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IBS 컨퍼런스②] 망가진 세포 퍼즐 다시 맞추는 AI

시사위크
세계적 석학들은 4차 산업시대, ‘인공지능(AI)’과 첨단 로봇기술은 파킨슨병 등 각종 난치성 퇴행 질환 치료의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세계적 석학들은 4차 산업시대, ‘인공지능(AI)’과 첨단 로봇기술은 파킨슨병 등 각종 난치성 퇴행 질환 치료의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매년 1,000만명이 넘는 환자들이 고통받지만 ‘파킨슨병’의 치료 연구는 쉽지 않다. 파킨슨병은 뇌의 운동 기능을 조절하는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가 사멸돼 발생한다. 문제는 이 도파민 신경세포의 사멸이 지속적이고 불가역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또한 세포 구조가 매우 복잡해 손상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재생되지 않는다.

하지만 인류는 오랜 역사 동안 질병과 전쟁을 치렀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승기를 잡았다. 백신과 항생제,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의료시스템은 인간의 수명을 극적으로 늘렸다. 또한 천연두 바이러스는 완전히 멸종시키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퇴행성 신경질환 역시 언젠가 정복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번 ‘2026 IBS 콘퍼런스’에 참석한 세계적 석학들도 4차 산업시대, ‘인공지능(AI)’과 첨단 로봇기술은 파킨슨병 등 각종 난치성 퇴행 질환 치료의 새로운 해법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단백질 조립하는 시대… 퇴행성 질환 치료의 ‘미래’ 열릴까

6일 기초과학연구원(IBS)과 연세대학교가 개최한 ‘2026 IBS 컨퍼런스’의 기조강연자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도 강연에서 이 가능성을 제시했다. 베이커 교수는 지난 2024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다. ‘계산적 방법의 단백질 설계법(Computational protein design)’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베이커 교수가 개발한 계산적 방법의 단백질 설계법은 AI를 활용해 자연에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 기술을 이용, 베이커 교수는 2003년 기존 단백질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단백질을 설계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의약품, 백신, 나노소재, 초소형 센서에 사용 가능한 단백질 구조를 만들기도 했다.

6일 기초과학연구원(IBS)과 연세대학교가 개최한 ‘2026 IBS 컨퍼런스’의 기조강연자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의 모습. 베이커 교수는 지난 2024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다. ‘계산적 방법의 단백질 설계법(Computational protein design)’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 사진=박설민 기자
6일 기초과학연구원(IBS)과 연세대학교가 개최한 ‘2026 IBS 컨퍼런스’의 기조강연자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의 모습. 베이커 교수는 지난 2024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다. ‘계산적 방법의 단백질 설계법(Computational protein design)’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 사진=박설민 기자

베이커 교수는 “생물학에서 게놈의 유전자는 아미노산 서열을 코딩해 그것을 구체적 구조를 가진 단백질로 만드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생물학 영역은 이 과정과 관련이 있고 게놈 정보가 어떻게 기능적으로 해석되는지 연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단백질의 설계는 이와 반대로 기능을 먼저 생각하고 AI를 활용해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 발현되게 코딩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하면 천연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합성 유전자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고, 이를 효모나 박테리아에 적용해 실제 단백질 구조로 구현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의 범위를 과학계에서는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이라고 부른다. 20개의 아미노산 사슬을 조합하기만 하면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새로운 단백질 구조 생성이 가능하다. 각각의 단백질 구조는 인체 세포 내에서 새로운 기능 작용을 한다. 쉽게 말해 파킨슨병의 핵심 원인인 도파민 신경세포를 새롭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몸속 세포의 새로운 작용을 유도할 수 있는 만큼 차세대 난치병 치료의 답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관련 기술 시장도 매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AI기반 합성생물학 기술 시장은 현재 123억3,000만달러(약 18조5,752억원)로 추정된다. 오는 2029년엔 315억2,000만달러(약 47조4,848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20.6% 수준이다.

