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코디 폰세(토론토 블루제이스)급 투수가 수원에 나타났다. 바로 케일럽 보쉴리의 이야기다. 보쉴리는 강속구 없이 어떻게 효과적인 투구를 선보였을까. 비결은 '피치 디자인'이다.
보쉴리는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개막 3연승 행진이다. 또한 17이닝 연속 무실점을 달리고 있다. 3월 31일 한화 이글스전 5이닝 무실점 승리를 시작으로, 4월 5일 삼성 라이온즈전 6이닝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까지 더해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17이닝 무실점은 현재 리그 최장 기록이다.

시작은 완벽했다. 1회 박찬호와 김민석을 루킹 삼진, 박준순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보쉴리의 춤추는 변화구에 두산 타자들은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위기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2회 양의지를 투수 땅볼, 다즈 카메론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여기서 양석환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헌납했다. 2사 2루 위기에서 안재석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3회에도 'KKK' 이닝이 나왔다. 보쉴리는 윤준호를 헛스윙 삼진, 정수빈을 루킹 삼진, 박찬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 냈다. 우타자에겐 스위퍼, 좌타자에겐 체인지업으로 재미를 봤다.
압도적인 투구가 계속됐다. 3회 내야안타, 4회 안타를 하나씩 내줬을 뿐 아웃 카운트 3개를 손쉽게 잡았다.

최고 위기는 6회에 찾아왔다. 2사 이후 박준순에게 우중간 3루타를 맞았다. 양의지와 어렵게 승부한다는 것이 스트레이트 볼넷이 됐다. 보쉴리가 흔들리자 제춘모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선수를 진정시켰다. 계속된 2사 1, 3루에서 카메론과 승부. 2-2 카운트에서 몸쪽 투심을 구사, 3루수 땅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KT는 대거 4점을 지원했다. 7회부터 스기모토 코우키가 등판, 보쉴리는 경기를 마무리했다. KT는 보쉴리의 호투 덕분에 6-1로 승리했다.
강속구 없이도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 이날 최고 구속은 148km/h다. 이제는 KBO리그에서 특출나게 빠르다고 볼 수 없는 구속이다. 총 103구를 던졌고 투심(41구), 스위퍼(32구), 체인지업(11구), 커브(10구), 커터(7구), 포심(2구)을 구사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4.1%(66/103)다.

경기 종료 후 보쉴리는 "한 구종(체인지업)이 잘 안 먹히기도 했는데 그래도 오늘 결과에 만족한다. 수비도 많은 도움을 줘서 만족스러운 경기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투심과 스위퍼의 조합으로 8탈삼진을 잡았다. 8탈삼진은 단일 경기 최다 기록이다. 보쉴리는 "투심과 스위퍼를 섞어 던지는 게 주요하다"라면서 "스위퍼와 투심 자체가 같은 피치 터널에서 나와서 반대로 휘다 보니 타자 입장에서 헷갈리는 것 같다. 같은 구종인 줄 알았는데 반대로 휘니까"라고 설명했다.
폰세급 투구의 비결은 피치 디자인이었다. 설명대로 투심-스위퍼 콤보로 두산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미국에서도 투심-스위퍼 조합이 인기다. 투심과 스위퍼는 실밥을 활용한 최신 투구 이론까지 결합해 급격히 발전했기 때문. 피치 터널을 일치시킨다면 압도적인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보쉴리가 평범한 구속에도 호투하는 이유다.
현재 활약에 대해 묻자 "생각보다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17이닝 연속 무실점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언제든지 점수를 줄 상황은 온다. 그것에 신경 쓰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투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강철 감독은 "선발 보쉴리가 선발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자기 역할을 다했다. 개막 후 3번의 선발 등판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고무적이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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