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6당(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이 추진하는 헌법개정(개헌)이 우선 첫발을 뗐다. ‘6·3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를 목표로 하는 상황에서 3일 개헌안이 발의된 것이다.
이후엔 국무회의 심의·의결과 대통령의 개헌안 공고를 거치는 과정을 밟게 된다. 하지만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의 최대 관문은 국회 본회의 의결 절차다. 우 의장과 6개 정당, 무소속 의원들이 모두 개헌에 찬성해도 국민의힘에서 10명 이상의 찬성자가 나와야 하는데, 국민의힘이 ‘시기’를 문제 삼으며 개헌 추진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로선 김용태 의원만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고, 이번 개헌에 찬성 입장을 밝혔던 조경태 의원도 ‘여야 합의’와 ‘개헌 범위’ 등을 이유로 사실상 반대로 선회했다. 또 국민의힘 내부에서 ‘시기’를 지적하는 의원들이 다수로 알려지면서 이번 개헌안이 본회의를 통과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 개헌안 발의… ‘계엄제한’ ‘부마·518 정신 수록’
이날 오후 6개 정당 대표 및 원내대표는 국회 의안과에 개헌안을 제출했다. 이번 개헌안 발의에 295명의 국회의원 중 우 의장을 포함해 187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국민의힘 의원 107명과 구속 상태인 강선우 무소속 의원을 제외한 모든 의원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우 의장과 6개 정당이 추진하는 이번 개헌은 ‘단계적 개헌’ 방침에 따라, 여야 모두 이견이 없는 내용만 담겼다. 우선 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권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경우 지체없이 국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국회에서 계엄 승인이 부결되거나 계엄을 선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승인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계엄은 즉시 효력이 상실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또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한 때에도 즉시 계엄의 효력이 상실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헌법 전문에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수록하는 내용과 국가의 지역 간 격차 해소 및 균형발전 의무화, 헌법 제명의 한글화 등도 이번 개헌안에 포함됐다.
이러한 ‘단계적 개헌안’에 이재명 대통령도 힘을 실은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2일)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이 진행되기 전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와의 사전환담 자리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부분에 대해선 합의점을 찾기 매우 어려워, 전면적 개헌이 어렵긴 하다”면서도 “합의될 수 있는, 국민이 거의 공감하는 분야에 대해선 부분적으로, 순차적으로 고쳐나가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개헌안이 발의됨에 따라 이후엔 국무회의 심의 및 의결 절차와 대통령이 개헌안에 대해 최소 20일 이상 공고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또 공고된 개헌안은 60일 이내에 국회 본회의 의결(재적의원 3분의 2 찬성)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지방선거와 개헌에 대한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기 위해선 내달 10일엔 본회의 표결이 이뤄져야 한다.
만약 개헌안이 내달 10일 안에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안 국민투표가 실시되고, 국민 과반수 투표에 과반수가 찬성하면 개헌안은 확정 및 공포된다.
◇ 국힘, ‘반대 분위기’ 우세
하지만 이번 개헌안의 최대 관문은 본회의 의결 절차다. 국회의원 197명이 찬성해야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는데, 6개 정당과 무소속 의원을 모두 합해도 188명에 그치고 강선우 의원이 구속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의힘에서 10명의 찬성자가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시기’를 문제 삼으며 이번 개헌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개헌안의 논의에 적극적으로 임하길 바란다”며 개헌 찬성 입장을 밝혔던 조경태 의원도 ‘여야 합의’와 ‘개헌 범위’ 등을 이유로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에 대해 사실상 반대로 선회했다.
조 의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개헌은 해야 한다”면서도 “여야가 합의해서 만들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년 중임제가 (개헌에) 들어가는 게 좋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에서 10명의 찬성자가 나올 경우 개헌이 본회의를 통과하는 점에 대해 “그게 반쪽짜리 개헌”이라며 “나도 찬성할 수도 있지만, 그런 개헌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여야 국회의원 모두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조 의원은 “개헌 자체를 반대하는 의원들은 없는 것 같다”면서도 “시점에 대한 문제를 많이 지적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당내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의 한 의원도 기자에게 “개헌은 지방선거 이후에 초당파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지금은 삼권분립과 사법독립 파괴라는 헌법 파괴부터 중단해야 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이에 따라 현재 국민의힘 내에선 김용태 의원만 개헌에 찬성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김 의원이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자, 당 지도부는 내부 단속에 나섰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2일 의원총회에서 “헌정사에 여야 합의 없이 야당의 반대를 짓밟고 추진된 개헌으론 사사오입 개헌, 3선 개헌, 10월 유신이 있었다. 역사에서는 이것을 ‘개헌’이 아닌, ‘독재’라고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지방선거 전 개헌 반대’가 당론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 민주당은 “(본회의 통과 데드라인인) 5월 10일까지 시간이 있으니 차분하게 (국민의힘 의원을) 설득하는 작업을 해야 할 것 같다”(박지혜 대변인)고 밝혔다. 우 의장도 이날 개헌안이 발의되기 전 6개 정당과 만나 “국민의힘 의원들의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고민을 부탁드린다”며 개헌안에 대한 찬성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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