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드디어 돌아왔다.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드디어 대구 마운드에 올랐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더할 나위 없었다.
원태인은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4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등판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원태인은 지난 시즌 정규시즌 166⅔이닝, 포스트시즌 17⅔이닝을 소화했다. 도합 184⅓이닝이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모두 개인 최다 이닝이다. 여기에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참가를 위해 평소보다 빨리 폼을 끌어올렸다. 그러다 오른쪽 팔꿈치 굴곡근에 탈이 났다. 다행히 부상이 심하지 않아 3턴만 거르고 돌아올 수 있었다.

오랜만에 1군 마운드라 긴장했을까. 1회부터 쉽지 않았다. 첫 타자 김주원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최정원에게 안타를 맞았다. 이어 맷 데이비슨에게 몸에 맞는 공, 박건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1사 만루에 몰렸다. 갑자기 6연속 볼을 던지며 제구에 이상이 생겼다.
'에이스'의 진가가 발휘됐다. 원태인은 흔들리지 않고 초구 체인지업을 바깥쪽 꽉찬 코스에 넣었다. 오영수가 이를 때려 평범한 유격수 방면 땅볼을 쳤다. 유격수-1루수 병살로 이닝 종료.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2회 선두타자 이우성에게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맞았다. 다시 무사 2루 위기. 원태인은 서호철을 투수 땅볼, 신재인을 헛스윙 삼진, 김정호를 루킹 삼진으로 잡았다. 특히 김정호를 돌려 세우는 5구 148km/h 직구가 백미였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으로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2 카운트에서 바깥쪽 낱은 코스를 정확히 찔렀다. 김정호는 손을 낼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비슷한 패턴이 이어졌다. 3회에도 김주원을 안타로 내보냈다. 이후 최정원을 헛스윙 삼진, 데이비슨을 우익수 뜬공, 박건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솎아 냈다.
4회에도 첫 타자 오영수를 안타로 출루시켰다. 이우성을 2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타자와 주자를 바꿨다. 서호철은 3루 땅볼로 잡았다. 이때 이우성은 2루까지 진루. 이때 투구 수는 69구에 달했다. 등판 전 약속했던 투구 수다.


마무리가 아름다웠다. 이례적으로 마운드에 박진만 감독이 올라왔다. 돌아온 에이스에 대한 예우였다. 박진만 감독과 원태인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고, 원태인은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삼성 팬들은 기립박수와 환호로 에이스를 맞이했다. 원태인도 모자를 벗고 팬들에게 인사했다.
다음 투수가 의미심장하다. '삼성의 미래' 장찬희가 올라온 것. 장찬희는 신재인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원태인의 책임 주자를 들여보내지 않았다.
경기는 삼성이 9-3으로 승리했다. 승리 투수는 장찬희다. 2⅓이닝 2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은 장단 14안타를 쳤다. 르윈 디아즈가 4타수 4안타 1홈런 1볼넷 2득점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원태인은 최고 148km/h의 직구를 뿌렸다. 69구를 던졌고 직구(32구), 체인지업, 커터(이상 15구), 투심(4구), 커브(3구)를 구사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6.7%(46/69)가 나왔다.
완벽한 투구는 아니었다. 매 이닝 선두타자가 나갔다. 구속도 기복이 있었다. 제구도 아주 정교하진 않았다.
그럼에도 좋았다. 에이스가 건강하게 돌아왔다. 위기를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했다. 공을 던질 수록 투구가 안정되는 것이 느껴졌다.

왕의 귀환은 더할 나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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