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금융당국이 중동 분쟁 장기화로 원자재 수급 직격탄을 맞은 석유화학·정유업계를 돕기 위해 80조원 규모의 초대형 금융지원책을 가동한다. 이번 조치는 중동 사태 피해가 예상되는 주요 산업별 '릴레이 간담회'의 첫 행보로, 국가 기반산업인 석화·정유 분야의 유동성 위기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롯데케미칼,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기업과 정책·민간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동상황 피해업종 산업-금융권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석유화학 및 정유산업은 원유 수급과 원가 구조가 중동 공급망과 직결되어 있어 이번 사태의 영향을 가장 먼저,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며 "자동차·조선·건설 등 우리 산업 생태계 전반에 필수 소재를 공급하는 기반산업이 위축되면 실물경제 전반의 활력 저하로 확산될 수 있어 가장 먼저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피해 기업의 유동성 애로 완화를 위해 파격적인 자금 지원에 나선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은 신규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기존 24조3432억원에서 추경 통과 시 26조8432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5대 금융지주를 포함한 민간 금융권도 53조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공급하고 기존 대출에 대한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를 실시한다.
대출 외에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지원도 강화한다. 오늘부터 중동 상황 피해를 입은 중소·중견기업이 신용보증기금의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를 차환 발행할 경우, 상환 비율을 기존 10%에서 5%로 낮추고 후순위 인수 비율과 가산금리도 하향 조정한다. 이번 조치로 향후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약 9000억원 규모의 P-CBO가 혜택을 받게 되며, 이 중 석화 기업 물량은 약 1745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근본적인 산업 체질 개선과 안정화 대책도 추진된다. 산은과 수은은 한국석유공사의 원유 확보를 위한 유동성 지원 방안을 협업 논의 중이며, 사업재편과 재무구조 개선을 지원하는 1조원 규모의 '기업구조혁신펀드 6호'도 이번 달 조성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투자에 착수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미국과 아프리카 등에서 긴급 원료를 확보하고 있으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 중단 가능성도 있다"며 현장 애로를 전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은 기관 간 유기적 협업을 통해 보다 두텁고 체계적인 위기 대응에 나서겠다고 화답했다.
이 위원장은 "산업계의 애로와 금융의 자금 공급 방향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오늘 석화·정유산업을 시작으로 주요 산업 대상 릴레이 간담회를 지속해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신속히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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