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서기찬 기자]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발생하는 에어로졸(연기)이 흡연자뿐만 아니라 간접흡연자의 전신 건강을 위협하며, 주변 대기까지 오염시킨다는 종합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인식과 달리, 나노 단위의 독성물질이 온몸 구석구석 침투해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변민광 교수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로렌 월드 교수팀 등과 함께 지난 20여 년간 발표된 전자담배 핵심 연구 사례 140여 편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연간 약리학 및 독성학 리뷰’에 게재됐다.
초미세먼지보다 작은 ‘나노 입자’, 온몸으로 침투
연구진은 전자담배 액상의 주성분인 프로필렌 글리콜과 글리세롤 등이 가열되면 초미세먼지(PM2.5)보다도 더 미세한 나노 입자(PM0.1) 수준의 에어로졸로 변한다는 사실을 지목했다.
이 입자들은 니코틴 및 중금속과 결합해 폐포와 혈관 깊숙이 침투하며, 산화 스트레스 증가와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전자담배 노출에 따른 신체 영향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치명적이다.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키는 나노 입자는 동맥경화와 혈압 상승을 유발하며, 이는 비흡연자보다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을 최대 1.4배까지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뇌 건강 역시 위협받는데, 전자담배 성분은 뇌의 에너지 대사를 방해하고 직접적인 염증을 일으켜 인지 능력을 떨어뜨린다. 특히 뇌의 포도당 이용률을 감소시켜 뇌졸중 발생 시 뇌 손상을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뿐만 아니라 남성의 생식기관에도 영향을 미쳐 정자의 운동성과 농도, 생존율을 저하시킴으로써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밝혀졌다.
환기해도 남는 ‘3차 간접흡연’과 대기오염
간접흡연의 폐해도 심각하다. 전자담배 흡연 후 실내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6㎍/㎥에서 197㎍/㎥로 급등했으며 최대 514㎍/㎥까지 치솟았다.
특히 공기 중의 에어로졸 입자는 환기를 하더라도 벽지나 가구에 수개월까지 달라붙어 영유아 등 비흡연자에게 ‘3차 간접흡연’ 피해를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전자담배 사용량은 급증하는 추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일반 담배 흡연율은 2019년 대비 약 12% 감소했으나, 전자담배 사용률은 약 82% 증가하며 흡연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변민광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자담배가 단순히 폐 건강에만 국한되지 않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에 걸쳐 여러 장기에 독성을 유발한다는 학계의 공통된 결론을 도출해 낸 것”이라며 “달콤한 향기에 가려진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일반 대중과 정책 입안자, 의료 전문가 모두가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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