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관 급감’이 던진 질문… 전방 의료는 누가 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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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관 임관 인원이 1년 사이 절반 이하로 감소하고 의대생의 현역 입영이 급증하면서, 전방 부대 의료 대응 능력 저하와 공공의료 공백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 뉴시스
군의관 임관 인원이 1년 사이 절반 이하로 감소하고 의대생의 현역 입영이 급증하면서, 전방 부대 의료 대응 능력 저하와 공공의료 공백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군의관 수급이 급격히 줄면서 군 의료체계 전반에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1년 사이 임관 인원이 절반 이하로 감소하고, 전역 인원까지 겹치면서 현원 자체가 크게 줄어드는 구조다. 같은 흐름으로 공중보건의사도 감소해 군과 지역 공공의료가 동시에 영향을 받고 있다. 복무 기간 차이로 의대생들이 군의관 대신 현역병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결과다. 전방 부대 의료 대응 능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군의관 복무기간·처우 함께 손봐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군의관 편입 인원은 2025년 692명에서 2026년 임관 예정 기준 304명으로 줄었다. 1년 사이 56% 감소다. 같은 시기 2023년 임관 군의관 745명이 전역을 앞두고 있어, 전체 군의관 현원은 400명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의료도 함께 줄고 있다. 농어촌과 도서지역에 배치되는 공중보건의사 편입 인원은 2023년 1,114명에서 2025년 743명으로 감소했다. 2년 사이 33% 줄었다. 군 의료와 지역 의료가 같은 흐름으로 줄어드는 상황이다.

반면 의대생들의 병역 선택은 달라지고 있다. 의대생 현역 입영자는 2020년 150명에서 2025년 2,895명으로 증가했다. 군의관 대신 현역병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복무 기간 차이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군의관은 36개월, 현역병은 18개월이다. 기간 차이는 두 배다.

의대생 인식 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난다. 2024년 의료정책연구원잉 의대생 2,4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군의관·공보의 복무 희망 비율은 29.5%에 그쳤다. 응답자의 대부분이 기피 이유로 ‘긴 복무 기간’을 꼽았다. 복무 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할 경우 지원 의향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방부는 군의관 부족에 대비해 의료 인력을 여단·사단 등 상급 부대 중심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대급 부대에 배치된 군의관을 줄이는 방향이다. 문제는 전방 부대의 초기 대응이다. 전투 부상은 발생 직후 처치 여부에 따라 생존 여부가 갈린다. 미군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상자 사례를 분석한 연구(2021, Journal of Trauma and Acute Care Surgery)에 따르면, 30일 내 사망한 전상자의 약 90%는 손상 후 4시간 이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방 부대에서 응급처치가 늦어질 경우 사망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2026년 군의관 임관 예정 인원이 304명으로 집계되며 전년(692명) 대비 56% 감소했다. 같은 시기 전역 인원까지 겹치면서 군 의료 인력 감소가 본격화되고 있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2026년 군의관 임관 예정 인원이 304명으로 집계되며 전년(692명) 대비 56% 감소했다. 같은 시기 전역 인원까지 겹치면서 군 의료 인력 감소가 본격화되고 있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최근 전쟁 양상도 변수다. 드론과 정밀 타격이 늘어나면서 후방 이송이 지연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후방 병원 중심 치료보다 현장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대대급 군의관이 줄어들 경우, 부상자 처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군 내부 의료 이용 여건도 변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20년 발표한 ‘장병 건강권 보장을 위한 군 의료체계 실태조사’에 따르면, 군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병사 637명 중 24.8%가 진료나 검사를 제때 받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훈련·근무 여건과 부대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의료 인력이 줄어들 경우 이러한 문제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유용원 의원은 이번 군의관 감소를 단순한 인력 문제가 아니라 전투 대응 체계의 약화로 봤다. 그는 “전투 부대에서 의료 시스템은 중추적인 지원 체계”라며 “의료 공백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전쟁 양상과 연결해 우려를 제기했다. 유 의원은 “드론 공격과 폭격으로 후방 이송이 지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최전방에서의 즉각적인 응급처치가 생존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일선 부대 군의관부터 줄어들 경우 장병 생명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인력 구조 문제도 함께 짚었다. 그는 “현역병 처우 개선의 효과가 군의관과 간부 수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복무기간 조정과 처우 개선을 포함한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군의관 감소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문제다. 복무 기간과 보상 체계, 인력 운영 방식이 함께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대응이 지연될 경우 전방 부대의 초기 의료 대응 능력 저하와 공공의료 공백이 동시에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유 의원은 군의관 등 필수 인력 수급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 개선 입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무기간 조정과 처우 개선 등을 포함한 대책이 실제 제도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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