고카트’ 같은 모델이다.

로터스 에미라는 시트 포지션이 낮아 고카트 필링을 극대화한 스포츠카로 평가된다. / 로터스코리아
로터스 에미라는 시트 포지션이 낮아 고카트 필링을 극대화한 스포츠카로 평가된다. / 로터스코리아

승차감이 약간 불편하긴 하지만 주행의 재미를 위해 이 차량을 구매했다면 감내해야 하는 요소다. 또 무게를 최대한 가볍게 하고 달리기 성능에 초점을 맞춘 로터스의 정통 미드십 스포츠카인 만큼 중량이 늘어날 수 있는 통풍 시트 기능은 적용되지 않았다. 로터스 에미라 외에도 타사의 2인승 스포츠카에도 통풍시트 기능은 대체로 적용되지 않는다. 로터스 에미라를 포함해 2인승 스포츠카를 선택하는 소비자라면 통풍 시트가 없는 점까지 이해해야 한다.

스포츠카인 만큼 달리기 성능과 함께 제동 성능도 뛰어나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 반응성이 즉각적이다. 공차중량은 1,405㎏으로 가벼우면서 최고출력은 364마력, 최대토크는 43.9㎏·m로 파워풀한 주행성능을 갖춘 만큼 이 차량을 바로 잡아 세울 수 있는 정도의 제동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다만 브레이크 반응이 민감한 만큼 저속에서 가감속을 반복할 때는 약간 꿀렁이는 느낌이 느껴지는데, 익숙해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로터스 에미라의 조작부는 단조롭게 구성됐는데, 달릴 때는 운전에 집중하라는 의미로 느껴진다. / 사진=오승현 인턴기자
로터스 에미라의 조작부는 단조롭게 구성됐는데, 달릴 때는 운전에 집중하라는 의미로 느껴진다. / 사진=오승현 인턴기자

승차감과 브레이크가 민감한 점 외에는 큰 불만이 없는 차량이다. 고속 주행 비중이 80% 정도의 시승 코스에서 연비는 13.5㎞/ℓ 이상을 기록했다. 고성능 스포츠카인 점을 감안하면 효율적으로 평가된다. 고성능 스포츠카라고 하면 연비가 10㎞/ℓ 미만인 경우가 대다수인데, 로터스 에미라는 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갖춘 스포츠카인 셈이다. 배기량도 2,000㏄ 이하라 세금이 적어 유지비 측면에서는 만족도가 높은 스포츠카로 평가된다.

로터스 에미라는 로터스 브랜드의 마지막 내연기관 스포츠카다. 현재 국내에는 약 20대 안팎의 재고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판매 중인 물량을 소진한 후 추가로 물량을 들여올지는 확정된 게 없다. 사실상 현재 판매 중인 모델이 ‘라스트 에디션’인 셈이다.

주행 성능과 효율성, 합리적인 유지비, 그리고 독특한 디자인과 희소성을 갖춘 스포츠카를 고려한다면 로터스 에미라가 제격으로 보인다.

 

촬영 및 편집 = 제갈민 기자, 오승현 인턴기자, 이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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