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 정상회담] ‘중동 사태’ 공동 대응에 한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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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한-프랑스 공동언론발표를 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한-프랑스 공동언론발표를 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3일 한국과 프랑스의 정상회담은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 다자주의적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중동사태가 일차적으론 글로벌 공급망 불안을 심화시키고 있고 더 나아가 국제질서의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안정적인 우군을 확보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중동사태와 관련한 글로벌 위기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전쟁으로 닫힌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동언론발표에서 “호르무즈 해협 내 안전한 해상수송로 확보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지도 확인했다”고 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재개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는 전 세계적 글로벌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최대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 원유 교역의 약 25%를 책임지고 있는 수송로의 차단은 유가 상승을 비롯해 실물 경제 위기로 그 여파가 번지고 있는 탓이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 해결을 동맹국의 책임으로 떠넘기면서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당면한 글로벌 환경의 위협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자연스럽게 관련 이슈들이 논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날 비공개 소인수 회담이 길어진 것도 이와 관련한 논의가 길어졌기 때문이라는 게 양 정상의 설명이다. 이러한 공동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으로 양 정상은 ‘다자주의적 연대’를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프랑스는 다자주의의 중요한 역할, EU와 UN이 지향하는 가치의 중요한 역할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프랑스 국빈오찬에서 건배 후 손을 맞잡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프랑스 국빈오찬에서 건배 후 손을 맞잡고 있다. / 뉴시스

◇ 국제 정세 불안 속 ‘다자주의 협력’ 강조

중동사태를 제외하더라도 심화하는 미중 패권 경쟁, 길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현재 국제 정세는 ‘복합 위기’ 국면이다. 일각에서는 일련의 상황을 국제질서 재편 과정으로까지 해석하고 있는 만큼, 각국은 나름의 생존 전략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다자주의 연대의 틀을 마련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올해 6월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이 대통령을 초청했다.

프랑스와 협력 심화는 한국의 외교적 공간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장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지난달 26일 ‘한불 수교 140주년과 중강국(中强國) 협력의 새로운 설계’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확장억제의 불확실성이 구조화되는 시대에 한국은 확장억제의 제도적 지속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공백 가능성에 대비하는 ‘헤징(위험 분산) 전략’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며 “답의 일부는 프랑스와의 전략적 협력 심화에서 찾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양국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했다. 이와 함께 △문화기술협력협정 △워킹홀리데이협정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비롯해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의향서 △인공지능(AI)·반도체·양자 분야 협력 의향서 △해상풍력 분야 협력 MOU △무상개발협력 분야 MOU △유상개발협력 분야 MOU 등 총 11개의 문서를 체결했다.

에너지 안보를 위한 협력도 강화했다. 이날 정상회담 계기에 한수원은 프랑스의 오라노사(社)와는 핵연료 주기 관련, 프라마톰사(社)와는 핵연료 분야 기술 협력 관련 MOU를 체결했는데 이들 모두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등이 가능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안정적 원자력 연료조달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문제의 경우 한국이 추진 중인 ‘핵 추진 잠수함’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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