베이커 교수는 “신경세포의 내부구조인 미세소관을 안정시키는 ‘타우(Tau) 단백질’은 인산화(phosphorylation)가 과하게 발행할 시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등 퇴행성 신경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며 “만약 인공적으로 인산화된 타우만 인식하는 펩타이드(단백질 조각)을 설계할 수 있다면 어디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추적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시에 AI로 설계한 새로운 단백질 구조는 세포 안의 분해시스템인 ‘프로테아좀’으로 비정상 인산화 타우를 골라내 이동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비정상 타우를 분해시켜버려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신경질환을 획기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세포 공학 연구자인 하넬 루홀라 베이커 워싱턴대 생화학과 교수는 AI를 활용한 ‘재생 의학(Regenerative Medicine)’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 사진=박설민 기자
AI 세포 공학 연구자인 하넬 루홀라 베이커 워싱턴대 생화학과 교수는 AI를 활용한 ‘재생 의학(Regenerative Medicine)’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 사진=박설민 기자

◇ AI부터 나노로봇까지… 한 단계 진화하는 ‘의료과학’

컨퍼런스에서는 AI를 활용한 ‘재생 의학(Regenerative Medicine)’의 가능성도 제기됐다. 재생의학은 줄기세포, 조직공학, 유전자 치료 등을 활용, 손상된 세포·조직·장기를 근본적으로 회복시켜 정상 기능을 되찾는 차세대 의료 기술이다.

AI 세포 공학 연구자인 하넬 루홀라 베이커 워싱턴대 생화학과 교수는 “공항의 관제탑은 사후 대처를 하는 것이 아닌 사고가 발생하는 것 자체를 통제한다”며 “우리 몸 역시 형질이 잘못됐을 때만 개입하는 현재의 의료시스템을 넘어 AI기반의 재생의학으로 건강한 신체 유지·유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로 설계한 단백질 수용체 결합체를 에피스탄 결합체(EPI)에 적용하는 근감소증 치료 방법을 제시했다. 쉽게 말해 새로 설계한 단백질 결합체를 이용해 근육 억제 신호를 선택적으로 차단, 근감소증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다.

하넬 교수는 “AI와 줄기세포, 오가노이드 등을 활용해 인체를 정확히 분석하고 유도하는 것은 간단히 말해 AI로 세포의 운명을 통제하는 것”이라며 “또한 디지털 공간 내에 구현한 가상세포로 생물학적인 세포의 작용을 예측, 미래엔 우리 신체가 질병으로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는 관제탑을 만드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진우 IBS 나노의학연구단 단장은  AI기반 나노로봇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이 사용화되면 난치성 뇌 질환 치료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 사진=박설민 기자
천진우 IBS 나노의학연구단 단장은  AI기반 나노로봇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이 사용화되면 난치성 뇌 질환 치료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 사진=박설민 기자

아울러 AI기반 ‘나노로봇’을 활용한 뇌질환 치료 가능성에 대한 강연도 이어졌다. 세포보다 작은 크기의 초소형 나노로봇이 몸속을 돌아다니며 스스로 질병을 찾고 치료하게 될 것이란 이야기다. 

강연을 맡은 천진우 IBS 나노의학연구단 단장은 “나노로봇기술의 발달로 세포와 상호 작용이 가능해졌는데 가장 주목받는 연구 분야는 단연 ‘뇌과학’ 분야”라며 “뇌는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연구와 치료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뇌신경망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21세기 의료과학의 프론티어가 될 것”이라고 말헀다.

또한 천진우 단장은 AI와 나노로봇기술 발전으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이 상용화되면 퇴행성 뇌 질환 치료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IBS 연구진은 관련 연구 성과를 2024년 발표한 바 있다. IBS 나노의학연구단과 연세대 연구팀이 공동 진행한 이 연구는 인공 신경 전극을 쥐의 뇌에 이식한 후 뇌파 신호를 컴퓨터로 송수신하는데 성공했다.

천진우 단장은 “생물학적 뇌와 AI가 연결되는 새로운 미래 의료 과학 시대가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와 같은 호기심과 창의성이 기반 된 기초과학연구와 동시에 파급력이 큰 기술 혁신을 이루는 IBS 나노의학연구단이 될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고 전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2026 IBS 컨퍼런스②] 망가진 세포 퍼즐 다시 맞추는 AI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