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안 만나는 게 좋지.”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1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웃더니 위와 같이 말했다. 안우진(27)의 복귀전이 자신도 궁금하다면서 “우리나라 최고투수”라고 했다. 실제 안우진은 단 1이닝이었지만,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무난한 복귀전을 치렀다. 특히 포심 159.6km로 가볍게 올 시즌 최고 구속을 기록했다.

기본적으로 안우진은 당분간 ‘빌드업의 시간’이다. 이날 1이닝을 던졌고, 다음 등판서 또 1이닝을 던질 수도 있고 2이닝을 던질 수도 있다. 이후 아프지 않은 걸 확인한다는 가정 하에 3이닝, 4이닝, 5이닝, 6이닝으로 이어간다.
흥미로운 건 안우진이 당분간 선발로테이션의 문법을 파괴할 것이라는 점이다. 4~5이닝을 던지기 전까지는 다른 선발투수를 뒤에 1명 붙인다. 이날 등판한 배동현은 향후 몇 차례 더 안우진과 붙어 다닐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닝 소화가 적기 때문에 굳이 닷새 쉬고 엿새만에 등판하는 현대야구의 선발등판 보편적 루틴을 꼭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게 설종진 감독의 생각이다. 이는 다시 말해 현 시점에서 안우진의 다음 등판 스케줄을 전혀 알 수 없다는 얘기다.
일반적이라면 안우진의 다음 등판은 18일 수원 KT 위즈전이다. 그러나 24개의 공밖에 안 던졌으니 그렇게 오래 쉬지 않을 수도 있다. 17일 수원 KT전은 말할 것도 없다. 어쩌면 14~16일 광주 KIA 타이거즈 3연전 중 한 경기에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9개구단은 당분간 키움 선발로테이션을 전혀 예상할 수 없게 됐다. 안우진의 등판 날짜에 따라 나머지 선발투수들의 등판 일정도 수시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키움이 본의 아니게 9개구단의 전력분석에 혼선을 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키움은 전력이 약하지만, 안우진이 2~3이닝이라도 던진다면 상대가 느끼는 힘은 또 다르다. 안우진을 상대하면 부담이 될 게 확실하다. 키움은 4월에 KIA(광주), KT(수원), NC(고척), 삼성(고척), 롯데(부산)를 차례로 상대한다. 이 팀들은 안우진이 아무래도 신경 쓰일 듯하다.
지금은 괜찮다. 안우진이 전반기에 빌드업을 하고,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정상적으로 긴 이닝 동안 위력을 발휘한다면 나머지 9개 구단의 키움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안우진 등판순번에 당첨되는 팀들은 괜히 손해보는 느낌이 들 수 있다.

선발투수 한 명이 야구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아무리 전력이 약한 키움이라고 해도 안우진이 나오면 까다로운 팀으로 변신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당장 12일 경기서 롯데가 당했다. 나아가 이는 올해 순위다툼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일단 구단들이 안우진의 등판 순번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흥미만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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