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新경영코드 ⑤] 하나카드 성영수號 ‘속 빈 성장’…트래블·법카 수익 한계에 조직 갈등까지

마이데일리
성영수 하나카드 사장/그래픽=최주연 기자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하나카드가 외형 성장과 실적 방어라는 두 성과를 동시에 만들어내고 있다. 트래블로그를 중심으로 한 해외 결제 확대와 법인카드 성장세가 맞물리면서 하나금융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순이익 1위에 올라섰다.

다만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 구조의 제약이 여전한 가운데 성영수 사장이 신년사에서 ‘함혈연창(부하의 상처를 입으로 빨아 조직 결속을 이끌었다는 고사)’을 강조할 정도로 조직 결속을 전면에 내세운 점은, 이러한 성과 이면에 존재하는 내부 과제를 방증한다.

◇ 트래블로그 1000만·법인 19.6조…외형 성장 뚜렷

하나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217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감소 폭을 1.8% 수준으로 제한했다. 업황 악화 속에서도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트래블로그는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하며 하나금융의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해외 이용액은 4조2000억원까지 확대됐고,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은 40%를 웃돌며 시장 지배력을 확보했다.

법인카드 부문도 성장세가 뚜렷하다. 관련 매출은 19조6000억원으로 확대됐고, 시장 점유율은 약 16.74%까지 올라서며 KB국민카드(18.80%)에 이어 업계 2위까지 올라섰다. 신한카드(16.56%)와 우리카드(약 16.2%)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리테일 중심 카드사였던 하나카드는 결제 기반 플랫폼과 기업카드를 축으로 하는 구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 수익성은 ‘방어’, 그러나 질은 둔화

표면적인 실적과 달리 수익 구조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다소 다르다. 하나카드의 총자산이익률(ROA)은 1.5%로 전업 카드사 평균(1.2%)을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수익성의 질은 둔화되는 흐름이다.

2025년 말 기준 국내 주요 카드사 ROA 추이/그래픽=최주연 기자

지난해 순이익 감소 폭은 1.8%에 그쳤지만, 같은 기간 충당금 전입액이 3400억원에서 2982억원으로 12.3%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용 절감이 실적 방어를 뒷받침한 셈이다.

수수료 수익은 9.8% 증가했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카드론 규제 영향으로 결제·대출 부문의 단위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익 창출 구조는 약화되는 흐름이다.

연체율 역시 1.74%(1년 전 1.87%)로 개선됐지만 업계 평균(1.2~1.5% 형성)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자산 건전성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한다.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시에 제약을 받는 ‘이중 압박’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용평가업계는 하나카드에 대해 ‘수익성 자체는 업계 대비 양호한 수준’이라면서도 규모 측면에서는 삼성카드나 현대카드 대비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본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법인카드와 트래블로그가 외형 확대에는 기여할 수 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의 기여도는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 “트래블로그의 경우 체크카드 기반 구조로 마진이 높지 않고, 법인카드 역시 안정성은 높지만 카드사의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동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 트래블로그·법인카드…성장 동력 구조적 한계

트래블로그와 법인카드는 분명한 성장 동력이지만, 구조적 한계도 동시에 안고 있다. 특히 트래블로그는 빠른 이용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면제와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수익 기여도가 제한적이다.

법인카드는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사업이지만 시장 자체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외형 확장에는 제약이 있다.

다만 이 같은 한계는 하나카드만의 문제로 보긴 어렵다. 하나카드는 KB국민카드와 마찬가지로 은행 고객 기반과 금융 중심 영업에 뿌리를 두고 있어 안정성은 높지만 확장성에는 제약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계 카드사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는 대신,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구사하기 어려운 구조적 제약을 안고 있는 셈이다.

이 구조는 기존 고객 활용에는 강점이 있지만 신규 고객 유입을 폭발적으로 확대하기 어렵고, 상품 경쟁 역시 금리와 혜택 중심으로 수렴되면서 차별화가 제한되는 구조다. 여기에 카드론 등 금융 수익은 규제로 성장 여력이 제한되고, 결제 부문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낮아지는 환경이 겹치면서 외형 확대가 이익 성장으로 직결되지 않는 구조적 특성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금융지주 체제 하에서는 건전성과 자본 규제가 최우선 기준으로 작동하는 만큼 대규모 마케팅 투자나 제휴 중심의 공격적 확장 전략을 펼치기에도 제약이 따른다.

반면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PLCC(상업자표시 신용카드) 등 제휴 기반 모델과 데이터·브랜드 전략을 통해 외부 고객 유입과 수익 다변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어, 은행계 카드사와는 성장 방식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는 평가다.

은행계 카드사의 숙명적 한계 /나노바나나2 생성 이미지

결국 하나카드의 고민은 개별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은행계 카드사 전반이 공유하는 성장 구조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법인카드가 상대적으로 모집 비용 등 판관비 대비해 수익성이 높고 그런 면에서 은행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대출이나 특히 생산적 금융 확대할 때 카드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노사 갈등 봉합…청라 이전 변수 여전

내부 상황 역시 완전히 안정된 것은 아니다. 실적과 별개로 조직 안정성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하나카드는 최근 임금·단체협상에서 합의안을 도출하며 장기화된 노사 갈등을 일단락했다. 총파업 가능성도 사실상 사라졌다.

하지만 청라 이전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약 700명 규모 인력 이동이 예정된 가운데, 노조는 충분한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올 하반기 입주할 인천 청라 하나드림타운 본사 조감도. /하나금융

청라 이전은 단순한 근무지 이동이 아닌 생활 기반과 직결된 사안으로, 향후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현재 상황은 갈등이 해소됐다기보다 봉합된 상태에 가깝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중장기 조직 안정성 확보 여부가 핵심 경영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하나카드 측은 이와 관련해 노조가 요구사항을 전달한 바는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임단협이 불과 며칠 전에 타결된 상황에서 청라 이전 관련해서는 노조가 공식적으로 회사 측에 이렇다 할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 ‘속 빈 성장’ 논란…성영수號 시험대는 ‘통합’

성영수 사장은 취임 이후 외형 성장과 실적 방어라는 성과를 동시에 만들어냈다. 그러나 결제 중심 사업 구조 전환 과정에서 수익성 한계가 드러나고, 조직 내부 갈등까지 겹치면서 하나카드는 ‘성장’과 ‘안정’ 사이의 균형을 시험받는 국면에 들어섰다.

결국 성영수 체제의 성패는 성장 자체가 아니라, 그 성장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수익 구조와 조직 통합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부하의 상처를 입으로 빨아 조직 결속을 이끌었다는 고사처럼, 성 사장이 강조한 조직 통합 의지가 실제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하나카드의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성영수 체제의 지속 가능성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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