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둔 정당법 개정 논의, 바뀌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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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법 개정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쟁점별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제도 변화는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 뉴시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법 개정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쟁점별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제도 변화는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정당법 개정 논의는 선거를 앞두고 어김없이 등장한다. 6·3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정치권은 다시 정당 구조와 공천 방식, 당원 참여 확대 등을 거론하며 개정 필요성을 꺼내 들었다. 그러나 이 장면은 낯설지 않다. 선거를 앞두고 논의가 부상했다가, 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되는 흐름은 반복돼 왔다.

◇ 선거 때마다 쏟아진 정당법 개정안, 바뀐 건 ‘3건’

이 같은 반복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건국대 김은경 교수가 지난 10일 열린 ‘2026년 한국정당학회 춘계학술회의’에서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회에서 발의된 정당법 개정안은 150건에 달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실제 입법으로 이어진 것은 3건에 그쳤다. 개정 논의가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개정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핵심이다. 정당법은 늘 손봐야 할 제도로 지목되지만 결과적으로는 바뀌지 않는 법으로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단순한 입법 지연이 아니다. 정당법 개정 논의가 작동하는 방식 자체가 상황적인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발의는 특정 시점에 집중된다. 탄핵, 선거제 개편, 선거 국면 등 정치적 계기가 있을 때 개정안이 쏟아지고, 이후에는 동력이 급격히 약화된다. 제도 개혁이라기보다 정치 일정에 반응하는 ‘사건형 논의’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 같은 흐름은 정당법을 살펴보면 더 분명해진다. 현행 정당법의 기본 틀은 1960년대 제정 이후 큰 변화 없이 유지돼 왔다. 선거를 앞두고 개정 논의가 집중되지만 실제로는 법의 틀을 바꾸기보다 일부 조문을 손보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정당의 설립과 조직, 활동, 해산까지 전반을 포괄하는 방식은 그대로 둔 채 부분적인 수정이 반복돼 온 셈이다.

정당법은 정당 활동을 보장하는 동시에 강한 규율을 부과하는 성격을 함께 갖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범위가 넓고 적용 방식이 중앙당 중심으로 짜여 있다는 점이다. 정당의 조직 구성과 당원 관리, 재정 운영뿐 아니라 내부 의사결정까지 법의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정치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이를 따라가는 제도 변화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법은 그대로인데 정치만 변하면서 그 간극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22대 국회에서 발의된 정당법 개정안 주요 쟁점을 정리한 표. 지역정당·지구당 부활에 가장 많은 비중이 쏠린 가운데, 정치기본권 확대와 정당 규제 완화 등 다양한 개정 방향이 함께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 그래픽=이주희 기사
제22대 국회에서 발의된 정당법 개정안 주요 쟁점을 정리한 표. 지역정당·지구당 부활에 가장 많은 비중이 쏠린 가운데, 정치기본권 확대와 정당 규제 완화 등 다양한 개정 방향이 함께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 그래픽=이주희 기사

이런 간극은 개정 논의의 방향에서도 반복된다. 실제 제22대 국회에서 발의된 정당법 개정안을 살펴보면 가장 큰 비중이 지역정당·지구당 부활에 쏠려 있다. 중앙당 중심 구조를 완화하고 지역 정치 기반을 복원하자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정당 조직 운영 완화, 정치기본권 확대, 등록 규제 완화 같은 쟁점도 함께 제기되면서 개정 논의는 하나의 방향으로 모이기보다 여러 갈래로 분산되는 양상도 보였다.

하지만 개정 논의가 쉽게 접점을 찾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다. 참여를 넓히면 기존 지도부의 통제력이 약해질 수 있고, 규율을 강화하면 당원 확대나 개방 요구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 개정 논의가 이어지면서도 방향을 정하지 못하는 이유다. 결국 정당별 이해관계와 맞물리면서 쉽게 결론에 이르지 못한다.

그럼에도 개정 방향에 대해서는 일정한 문제의식이 제시된다. 김은경 건국대 교수는 정당법 개정안 발의 동향을 분석하면서 부분적인 조문 수정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정당 운영 전반을 함께 설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정 논의가 반복되는 이유 자체가 단편적인 수정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는 당원 참여 확대와 조직 운영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이 제시된다. 당원 가입과 활동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고 경선 과정에서 참여 폭을 넓히는 방식이다. 동시에 재정 투명성과 책임성 확보를 위한 규율은 유지하되, 정당 내부 운영에 대한 과도한 법적 통제는 줄여야 한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정당 조직 구조와 관련해서는 지역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윤왕희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원은 중앙당 중심 구조가 지속되면서 지방 정치 기반이 약화됐다고 지적하며, 지구당과 같은 하부 조직을 제도적으로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정당 활동 방식의 변화에 맞춘 제도 정비 필요성도 제기된다. 온라인 당무나 전자투표 등 디지털 기반 활동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법적 장치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러한 해법 역시 현실 정치의 벽을 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정당법 개정이 단순한 제도 정비를 넘어 공천 권한과 조직 통제 등 정당 내부 권력 구조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정당법 개정 논의는 방향에 대한 공감대와 실행 가능성 사이에서 멈춰 있는 상태라는 평가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시작된 논의가 반복에 그칠지, 아니면 실제 제도 변화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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