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노조 탄압 혐의로 진행중인 1심 재판이 2년 가까이 늘어지고 있다. 그러나 피고인 수와 신청한 증인이 많아 판결까지 갈 길이 멀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류경진)는 허 회장 외 SPC 전·현직 임직원 18명에 대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에 대한 92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피비파트너즈 노무 총괄위원 정 모 전무의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정 전무는 황재복 SPC 전 대표와 함께 민주노총 소속 파리바게뜨 지회(민노지회) 조합원들에게 노조 탈퇴 종용과 인사 불이익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024년 6월 열린 첫 재판에서 황 전 대표는 "허 회장의 지시로 제조기사들에게 민노지회 탈퇴를 종용하고, 해당 작업을 회사에서 주도했다"며 혐의를 일부 시인한 바 있다. 허 회장 측은 혐의를 부인하며 "민노지회가 불법 시위를 계속해서 제조(제빵) 기사들에게 민노지회 탈퇴와 한국노총 소속 피비파트너즈 노조(피비노조) 가입을 권유했지만, 불이익 위협이나 이익 제공 약속은 없었다"면서 불법적 방식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번 증인신문에서 정 전무는 지난 재판에서 황 전 대표가 "탈퇴 종용을 정 전무에게 지시·전달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관여한 바 없으며 허 회장 지시 여부도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2021년 당시 황 전 대표는 각 지역별 사업부장들에게 민노지회에서 탈퇴한 조합원이 피비노조로 가입한 비율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행위가 허 회장의 지시로 이뤄졌는지 여부는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피비파트너즈는 파리바게뜨 매장에 제빵 기사, 카페 기사 등을 파견하는 그룹 계열사다.
검찰은 SPC 측이 민노지회 임종린 대표 지위 상실과 입지를 약하게 만들기 위해 회사에 우호적인 피비노조 규모를 키우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민노지회 측은 SPC그룹의 제빵사 파견 등을 문제삼아 근로자 처우 개선 등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
2017년 9월 고용노동부는 민노지회 측의 문제제기로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제빵사 5천300여명 불법파견에 대해 시정을 지시했다. 이후 그룹은 피비파트너즈를 설립해 제빵사들을 고용했고, 이듬해 1월 파리바게뜨 운영사 파리크라상과 동일 수준 임금과 복리후생 보장 등의 사회적 합의를 맺었다.
이후로도 민노지회가 사회적 합의 이행 촉구를 이어가고 임 지회장이 근로자대표로 선출되자, 허 회장이 이를 견제하며 시위 근절을 위해 민노지회 조합원 수를 줄이라고 지시했다는 게 검찰의 시선이다. 결국 2019년 8월 피비노조가 과반이 되면서 임 지회장은 근로자 대표 지위를 잃었다.
검찰에 따르면 허 회장 등은 2021년 2월부터 약 1년 6개월 동안 민노지회 조합원들에게 승진인사 평가를 낮게 주는 등 탈퇴를 종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570명 중 560명이 민노지회를 탈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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