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용산=이영실 기자 연상호 감독이 신작 ‘군체’를 통해 지금 시대의 공포를 꺼내 든다. 초고속 정보 교류 속에서 강화된 집단 의식과 그 안에서 흔들리는 개인의 ‘개별성’이 이번 작품의 출발점이다. 이러한 감독의 문제의식이 좀비물이라는 장르 안에서 어떻게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군체’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과 배우 전지현·구교환·지창욱·신현빈·김신록·고수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영화다. 영화 ‘부산행’부터 ‘얼굴’,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등을 통해 독창적인 이야기를 선보여 온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다.
연상호 감독은 ‘군체’를 통해 기존의 좀비와는 다른 새로운 종의 탄생을 예고한다. 이날 연상호 감독은 “기존에 내가 작업한 ‘부산행’ ‘반도’의 재미를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자 전작들과는 다른 새로운 좀비들이 등장하고 좀비들이 보여줄 또 새로운 재미를 가진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전에 만든 좀비 영화와의 연결성은 없다. 완전히 새로운 영화다. ‘부산행’을 만든 게 10년 전인데 당대의 잠재적 공포를 담으려고 노력했다면 10년이 지난 지금 느끼는 공포가 바로 ‘군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상호 감독은 좀비물이 사회가 가진 잠재적 공포를 드러내기에 적합한 장르라고 봤다. ‘군체’ 역시 지금 사회에서 체감하는 공포에서 출발했다. 연상호 감독은 “영화를 할 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질문 중 하나가 ‘휴머니즘이란 무엇인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다”며 “그것을 여러 각도로 만들려고 노력해왔다. 이번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인간다움에 대한 것은 ‘개별성’”이라고 강조했다.
연상호 감독은 “지금 사회가 초고속 정보 교류를 통해 하나의 집단 의식이 중요해졌다”며 “그 안에 편입되지 않으려는 개별성, 스스로 외톨이가 될 수 있는 선택권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중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의 개별성이 무력해질 때 느껴지는 공포가 이 이야기의 시작이었다”고 덧붙였다.
감염자들의 특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연상호 감독은 “처음 감염됐을 때는 기존 좀비 영화보다도 원시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감염자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진화하는 속도와 방식에 차이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그 모습이 굉장히 공포를 자아낼 거다. 그것을 알아채서 헤쳐 나가야 하는 주인공들의 대비가 이 영화가 줄 수 있는 공포 요소”라고 덧붙였다.
진화한 감염자들의 움직임을 구현하는데도 고민을 기울였다고 했다. 연상호 감독은 “서로 교류하고 업데이트를 하는 게 중요한 포인트인데 그것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면서도 인간과 다른 동작을 만들어내기 위해 우리나라 내로라하는 무용수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모았다”고 전했다.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도 기대 포인트다. 영화 ‘암살’ 이후 11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배우 전지현을 비롯해 구교환·지창욱·신현빈·김신록·고수가 함께해 신선한 앙상블을 완성한다.
전지현은 생존자들의 리더인 권세정을 연기한다. 영화 ‘암살’(2015) 이후 11년 만에 스크린 복귀작으로 ‘군체’를 택했다. 전지현은 “연상호 감독님의 ‘찐팬’이었다”고 감독을 향한 믿음으로 작품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캐릭터에 대해서는 “강직하고 불의에 맞서는 성격을 가졌다. 극한 상황에서 생존자들이 끝까지 생존할 수 있도록 주체적으로 상황을 해결하고 리드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연상호 감독은 전지현에 대해 “이 정도로 스펙트럼이 넓은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는 사실 흔치 않다”며 “이번에 작업하면서 그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를 압축해서 보여줬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니컬하기도 하고 장난기도 있고 진지하기도 한 느낌이 굉장히 응축돼 영화 한 편에 보여졌다. 괜히 대배우, 슈퍼스타가 아니더라. 이유가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구교환은 알 수 없는 표정 속 의도를 감춘 빌런 서영철로 분해 연상호 감독과 또 한 번 함께한다. 지창욱은 감정과 액션, 캐릭터의 모든 방면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겪는 최현석을 연기하고 신현빈은 생명공학부 교수 공설희 역을 맡았다. 김신록은 인간에 대한 신뢰를 지닌 최현희로, 고수는 감염자들에게 가장 먼저 노출돼 권세정과 공설희 사이의 연대에 동기를 제공하게 되는 한규성으로 분한다.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을 완성한 연상호 감독은 “영화감독이 된 기분이었다”며 “20년 전 연상호에게 가서 20년 후에 이 배우들과 영화를 찍는다고 알려주고 오고 싶다. 안 믿을 것 같다”고 만족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끝으로 연상호 감독은 “블록버스터가 주는 흥분이 있는데 많은 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면, 사회를 하나로 묶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전지현 역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오는 5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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