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심위 진단①] 언론 검열 vs 규제 혁신… 방미심위 ‘중립성’ 도마 위

시사위크
지난해 폐지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대안으로 출범한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가 중립성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지난달 12일 서울 양천구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서 열린 2026년 제1차 방미심위 정기 회의 모습. / 뉴시스
지난해 폐지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대안으로 출범한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가 중립성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지난달 12일 서울 양천구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서 열린 2026년 제1차 방미심위 정기 회의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김윤혁 기자  지난해 폐지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대안으로 출범한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가 중립성 논란에 휩싸였다. 3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최형두 의원이 지난 1일 열린 고광헌 방미심위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폭주 입법 결과’라고 비판하면서다. 민주당 주도로 탄생한 방미심위가 독립기구의 탈을 쓴 ‘언론 검열 기구’라는 지적도 나왔다.

◇ 여전히 ‘정치’에 매여있는 방미심위

방미심위의 전신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다. 방심위는 2008년 설립 이후 방송·통신 내용 심의를 담당해왔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청부민원 사주’ ‘방송심의 제재 남발’ ‘특정 언론 무더기 제재’ 등으로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강하게 불거졌다.

이에 지난해 10월 민주당은 방심위 폐지 및 방미심위 신설을 골자로 하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을 통과시켰다. 방심위 폐지와 동시에 출범한 방미심위가 심의 기능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그러나 방미심위는 시작부터 비판에 직면했다. 기구의 구조적 결점 때문이다. 기존 방심위는 민간 독립기구로 대통령이 위원장과 위원을 위촉했다. 그러나 방미심위 위원장은 정무직 공무원(장관급) 신분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위원장은 국회 탄핵 대상이기도 하다. 방심위에 비해 위원장 인선 과정 및 정책 행보에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할 여지가 커진 것이다.

또 위원은 대통령이 위촉하되 3인은 국회의장이 국회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해 추천하고, 3인은 국회 소관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추천한다. 남은 3인은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다. 독립기구를 표방하지만 위원 구성 단계부터 정치권의 영향력이 필연적으로 반영되는 구조다.

청문회에서 나온 고광헌 후보자의 발언은 중립성 논란에 불을 지폈다. 사진은 고광헌 후보자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신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 뉴시스
청문회에서 나온 고광헌 후보자의 발언은 중립성 논란에 불을 지폈다. 사진은 고광헌 후보자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신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 뉴시스

이와 관련해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방심위나 방미심위나 조직과 역할은 거의 동일하고, 방미심위 위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만 달라졌다”며 “이로 인해 행정기관성이 이전보다 강화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청문회에서 나온 고광헌 후보자의 발언은 중립성 논란에 불을 지폈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이 “취임 시 방미심위 정상화 프로토콜을 즉시 추진하겠냐”고 묻자, 고 후보자가 “인사권자의 의중을 정확하게 헤아려서 9인 위원 협의를 거쳐 진행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독립기구라면 응당 위원장이 독자적으로 방미심위를 이끌어야 한다. 그러나 ‘인사권자’라는 표현은 기구 운영에 상급자의 의중을 고려해야 함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최민희 위원장이 방미심위는 독립기구임을 명확히 밝히며 “인사권자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방미심위의 성격에 관한 생각을 드러낸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국무회의에서 “(방미심위도) 업무보고를 해야 할 것 아닌가. 대통령 지휘를 받는 곳 아니냐”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최형두 의원은 “(방미심위가) 정치 권력과 국회 다수당의 눈치에 따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이승선 교수는 방미심위의 중립성 제고 방안에 대해 “결국 사람 운용에 달렸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이전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었던 인사들은 위원 구성 인사에서 배제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냐”며 “중립성이나 독립성을 위해 법 내용을 다시 바꾸고 말고가 아니라, 결국 사람 운용에 달려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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