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불경기에 사람들이 소주 한 병만큼은 부담 없이 즐기도록 하고자 했습니다.”
조웅래 선양소주 회장은 6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다농마트를 찾아 ‘착한소주 990’을 직접 홍보하며 이같이 말했다.
조 회장은 제품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가격이 저렴해도 맛은 좋다”며 “기존 소주와 동일한 16도 도수에 국내산 쌀·보리 증류원액을 사용하고, 일반 소주 대비 3배 수준의 산소를 함유해 숙취 부담을 낮춰 다음날 가뿐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접 광고 모델로 나서며 마케팅 비용을 줄여 가격 인하가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고물가 환경에서 소비자 체감도는 컸다. 990원 착한소주는 대형마트 기준 참이슬, 처음처럼 등 1300원대 소주보다 20% 이상 저렴하고, 편의점 가격(1900원 안팎)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입소문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날 매장은 ‘990원 소주’를 확인하려는 소비자들로 붐볐다.
일부 소비자는 “990원이라니 가격이 잘못 표기된 것 아니냐” “이 가격이 계속 유지되느냐”고 물었고, 충청권 브랜드를 아는 소비자들은 반가움을 드러냈다.
실제로 출시 후 3일간 1200병 이상이 팔리며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번 990원 착한소주는 360ml 기준 990만병 한정으로 동네슈퍼에서만 판매한다. 전국 1만개 중소슈퍼 회원사를 둔 한국수퍼체인유통사업협동조합(KVC)과 협업해 유통 단계를 최소화했다. 대형 유통망을 피하고 골목상권 중심으로 소비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특판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골목상권 활성화 제안을 계기로 추진됐다.
조 회장은 “기업 이익 일부를 감수하더라도 민생 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이 지역 기업의 역할”이라며 “소주를 사러 온 소비자가 다른 상품도 함께 구매하면서 소비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양’ 브랜드명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데 대해서는 “상생 취지가 희석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990원 소주의 지속 가능성은 낮다. 출고가와 원가 구조를 고려하면 사실상 수익성은 포기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주류는 세금 비중이 높아 출고가의 절반에 달한다.
선양소주 측 역시 “한정 판매로 기획한 상품이며 990만병 이후 지속 판매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주류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전략을 ‘출혈 경쟁’보다 ‘시장 진입 비용’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대전·충남 기반 주류 기업으로서 수도권에서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단기간에 끌어올리고, 확보한 유통망을 기반으로 주력 제품 판매로 이어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
지방 기업의 수도권 공략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지역 기반 주류 시장이 대형마트·편의점 중심으로 재편되며 약화됐고, 현재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약 80% 점유율을 차지하는 과점 구조가 형성됐다. 각 지역 업체들은 나머지 20% 내외 시장을 나눠 갖는 상황이다.
선양소주 매출 역시 2010년대 중반 600억원을 넘었으나 2024년 약 480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525억원대로 소폭 회복했으나, 영업손익은 여전히 손익분기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격적인 가격 전략이 단기 흥행에는 성공할 수 있지만 시장 판도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소주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일시적인 가격 인하만으로 소비 패턴이 바뀌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990만병 물량도 주류 대기업 기준 1주일 내외 판매량 정도다.

이날 매장에서도 소비자들은 990원 소주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기존에 구매하던 브랜드 제품을 빠르게 선택해서 이동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현장에서 만난 소주 납품업체 관계자는 “선양은 맛이나 가격이 아닌 수도권에서 생소한 브랜드라는 점이 가장 큰 변수”라며 “소비자는 아무리 가격이 저렴해도 익숙한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번 착한소주 990은 선양소주의 상생을 내세운 실험이자, 동시에 수도권 시장 진입을 위한 전략적 카드다. 성패는 판매 성과보다 이후 유통망 확장과 브랜드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에 달려 있다.
조웅래 회장은 “이미 수도권 편의점과 마트에서 선양소주 제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향후 신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시장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사람과 사람 사이’라는 기업 상생 철학을 바탕으로 21년 이어온 진정성 있는 나눔도 꾸준히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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